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1.21 05:25최종 업데이트 21.01.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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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와 고발보다 '설득'과 '포용'의 합리적 리더를 바란다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 릴레이 기고] ㉑ 김효상 미래한국의사회 정보통신부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후보자 등록이 1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로부터 차기 의협회장이 투쟁과 협상의 갈림길에서 회원들과 함께 갖춰야 할 덕목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해보고자 릴레이 기고를 마련했다.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글 싣는 순서, 마감순)
①여한솔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전 대전협 부회장
②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③최상림 경상남도의사회 의장·민초의사연합 임시대변인
④이상호 국민의힘 보건위생분과위원장·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⑤송우철 전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⑥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보험부회장·전 의협 기획이사
⑦안치석 충청북도의사회 회장 
⑧행동하는 여의사회 
⑨박상준 전 대한의사협회 경남대의원 
⑩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 수석부회장·전 의협 대외협력이사​
⑪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⑫박근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⑬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⑭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 

⑮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⑯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⑰​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⑱이용민 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⑲​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 
⑳이태연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회장
㉑​김효상 미래한국의사회 정보통신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어느 집단이나 그 안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일이 많고 집단의 마음을 한뜻으로 모으는 것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그 어느 집단보다 더 하나의 마음을 모으기 힘든 것이 의사들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된 데는 그동안의 의약분업 투쟁과 여러 대정부 투쟁들이 의사들 안의 내분과 분열로 참패로 끝난 데 대한 패배주의와 정부가 만들어놓은 저수가의 기형적인 의료시장 안에서 '나만 아니면 돼' 같은 이기주의, 그리고 같은 의사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탐하려는 정치 승냥이 리더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자. 이제 의사협회장 선거가 3월 19일로 다가왔다.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출해야 이 지리멸렬한 사분오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선거들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후보들의 모습과 공약들을 지금 돌이켜 평가해보면 실현 불가능한 공약들과 과장된 몸짓, 그리고 실제 회원들의 민생문제 해결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행동이 많았다고 생각된다. 

지금 의료계는 한의계, 약계, 의사의 탈을 뒤집어쓴 폴리페서 집단, 무상의료와 인의를 울부짖는 시민단체들, 의료악법을 제안해 인지도 상승을 노려보려는 국회의원들, 규제 일변도의 의사 노예 양성에 팔을 걷어붙인 보건 의료당국 등 대처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다. 

거기에 투쟁 기간에 양산된 젊은 의사들과 원로들 간의 세대 갈등과 여러 직역간의 갈등 등은 과연 의료계의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렇게 험난하고 어려운 길이기 때문에 의협 회장 선거에서 선출되는 지도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은 의협회장의 감투를 쓴 후에 국회나 정치권에 진출해보자고 기웃거릴 생각인 것이나, 의료계의 모든 문제를 고소 고발로 기승전결을 해결하고자 하거나, 대충 회원들 입맛에 맞는 공약 내세우고 당선되고 뭉개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는 의협회장이 삭발하고 눈물 질질 짜고 헤딩하며 일인 시위하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 일인 시위와 삭발시위는 무엇인가?  내가 가진 힘이 약하기 때문에 내 한 몸 던져서 거대한 권력에 항의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의문이 든다  

일인 시위를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상대방에 비해서 가진 힘이 약한 약자라고 발표하는 것이다. 굉장히 비참하지만 힘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사자는 토끼떼 앞에서 일인 시위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 의료계 안의 힘을 기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머리 깎고 삭발하고 피켓 든다고 문제가 해결됐던 적이 있나? 또 머리 깎고 저런다는 인식만 들게 마련이다. 

그럼 우리의 힘을 모으게 할 수 있는 필요한 리더는 누구일까 생각해보자.

1. 우리 안에서 서로에 대한 비난보다 갈등을 해소하고 중지를 모을 수 있는 화합의 능력이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자신의 편이 아니면 적으로 돌리고 독설을 쏟아내는 방식으로는 당장의 시원한 감정이 들겠지만 그래서 해결되는 것이 무엇인가? 대안이 없는 비난만으로 세상이 바뀌어 왔는가? 다른 사람을 음해하고 비난하기에 앞장섰던 사람이라면 그 대상이 언제나 누구에게 갈수 있다. 그런 사람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의협회장은 개원의, 봉직의, 의대 교수, 전공의, 군의관, 공보의, 의대 학생들까지 모든 회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의료계 안의 한 직역만을 대표해서 정책을 편다던지 특정 과의 이익에만 몰두하거나 특정과 죽이기 정책 같은 우리 안의 갈등을 조장하는 정책들은 지양돼야 한다. 또한 젊은 의대생들과 의사들의 마음도 같이 어우를수 있는 포용력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3. 의사 회원들의 권익과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면 정치권 누구와도 협상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세가 없다면 그것이 리더로서의 자격이 있겠는가?  집권 여당은 무조건 욕하고 보수 야당은 무조건 지지해야 하나?  

가스통 집회에서 같이 가스통 잡으면 의료계 발전이 이뤄지나? 

의료계 현안들은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이고 해결해야할 당면과제이다. 자신만의 편향된 사고 방식으로는 이러한 문제들을 정치권과 해결할 수 없다. 

4. 의협회장 자리를 발판으로 자신의 이익을 채우려는 사람은 제외돼야 한다. 

이미 우리는 의협의 직위 후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권에 진출하거나 정부 기관의 자리를 쟁취하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분들을 봐왔다. 의협의 직위가 국회의원 비례대표 자리나 혹은 정부기관에서 내려주는 꿀 보직으로 가기 위한 발판인가? 회원들을 대표하고 회원들을 위한 가장 낮은 곳에서 임해야 하는 자리가 의협회장 자리 아닌가? 

의사들의 대표 자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울 궁리만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일반 회원들은 신물만 날 뿐이다. 
  
5. 투쟁은 투쟁답게 협상은 협상답게 할 수 있는 강단과 포용력을 모두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삭발하고 일인 시위하고 퍼포먼스하고 난 다음 제 역할을 다했다고 자축하는 모습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지긋지긋할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것 뿐인가하는 자괴감만 든다.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회원들을 위해 우리가 할수 있는 합리적인 투쟁과 결단의 자세가 된 사람이 있어야 한다. 

6. 좌고우면하지 않는 뚝심과 책임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리더는 고독한 자리이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참모들의 의견과 회원들의 여론을 종합해서 참고하더라도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리더이다.  

우리가 지금의 정부와 대통령에게 실망하는 것은 국가 운영의 모든 책임은 지도자에게 있음에도 그것을 남 탓만, 전 정권 탓만 하고 미루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오롯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좌우의 살랑살랑한 간신들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을 거목과 같은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의료계 위기보다 더 큰 위기들이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는가는 어떤 지도자를 뽑는가 하는 우리의 손에 달린 문제다.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한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누군지 잘 알아보지 않고 격한 말과 달콤한 말에 넘어가서 한 표를 주고 나서 나중에 비난만 할 거면 차라리 투표를 하지를 말아라. 

다만 당신이 이 나라 의료계를 걱정하고 뭔가를 바뀌기 원한다면 최소한 후보로 나온 사람이 그동안 의료계를 위해 어떤 일들과 노력을 했고 어떤 생각들을 글로 써왔는지 찾아보라. 그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기 싫다면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나 역시 의료계의 변화를 바라는 민초의사로서 간곡히 제언을 드린다. 의료계의 변화를 바라고 발전을 위한다면 투표하라. 그리고 누구를 투표할지 공부하라.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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