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9 10:23최종 업데이트 26.10.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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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보라매병원 사건 될라"…간호사 구제 나선 전 의협회장

간호사 A씨 퇴근길 환자 호출 응했다가 업무상과실치사 피소…"처벌 말아달라" 탄원서에 8000여명 동참

노환규 전 회장이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고소당한 간호사 A씨에 대한 탄원서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퇴근길에 환자 호출벨을 듣고 병실에 들어가 상태를 확인했던 간호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한 가운데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해당 간호사의 구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 전 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2022년 코로나19 병동에서 발생한 환자 사망 사건으로 형사고소를 당한 간호사 A씨의 사연을 소개하고 법적 처벌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건은 지난 2022년 3월 26일 오전 한 대학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발생했다. 당시 야간근무를 마친 A씨는 주간근무자에게 인수인계를 마치고 퇴근하려던 중 병실의 호출벨 소리를 들었다.
 
A씨는 병동의 책임간호사로 환자에게 직접 처치를 수행하는 간호사가 아니었으며, 호출벨을 누른 환자 역시 다른 팀 소속이었다. 하지만 간호스테이션에 응답하는 사람이 없자 방호복을 착용하고 병실로 향했다.
 
환자는 기관절개술을 받고 T-tube를 삽입한 상태로, 당시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A씨가 병실에 들어간 시각은 최초 호출벨이 울린 지 약 2분 30초가 지난 오전 7시 22분 31초였다.
 
A씨는 환자의 의식과 활력징후를 확인하고 담당 간호사에게 연락했다. 당시 환자에게 흡인 처치를 할지 물었지만 담당 간호사로부터 처치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게 A씨 측 설명이다.
 
이후 담당 간호사들이 병실에 도착해 응급처치에 나섰고 오전 7시 30분께 본격적인 심폐소생술이 시작됐다. 환자는 심장 기능을 회복했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약 6개월 뒤 사망했다.
 
환자 측이 병원과 당직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초기 응급조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유족은 지난해 3월 A씨를 포함한 간호사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고, 병원과 A씨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다만 A씨 측은 당시 환자의 상태와 치료 경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담당 간호사에게 즉시 연락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탄원서 동참을 호소하는 노환규 전 의협회장 페이스북 글. 사진=노환규 전 회장 페이스북 글 갈무리

노 전 회장 역시 A씨가 환자의 호출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년째 법적 분쟁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2022년 3월 26일, 간호사 A가 환자가 누른 호출벨을 외면하고 그냥 퇴근을 했더라면 이런 소송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의료인의 책무를 외면하지 못하고 퇴근하던 발걸음을 병실로 돌려 환자의 호출에 응했던 대가를 4년 반 넘게 치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A의 억울함에 십분 공감할 것이고, A에 대한 처벌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런데 고법 판결문 때문에 간호사 A의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
 
노 전 회장은 이번 사건이 의료인들의 응급환자 대응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사건은 과거 보라매병원 사건만큼이나, 또는 그보다 더 큰 임팩트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라며 "만일 간호사 A가 처벌을 받게 된다면, 선한 사마리안에서 의료인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행기에서, 길거리에서, 응급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능력자들이 의료인이 아닌 척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그 대가는 일반 국민들과 환자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회장은 검찰에 제출할 탄원서도 공개하며 서명 참여를 독려했다. 전날인 18일 기준 해당 탄원서에는 8000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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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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