기사입력시간 22.12.01 11:22최종 업데이트 22.12.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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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일 '세계 에이즈의 날'...국경없는의사회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활동

세계 3만7530명 환자에게 1차·2차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V) 치료...유병률·사망률 가장 높은 콩고민주공화국에는 치료센터 설립

사진=국경없는 의사회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1990년대부터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이즈 관련 활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기준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총 3만7530명의 환자에게 1차·2차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V) 치료를 제공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의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약 3840만명의 인구가 HIV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약 65만명이 에이즈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은 HIV 유병률과 에이즈 관련 사망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곳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HIV/에이즈 인식 제고와 예방 활동을 진행해왔다. 2002년에는 처음으로 수도 킨샤사에 치료 센터를 개소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유엔에이즈계획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의 HIV 양성 인구는 50만명이 넘고, 이중 5명 중의 한 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HIV/에이즈로 사망한 환자수는 1만4000명에 달하며 2만여명이 새롭게 HIV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됐다.

20년 전인 2002년 5월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센터가 처음 개소했을 때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명 이상의 남성, 여성 및 아동이 HIV 양성이었지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는 부족했고, 많은 사람에게는 그 치료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000년대 초까지 매년 5만명에서 20만 명이 HIV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 HIV 양성 인구를 위한 무상 진료를 제공하는 최초의 외래 치료 센터를 열었던 것이다. 20년이 지난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의 HIV 치료에는 큰 진전이 있었으나, 여전히 HIV 검사와 치료에는 큰 격차가 남아있으며, 이것은 여전히 매년 수천 명의 ‘예방 가능한 사망’을 야기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의료 코디네이터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HIV에 감염된 것은 사형 선고와 다름없었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비용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고, 심지어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센터에서도 초기 몇 달 동안은 이 치료가 불가능했다. 당시 우리는 증상과 기회감염만 치료할 수 있었고,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킨샤사의 환자들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한 최초의 의료시설인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센터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수의 환자가 몰렸다. 2000년대 중반 이 시설에서 일하던 마샤코는 “견디기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환자가 너무 많아 진료는 새벽에 시작해서 밤 늦게 끝났다.

진료와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다른 보건소와 병원의 무료 선별 검사와 치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 20년간 킨샤사에서만 약 30개의 의료 시설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당시 소수의 의사만 처방이 가능하던 치료를 간호사들이 직접 처방하고 HIV 양성 환자들을 추적할 수 있는 치료 시범 모델을 세워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20년 동안 이러한 지원을 통해 수많은 의료종사자를 훈련시킬 수 있었고, 킨샤사에서만 1만9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무상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국 환자 협회 네트워크와 협력했다. 2010년 처음 킨샤사에 배급소 두 곳을 개소했을 때는 환자가 20명도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8개 지역에 17개의 배급소가 있고, 1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배급소를 통해 치료제를 받고 있다. 이 접근법은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 추후 국가의 HIV/에이즈 계획에 통합됐다.

콩고민주공화국의 HIV/에이즈 치료는 수년에 걸쳐 큰 진전을 이뤘다.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확대됐고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감염자의 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HIV/에이즈를 퇴치하고 모든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에는 여전히 국가적, 국제적 지원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샤코 의료코디네이터는 "2008년 진행성 HIV 치료를 전담하는 입원실을 설립했을 때 우리는 1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입원실이 환자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병상 수를 두 배로 늘렸지만 여전히 모든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자주 임시 텐트 병동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여전히 콩고민주공화국의 HIV/에이즈 치료에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킨샤사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진행성 HIV 치료실에는 개소 이후 2만 1000여명의 환자가 입원해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HIV/에이즈와의 싸움에 있어 국제 공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 하지만 현재 국가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국제적 지원은 불충분한 상태다. 

국가 에이즈 통제 프로그램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환자의 바이러스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장비를 보유한 주는 3개 주에 불과하다. 바이러스 양은 감염의 진화와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다. 최근 다른 차질도 많았다. 임신한 여성을 검사하고 치료함으로써 HIV 모자 감염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HIV 양성인에게서 태어난 아동의 4분의 1은 소아 예방조치를 받을 수 없었는데, 이는 대부분 소아 항레트로바이러스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다. HIV에 감염된 전체 아동의 3분의 2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2022년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를 지원해 킨샤사를 비롯해 콩고민주공화국의 6개 주(북키부, 남키부, 마니에마, 이투리, 카사이 오리엔탈, 콩고 센트럴)에서 HIV/에이즈 치료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접적인 환자 치료, 의료제공자를 위한 교육, 필수 의약품 및 의료물자 공급 등이 포함된다.

국경없는의사회 측은 "콩고민주공화국 전역에서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 격차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국내외 협력단체에 지원 확대를 촉구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HIV/에이즈 퇴치를 향한 길 앞에는 큰 도전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마샤코 의료코디네이터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노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HIV를 퇴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라며 "저의 한 가지 소원은 20년 후 국경없는의사회가 이곳에 남아있지 않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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