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27 09:35최종 업데이트 20.06.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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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세트리스, ADC 기술로 피부T세포 림프종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메디컬팀의 약 이야기]① 한국다케다제약 의학부 혈액암 치료제 담당 MSL 김예지 약사

제약회사 메디컬팀이 들려주는 약 이야기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근거중심의학을 넘어 맞춤의학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정밀의료 시대를 맞아 의사들에게 올바른 처방정보를 제공하고자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학부를 만나 최신 질환정보와 제품정보를 듣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 개원가에서 보기 어려운 질환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의약품 처방 시 도움이 되는 임상근거 자료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다케다제약 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
 
사진: 한국다케다제약 의학부 혈액암 치료제 담당 MSL 김예지 약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림프종은 드물지만, 재발 시 치료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으로 크게 호지킨(Hodgkin) 림프종과 비(非)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전체 림프종에서 5%가 호지킨 림프종이고, 나머지는 비호지킨 림프종이다.

한국다케다제약의 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Adcetris, 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는 호지킨 림프종과 NK T셀에서 유래한 비(非)호지킨 림프종 각각의 아형(subtype)에 대해 6가지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피부T세포 림프종(CTCL)은 국내에서 한 해 100명 정도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건선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진행 단계에 접어들면 장기로 침범하면서 생존율을 떨어뜨린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한국다케다제약 의학부에서 혈액암 치료제를 담당하고 있는 MSL(Medical Science Liaison) 김예지 약사를 만나 피부T세포 림프종의 치료 현황과 애드세트리스 출시에 따른 치료 패러다임 변화, 주요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 들었다.

김 약사는 유한양행에서 임상시험연구원(CRA)으로 3년 정도 근무했고, 2015년 한국다케다제약에 입사해 현재 항암제사업부(Takeda Oncology)에서 MSL로 근무 중이다.

국내 혈액종양내과 교수들에게 애드세트리스 관련 의학적 정보와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미충족 수요와 현재 치료 상황을 파악해 적합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제품이 투여될 수 있도록 도움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애드세트리스 관련 의학적 전략(medical strategy) 개발에 기여하고, 내부 직원 교육 등 애드세트리스 관련 부서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애드세트리스는 2018년 피부T세포 림프종 적응증을 허가받았고, 2020년 3월 1일로 보험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피부T세포 림프종의 치료에서 피부에 국한된 치료법은 ▲광선 치료 ▲방사선 치료가 있고, 전신적 치료법 중 1차 항암요법으로는 ▲비호지킨 림프종 투여 요법인 복합항암화학요법(CHOP,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염산 독소루비신, 황산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솔론)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병용요법이 있다. 피부T세포 림프종에 특정돼 허가와 급여를 받은 약제로는 인터페론 알파-2a 제제가 있다.

김 약사는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이들 1군 항암제들이 유효성이 높지 않고 치료 반응 지속시간이 짧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드세트리스는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카테고리 A 선호약제(preferred regimen)로 권고되고 있으며, 전신적 치료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CD30 양성 환자에서만 적응증을 가지고 있고, ALCANZA 임상에 따르면 무진행생존기간이 대조군(벡사로텐 혹은 메토트렉세이트 투여군)의 3.5개월 보다 긴 16.7개월로 유의하게 개선된 효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Q. 피부T세포 림프종(CTCL)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피부T세포 림프종은 주로 피부와 관계된 비호지킨 림프종의 하나로, 피부림프종재단(Cutaneous Lymphoma Foundation)에 따르면 가장 흔한 유형의 피부 림프종이다.

초반에는 습진이나 만성 피부염처럼 피부가 붉고, 비늘 모양의 딱지(patch)가 보이거나 두꺼운 딱지(plaque)가 생긴다. 제한적으로 피부 침범이 진행되면 가려움증과 감염증을 동반한 종양이 형성되고 궤양과 박리(벗겨짐)가 생길 수 있다. 이 질환이 림프절, 말초혈관, 내장 기관까지 침범되면 진행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그동안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CTCL환자의 약 50%에서 CD30이 발현한다. 

Q. 국내 피부T세포 림프종 환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2019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한해 동안 새로 발병한 국내 한 해 국내 발생하는 림프종 환자는 5000여명 정도였다(호지킨 300여, 비호지킨 4700여명). 국내 피부T세포 림프종 환자는 한해 100명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애드세트리스는 이 중 CD30 양성 환자에 투여 가능하다.

Q. 초기 단계의 피부T세포 림프종의 증상은 건선과 비슷한 것 같은데 어떻게 차이가 있나요?
피부T세포 림프종 초기 단계에는 피부질환과 증상이 비슷하므로 이에 준한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 진행 단계에 접어들면 증상이 전신으로 퍼지고, 장기로 침범하면서 생존율도 낮아지게 된다. 이것이 국내외 혈액종양학 전문가들이 피부T세포 림프종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Q. 개원가에서 초기 단계에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초기 단계에서는 건선, 습진, 만성 피부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리과와의 협진을 고려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약물-항체 결합체로 효능과 안전성 두마리 토끼 잡아
 
사진: 애드세트리스 작용기전(출처=시애틀제네틱스 홈페이지)

애드세트리스는 항체-약물 결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로, CD30 에 선택적인 항체(the Chimeric IgG1 antibody cAC10), 미세소관 저해제 MMAE(Monomethyl auristatin E), 그리고 MMAE를 항체에 공유결합시키는 효소 절단성 링커(Protease-cleavable linker)로 구성돼 있다.

