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기자는 정확히 32시간 동안 함께하며 중증외상환자의 생사를 목격했다.
오전 9시 50분, 이국종 교수가 병동 환자 회진을 위해 바삐 움직였다.
ICU(중환자실)에서 증상이 호전돼 병동으로 옮긴 중증외상환자들을 보기 위해서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은 40베드, 병동으로 구성된 4, 5층은 60베드로 총 100병상을 가지고 있지만 자리가 부족할 땐 본원 병동에도 종종 환자를 입원시킨다.
중증외상센터를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의 환자들은 그야말로 중증외상을 경험한 환자들이다.
회진에서 첫 번째로 만난 환자는 총상을 입은 60대 남성이었다.
이 환자는 산탄총 오발 사고로 인해 온몸에 20개 이상 총알이 박혀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오게 됐다. 이국종 교수는 환자의 몸에서 총알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마쳤고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회진을 돌며 환자를 보고 있는 이국종 교수
뒤이어 만난 환자는 6m 높이에서 추락한 70대 여성 환자, 2번의 수술과 함께 중환자실에서만 160일을 있었던 만큼 중증 환자였지만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이외에도 이국종 교수를 따라가자 교통사고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 4개의 병원을 거쳐 이송된 환자 등 다양한 외상환자들을 마주했다.
숨 가쁜 응급상황
"기자님, 이국종 교수님 현장으로 출동하세요."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2시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응급환자를 이송한다는 콜이 왔다.
간호사 전화에 기자는 부랴부랴 출동을 준비하는 통제실로 뛰어갔다. 통제실, 출동할 때 쓰이는 물품들을 보관하고 있으며, 모니터에는 랑데뷰 포인트가 보인다.
먼저 통제실에서 구조복과 두건, 고글을 갖춰 입었다. 무전기를 들고 메디케이션과 트라우마 백(bag)을 카트에 실은 의료진과 함께 헬기가 도착하는 랑데뷰 포인트(착륙장)로 향했다. 대기중인 의료진
그렇게 10분을 기다리자 경기소방 헬기가 아주대병원 랑데뷰 포인트에 안착했다.
응급중증외상환자는 교통사고 당시 조수석에 앉아있던 70대 여성으로, 심정지(카디악 어레스트)와 복강 내 출혈이 의심돼 2차 병원에서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을 요청했다.
환자의 상황이 워낙 위급해 이국종 교수가 직접 현장으로 출동을 결정했다. 이국종 교수가 외상센터 송미경 간호사와 함께 헬기에 올라타자 바로 이륙했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기다리자 이국종 교수와 환자를 태운 헬기가 곧 아주대병원으로 도착한다는 연락이 왔다. 상공에서는 전화가 잘 터지지 않을 때가 있어 출동 시에는 의료진들이 카카오톡과 무전기를 사용한다. 대기중인 의료진
연락을 받고 의료진과 함께 이동침대를 가지고 랑데뷰 포인트에서 대기했다.
이내 헬기 소리가 들렸고, 이국종 교수와 환자를 태운 경기소방 헬기가 랑데뷰 포인트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이국종 교수와 환자가 보였고, 이국종 교수는 이미 헬기에서 응급수술을 진행한 상황이었다. 헬기에서 응급수술을 한 이국종 교수와 환자의 모습
환자는 사고가 난 후 처음으로 이송된 병원에서 심정지를 보였고, 의료진은 16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한 결과 환자는 자발순환 회복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국종 교수가 도착했을 때 환자는 이미 한차례 더 심정지가 온 상태였고, 이국종 교수는 결국 헬기에서 환자에게 오픈 카디악 마사지(개흉 후 심장을 직접 마사지)를 시작한 것이다.
의료진은 119 구급대원들과 함께 환자를 헬기에서 베드로 옮긴 후 외상센터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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