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임상시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연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5번째로 많이 진행됐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 내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코디네이팅센터(CoGIB)은 '글로벌 첨단바이오 의약품 기술개발사업'의 중간 성과보고서 발표 및 배포를 위해 21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포캐스트포럼을 열었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첨단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출시 및 세계 일류 바이오 기업 육성을 목표로 2015년부터 3년간 연구비 총 400억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유전자 치료제 기업으로 코오롱생명과학과 제넥신, 신라젠, 줄기세포 치료제 지원기업으로 메디포스트가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지원과제로는 CoGIB이 행정지원, 연구과제 지원, 관련 기업 육성 등을 맡고 있다.
이날 배포한 '2017 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백서'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제 사장은 2013년 4000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4% 성장해 2018년 117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보다 작지만 2015년 3억 달러에서 2020년 5억 달러까지 연평균 1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정부투자 힘입어 신약 개발에서 급부상
1999년 처음으로 기업체 주도의 임상연구가 시작된 이후 2016년까지 줄기세포와 관련된 상업적 임상연구가 총 314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거나, 수행이 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미국이 155건(49%)을 등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이 46건으로 15%, 중국이 29건으로 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분석 대상 임상 중 2016년 한해 동안 새롭게 등록된 임상은 47건이었는데 미국이 23건으로 가장 많은 신규 임상을 등록했고, 중국은 8건, 한국은 5건을 등록했다. 특히 세 국가에 이어 대만이 3건 임상을 신규로 등록하며 급부상했는데, 스페인과 이스라엘도 각각 2건 임상을 추가했고, 스위스와 브라질이 최초로 상업용 임상연구를 1건씩 추가하면서 상업 임상 개발국에 진입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상무는 포럼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대만은 그동안 로컬 제약산업이 없었는데 최근 30여 개 로컬 기업이 생겼고, 2010~2015년 사이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180여 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면서 "신흥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치료제, 한국은 근골격계 연구 많아
임상연구 초창기에는 미국이 전체 임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2년간 신규 등록된 임상연구 비율은 40%까지 낮아졌다. 한국은 2007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15% 전후대로 비중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2009년부터 시작했지만 최근 2년간 신규 등록 임상연구 비율은 20%가량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1999년부터 2015년 사이 유전자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연구는 총 535건이 진행됐는데, 세포치료제에 이어 유전자치료제에서도 미국이 284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영국 34건, 프랑스 26건, 중국 16건, 한국 11건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진행된 유전자 치료제 임상연구 중 암과 관련된 연구가 177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전질환의 경우 혈액질환, 조직별로는 심혈관계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수행됐다. 이러한 경향은 영국, 중국, 일본이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우리나라는 11건 중 근골계질환이 5건으로 가장 많고, 감염질환이 2건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대부분 국가가 암과 관련한 난치성 질환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근골격계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24개 회사가 113개 파이프라인 연구 중
보고서에는 올해 4~5월 국내 제약기업 및 바이오테크 기업 중 줄기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를 연구개발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현황과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 제도개선, 지원정책 등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도 수록됐다.
조사 결과 국내 주요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 24개가 총 113개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해, 업체당 평균 4.71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줄기세포 치료제는 12개 기업이 37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었는데, 허가신청이 완료된 파이프라인은 2건으로 조만간 품목 출시가 예상됐다.
그러나 전임상 및 임상 단계 약물이 전체 파이프라인 가운데 77.3%를 차지하고, 연구개발 초기 단계인 선도물질도출단계와 후보물질도출단계 파이프라인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조 상무는 "단계별 파이프라인을 보면 상당수가 전임상, 임상 단계로 조만간 줄기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고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국가적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전자 치료제는 12개 기업에서 35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중 20건이 개발 완료 중이거나 개발 단계에 진입해 실용화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돼 있었는데, 최근 3년간 국내 협력기관과의 기술협력 분포를 분석한 결과 대학이 전체 94건 가운데 48건으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고, 협력 유형으로는 공동연구가 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구단계별로는 후보물질 탐색단계와 전임상 단계에서 대학과의 협력비중이 컸다.
향후 희망하는 국내 기술협력유형으로는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위탁연구에 높은 수요를 보였는데, 공동연구는 주로 대학과의 기술협력, 기술이전의 경우 동종기업, 대학, 벤처 등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파트너십을 희망하고 있었다.
해외 기술협력은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캐나다와의 협력 활동이 주를 이뤘고, 최근 3년간 연구기관과의 협력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동종기업과의 협력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의 R&D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정해 연구중단에 대한 주요 원인을 조사한 결과, 효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됐으며, 뒤를 이어 재원 부족, 안전성 부족 순으로 나타났고, 정부 규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았다.
제도개선과 R&D 투자 관련 개선 과제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개선 분야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고, 세부적으로는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지원체계 구축에 대한 니즈가 많았다.
조 상무는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제가 포커스하는 부분은 상당수 대체재가 없는 곳으로 그동안 접근을 포기했던 미지의 영역"이라면서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은 인류의 사투 중 하나로 시장 가치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해가 가면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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