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정신병원 이사장이 보건복지부 앞에서 1인시위하는 모습
보건복지부는 시군구에 정신과 전문의를 배치하고, 정신질환 초기에 집중치료 할 수 있도록 수가체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신병원들은 수가 개선이 아닌 개악이며, 만성질환자만 더 양산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5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보면 정부는 2017년 전국 224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정신과 의사를 배치해 1차적인 진단과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 증세가 있지만 자각 없이 신체적 증상으로 동네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정신건강 검사(스크리닝)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일생 동안 한번은 닥칠 수 있는 정신건강상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영유아, 아동, 청소년, 청장년, 노인 등 생애주기별로 정밀검사 및 심리상담 등의 정신건강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복지부는 산부인과‧소아과에서 산후 우울증 여부를 검사해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아이돌봄서비스, 일시 보육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고운맘 카드 사용처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내년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치료시 본인부담률을 30∼60%에서 20%로 낮추고, 상담료 수가를 현실화해 약물처방 위주에서 보다 심층적인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지속적 치료가 어려운 비급여 정신요법 및 의약품에 대해서는 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장기지속형 약물의 보장성을 확대해 개인의 치료비 부담도 완화한다.
특히 복지부는 8년간 동결한 의료급여 정신과 일당정액수가를 개선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2008년 이후 의료급여 정신수가가 동결돼 저가약 사용 등 의료질 저하 우려가 있었고, 현 수가체계에서는 집중치료 및 조기퇴원 유인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정신질환자 1일 평균 진료수가는 건강보험환자가 평균 7만 658원이지만 의료급여환자는 4만 2600원으로, 건강보험의 60%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입원기간에 따른 현 수가 체감률을 보면 입원 6개월까지 정액수가의 100%를 지급하고, 7~12개월까지 95%, 12개월을 넘어가면 90%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개선해 3개월 안에 조기 퇴원하면 수가의 115%, 4~6개월 입원하면 100%를 지급하지만 7~9개월 입원 시키면 90%, 10개월 이상은 85%만 지급하겠다는 게 복지부 방안이다.
이렇게 조기퇴원시 의료급여 수가를 더 주고, 입원기간이 길면 길수록 수가를 낮추는 체감률을 보다 강화하면 정책 효과와 수가 5% 인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다 입원한지 60일 안에 A의료기관에서 B의료기관으로 옮겨 재입원하면 계속 입원한 것으로 간주해 B의료기관에 대해 수가체감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복지부의 수가 개선 주장과 달리 정신의료기관협회는 개편안에 반발해 세종 정부청사에서 릴레이 1인시위에 들어갔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25일 "의료급여 정신질환자들의 80%가 9개월 이상 장기입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입원 수가 체감제를 강화하는 것은 수가개선이 아닌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정신질환자들이 퇴원하더라도 사회복귀시설이 없어 갈데가 없기 때문에 다시 재발해 입원하는 게 현실인데, 재입원을 계속입원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런 문제의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8년간 의료급여 정신수가를 동결하더니 이제 와서 다시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만약 공무원 월급을 8년간 동결한 뒤 삭감한다면 가만히 있겠느냐"라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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