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순천향대 의과대학이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행정 착오로 정원보다 11명을 초과 선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의료계에서는 현행 제재 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자칫 ‘부정 입학’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순천향의대는 지난 2월 말 정시모집 이후 미충원 인원에 대한 추가 합격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들 간 의사소통 오류로 정원을 초과해 신입생을 선발했다.
순천향의대의 2026학년도 모집 정원은 수시와 정시를 합해 102명이었지만, 실제 선발 인원은 113명으로 정원보다 11명 많았다. 올해 의대 신입생 모집에서는 순천향의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의 초과 모집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이날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매년 실시하는 대학별 초과 모집 현황 조사 과정에서 순천향의대의 초과 모집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학 측에 경위를 문의한 결과 담당 직원들의 착오로 초과 모집이 이뤄졌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규정에 따라 순천향대의 2028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초과 선발 인원과 동일한 11명만큼 감축하도록 했다”며 “대학 측에 담당자에 대한 경고 조치도 요구했고, 실제로 주의 처분이 내려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합격해 입학한 학생들의 합격을 취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초과 모집에 대한 제재가 향후 모집 인원 감축과 담당자 주의 처분에 그쳐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행정 착오를 명분으로 정원 외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면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한 입시비리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이 정원보다 10여명을 초과 선발한 사례는 과거에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고가 접수되면 교육부 입시비리조사팀이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처분을 내리게 된다”고 밝혔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이번 사태를 교육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대학 측의 경위 공개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의대협 손연우 회장은 “이번 초과 선발 사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교육의 공정성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착오가 발생한 경위와 고의성 여부를 포함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입생 선발 절차가 모두 종료된 이후에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는 점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현재까지 이번 사례가 의도적이었다는 근거는 없지만, 적절한 책임과 제도적 보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향후 행정 착오를 명분으로 유사 사례가 반복되거나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2026학년도에 정원을 초과해 선발된 11명은 결국 2028학년도 수험생 11명의 입학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수험생의 기회와 직결된 공정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순천향대는 이번 사태의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학 차원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법령상 제재와 별개로 대학 스스로 공정성 훼손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조치를 검토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