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11 07:30최종 업데이트 23.09.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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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병원 구급∙집중치료과 과장 "간호사 1인당 환자 1명에 1인실 100%”

[필수의료 특별기획]② 도쿄대병원 도이 켄토 과장 인터뷰 "코로나 팬데믹 거치며 의료진∙1인실 부족 절감"

도쿄대병원 구급∙집중치료과 도이 켄토 교수.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 세계 응급실·중환자실을 가다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병원들의 필수의료 중심인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어떤 모습이 시사점을 줄 수 있을까요. 메디게이트뉴스는 일본과 미국 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두루 탐방한 다음 국내 필수의료 정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연속적인 기획 시리즈를 이어갑니다. 본 기사는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①응급·중환자 살리는 도쿄대병원의 ‘마지막 요새’
②도쿄대병원 간호사 1인당 환자 1명에 1인실 100%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응급∙중환자들을 구해내며 도쿄대병원의 마지막 요새로 불리는 구급∙집중치료과의 고민은 뭘까.
 
최근 도쿄대병원에서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도이 켄토(土井研人) 교수(도쿄대병원 구급∙집중치료과 과장)는 인력 부족, 그 중에서도 간호사 부족 문제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일본은 중환자 2명당 최소 1명의 간호사를 두도록 의무화 하고 있는데, 도쿄대병원 중환자실의 경우 간호사 1명당 중환자 1명 수준으로 배치하고 있다. 법적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상급종합병원 소속 간호사 1명이 중환자 3~4명을 보고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높은 수준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기준은 환자안전과 예후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문제는 중환자를 볼 수 있는 간호사를 구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중환자 돌볼 간호사 구인에 어려움…일본 내 최다 전문의 보유에도 바빠
 
도이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의료진의 소중함을 새삼 절감하는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여느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도쿄대병원 구급∙집중치료과 역시 코로나가 피크를 기록할 때는 밀려드는 중환자들로 애를 먹었다.
 
그는 “간호사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다. 중환자 치료와 에크모 등의 기기에 익숙한 간호사는 흔하지 않다”며 “그런 간호사들을 한 데 모으는 데만 2주가량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중환자 2명에 간호사 1명은 최저 기준”이라며 “실제로는 간호사 1명에 환자 1명 정도를 보고 있다. 실제로 팬데믹 시기에는 개인보호장구를 쓰고 병실에 한 번 들어가면 당분간 거기서 나올 수가 없기 때문에 간호사 1명이 환자 2명을 볼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간호사 부족을 더욱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도이 교수는 집중치료실에 상시 배치돼 있는 전문의는 많은 편이라면서도 환자가 많아 바쁜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도쿄대병원은 일본에서 전문의가 가장 많은 병원일 것”이라며 “집중치료실에는 순환기내과, 심장외과 전문의 1~2명이 상시 배치돼있고, 집중치료 전문의 역시 야간에는 2명, 주간에는 3~4명이 있다. 그래도 환자도 많다보니 다들 바쁘다”고 했다.
 
도쿄대병원 EICU(응급중환자실)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전 병상이 1인실로 탈바꿈했다. 사진=메디게이트뉴스

EICU 8병상 전부 1인실로 개조…IT 시스템∙병원 간 연계 미비는 아쉬워

1인실 부족 역시 팬데믹을 통해 불거진 문제였다. 당시 구급∙집중치료과 전용 중환자실인 EICU는 1인실이 전체 8병상 중 2병상에 불과했고, 2개의 병상이 금방 차버리는 관계로 에크모를 일반 병동에서 돌려야 할 정도였다.
 
결국 도쿄대병원은 코로나를 팬데믹을 거치면서 EICU 8병상 전체를 1인실로 개조하며 중환자실 1인실 비율을 대폭 늘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2월 기준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 설치된 중환자실 9190개 중 1인실 비율은 24%(2211개)에 불과하다. 다만 복지부가 500병상 이상 병원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 1인실을 갖추는 걸 의무화 할 계획이라 향후 1인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 교수는 “EICU의 경우, 환자가 구급차로 이송돼 외부로부터 오기 때문에 감염병의 위험도 높아 팬데믹 기간 중에 공사를 해서 전부 1인실로 바꿨다”며 “현재는 1인실 비율이 100%”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증심혈관질환, 이식 수술 환자 대상 제1ICU(16병상 중 6병상 1인실), 일반 병실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환자, 수술 후 환자 대상의 제2ICU(18병상 중 6병상 1인실)의 경우는 아직 1인실 비율이 30~40% 정도”라고 덧붙였다.
 
향후 일본의 응급∙중환자치료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재차 의료진 부족 문제를 강조했다. 또, 전자의무기록(EMR) 등 IT시스템과 병원 간 연계 부족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했다.
 
그는 “간호사와 의사가 부족하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일본의 의사들도 장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며 “IT시스템, EMR 등도 아쉬움이 있다. 개인정보 보호가 엄격해서 자유도가 없다”고 했다.
 
이어 “병원 간 연계가 안 돼 효율성도 떨어진다. 병원끼리 연계해야 한다는 의무도 없고 설령 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다”며 “병원 간 연계가 잘 된다면 환자들의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을 거다. 당장 코로나 때도 여기서 50미터 거리에 있는 일본의대부속병원에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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