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는 지금처럼 환자들이 3차병원으로 직행하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기인하고, 이를 개선하지 않다보니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L원장은 "과거 1, 2, 3차 의료기관의 단계적 의뢰 및 재회송 시스템을 이용했을 때와 달리 1998년 진료권을 규제로 인식하는 잘못된 개념으로 인해 의뢰시스템 자체의 장벽을 철폐하고, 1차에서 바로 3차로 의뢰가 가능해졌다"면서 "이때부터 대형병원으로 환자 집중현상이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장벽 자체가 없어진 현실에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L원장은 "애초에 진료의뢰시스템을 규제라고 엉터리로 판단한 사람들의 문제의식이 더 심각하다"면서 "질서를 규제로 본 결과, 지금처럼 무질서한 상황이 발생하게 됐고, 이것이 한국 의료의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L원장은 "불필요한 의뢰를 줄이기 위해서는 심평원이 개입해 의뢰서를 심사 판단하거나, 아니면 국민들이 직접 심평원과 접촉해 상급병원 이용 허가서를 발급 받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
정부가 민간 의료기관에 진료의뢰 시스템을 맡기고 방관자보다 못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애둘러 비판한 것이다.
L원장은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찾거나 최단시간 안에 치료가 되고, 경제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인데 가장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대형병원 외래진료 자제 필요
따라서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대형병원이 외래진료를 자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지만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증가하는 외래환자의 진료공간을 위해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첨단외래센터'를 짓고 있으며, 대학병원들이 병동을 리모델링하거나 증축하고 방식으로 외래 확대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L원장은 "상급의료기관은 중증환자 진료에 전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증환자들에게 수 백일의 처방전을 남발하거나 미리 예약을 받고 환자들에게 의뢰서를 받아오라고 안내해주고 있다"면서 "이런 행태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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