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교수 "미국, 유럽 등은 권고…국내 아직 근거 부족, 변이 감염자 데이터 확보·분석 후 결정해야"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최근 국민 8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2차)한 가운데 오미크론 등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 대부분이 접종완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자연면역을 형성한만큼 감염자에 대한 코로나19 부스터샷(3, 4차) 접종이 필요없다는 입장이지만, 감염에 따른 면역반응은 일정치 않기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고려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21일 시스멕스코리아 사이언티픽 세미나2022에서 국내 최근 데이터 파악한 후 해외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접종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억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600만명에 이른다. 우한 오리지널 바이러스에서 델타, 오미크론 변이로 우세종이 바뀌면서 치명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2022년부터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확산세가 극심해졌으며, 사회적 접촉여부와 백신 미접종 등으로 고령환자는 줄어들고 영유아기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접종 완료율이 70~80%에 달하고 국민 5분의 1 이상이 감염된 상황인만큼 감염자의 추가 백신 접종여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미국, 유럽 등은 4차 접종까지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역시 3차 접종 후 4개월 지난 고령자를 중심으로 4차접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확진자도, 백신 접종완료자도 많아지면서 감염된 적 있는 사람도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면역형성에 있어 백신접종이 나은지, 아니면 감염되는 게 더 나은지, 감염 또는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력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감염자마다 면역반응이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연령과 중증도, 면역저하 여부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면역반응도 다르다. 같은 조건이라면 외래에서 관리가 이뤄졌던 경증환자는 항체역가가 낮게 나타나는 반면, 입원했던 환자는 높은 항체역가가 나타난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이적 기억 B세포와 T세포도 감염 후 첫 달안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혈청 변환율은 9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체인 IgM(면역글로불린 M), IgA(면역글로불린 A), IgG(면역글로불린 G) 등은 증상시작 또는 PCR 검사 후 5~15일 후 혈액에서 검출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IgM이 먼저 나타난다. 몇 주간 최고조에 달한 후 감염 2~3개월 후에는 검출이 가능한 한계 이하로 떨어진다. IgA도 빠르게 감소해 감염 후 3개월 내에 감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복귀하며, IgG는 감염 후 최대 10개월에서 1년까지 약 90%에서 검출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실제 고대안암병원 등 확진자 치료 기관과 카이스트 등이 공동으로 확진자 코호트를 구축하고 세포매개면역반응을 평가하는 연구를 시행한 결과, 기억 T세포(메모리 T셀)이 잘 생기며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증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감염이 일어난 환자에서 재감염이 일어나도 중증도를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감염 후 면역반응이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면역저하자의 경우 특히 문제가 된다. 감염이 된 면역저하자들은 항체 역가가 낮고 3~6개월 이후 팔로업시 일반인보다 더 빨리 항체가 감소하는 등 면역반응도 낮고 지속기간도 짧았다"고 밝혔다.
백신접종은 감염에 비해 예방효과가 다소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mRNA 플랫폼의 모더나 백신은 회복자 혈청과 비교했을 때 면역반응이 잘 나타났고 항체역가 감소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만 감염과 마찬가지로 백신접종 후 제공되는 면역도 완전하지 않았다.
또한 고령자나 면역저하자는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크게 떨어지며 지속기간도 짧다. 최 교수는 "요양기관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 중화율을 분석한 결과 2주~6개월 사이 84%에서 30%대로 떨어졌다"면서 "국내 요양병원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 4차접종의 근거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최근 확진자와 백신 접종완료(2차)자도 많아지면서 감염과 백신접종, 감염 후 백신접종, 백신접종 후 감염 등에 딸 감염예방 효과에 대한 비교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는 백신접종자든 감염자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회피반응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재감염률이 높고, 감염보다는 백신 접종이 위험도를 더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최근에 접종 완료자 또는 부스터샷(3차) 접종자들까지 감염이 된 사람이 많아서 3차 접종 또는 4차 접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정립되지 않았으나, 미국 감염여부와 상관 없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감염에 의해 유도되는 면역반응 근거가 균일하지 않으며, 감염 중증도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수준의 면역반응인지는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물론 영국과 독일 캐나다, 호주 등도 권고하고 있으며, 각각 그 기간만 6개월, 4주, 3개월, 6개월, 4개월 등으로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
감염 후 면역반응은 감염 정도에 따라 균일하지 않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간이 일률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며, 각 국의 코로나19 영향과 감염도에 다르기 때문에 기간 설정도 다르게 이뤄진 것이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기초 접종(2차)이 끝나기 전에 감염됐다면, 접종을 모두 완료(2차)하라는 권고는 있으나, 접종완료(2차) 후 확진 시에는 부스터샷을 접종은 가능하지만 권고하지는 않는다"면서 "5~11세는 기초접종 전 확진이 됐다면, 고위험군만 접종을 권고하고 나머지는 원할 때 접종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감염자의 추가 접종에 대한 권고 수준이 낮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 3차접종 후 감염자 영향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들도 이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 일부는 감염에 의한 면역반응이 있어 접종완료자에 대한 부스터샷은 필요없다는 입장인 반면, 면역반응이 고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답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나올 코로나19 변이, 추가접종 등 1달간 데이터는 다른 질환의 1년치 데이터와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 분석이 끝나면 어느 정도 정립된 권고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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