김 약사는 "애드세트리스는 CD30 발현 세포에 결합한 후, CD30 발현 종양세포 내부로 들어가게 되고(internalization), 단백질분해성 절단(proteolytic cleavage)에 의해 MMAE가 방출된다. 방출된 MMAE 가 튜불린(Tubulin)에 결합하게 되면 세포 내 미세소관 망을 저해하고, 세포 주기 정지를 유도하며, 세포 사멸이 진행된다"고 그 기전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말 그대로 암세포만 찾아 파괴하는 것으로 화학항암치료와 표적치료제의 강점을 한 곳에 모은 것이 항체-약물 결합체다. 애드세트리스는 효능(efficacy)과 안전성(safety)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림프종 치료제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45건 이상의 임상 시험을 통해 광범위하게 효능과 혁신성을 인정 받고 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 산하 항암제 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 ODAC)의 신속 승인을 받았다.

FDA에 따르면, 애드세트리스는 호지킨 림프종 치료제로서는 30년 만에 승인 받은 약제다. 또한 2013년 난치병 치료에 기여한 공로로 제약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갈리엥(Prix-Galien) 상을 수상했다. 
 
사진: 한국다케다제약 의학부 혈액암 치료제 담당 MSL 김예지 약사

ALCANZA 연구서 표준치료 대비 ORR4와 PFS 유의하게 개선

애드세트리스의 대표적인 임상연구로는 ALCANZA를 꼽을 수 있다. 이 연구는 무작위 배정, 오픈라벨, 다기관으로 진행된 3상 임상 연구로 2017년 란셋(The Lancet)에 게재됐다.

김 약사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CD30 양성 균상식육종(Mycosis Fungoides, MF)과 원발 피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Primary Cutaneous 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pcALCL) 아형(subtype)에 속했으며, 연구는 브렌툭시맙 베도틴 투약군과 대조군(메토트렉세이트 또는 벡사로텐)으로 나눠 진행됐다"면서 "대조군으로 위약(Placebo)이 아닌 표준 치료법(SoC)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ALCANZA 임상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애드세트리스 투약군은 3주 간격으로 최대 16회까지 치료를 받았으며, 대조군에 속한 환자들은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벡사로텐 중 하나를 선택해 최장 48주 간 복용했다.

심각한 증상을 동반한다는 질환 특성상, 최소 4개월 간 치료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최소 4개월 지속 객관적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4)이 1차 평가 지표로 설정됐다.

김 약사는 "ORR4는 객관적 반응이 4개월 이상 지속되는 비율이다. 질환 특성 상 재발이 잦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객관적 반응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지표이며, 이는 기존 ORR보다 더 보수적인 평가지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데이터를 1차 평가변수인 ORR4로 살펴봤을 때, 애드세트리스 치료군은 56.3%, 대조군은 12.5%로 전체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2차 평가 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애드세트리스 치료군은 16.7개월, 대조군은 3.5개월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사진: ALCANZA 연구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서 카테고리 A로 권고

김 약사는 애드세트리스만의 차별적인 특장점으로, 표적항암제로 항체와 약물이 결합한 항체-약물 결합체라는 점을 꼽았다.

김 약사는 "애드세트리스는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분자 구조인 CD30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ADC 기술이 적용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애드세트리스(Adcetris)는 ADC 기술(Adc)을 이용하여 CD30에 선택적인 항체, 강력한 미세소관저해제 MMAE 약물, MMAE를 항체에 결합시키는 견고한 효소 절단성 링커 이 3가지(tris)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DC는 혈류에서 안정하지만 CD30-양성 종양 세포로 내재화 될 때 MMAE를 방출하도록 설계된 링커(linker) 시스템을 사용해 목표한 종양세포 내에 침투하여 효과적인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또한 피부T세포 림프종에서 애드세트리스의 탁월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약사는 "ALCANZA 임상의 대조군으로는 위약이 아닌 표준 치료법이 설정됐다. 1차 평가 변수인 ORR4와 2차 평가 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 모두에서 애드세트리스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한 치료 결과를 보였다. 현재 애드세트리스는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카테고리 A로 권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한적인 치료옵션으로 
사진: 한국다케다제약 의학부 김예지 약사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되길"

김 약사는 애드세트리스 관련 향후 의학부 활동 계획에 대해 "올해 3월 1일부터 피부T세포 림프종에서 급여 등재가 된 만큼, 국내 피부T세포 림프종에서의 최적의 치료 지견을 찾기 위해 여러 교수님들을 찾아 뵈며 고견을 듣고, 증례를 모으는 등의 활동에 매진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리고 회사 차원에서 리얼월드근거(RWE)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T세포 림프종 적응증 외에도 애드세트리스를 투여할 수 있는 많은 적응증 중에서 애드세트리스가 보다 환자 접근성을 좋아지고, 국내 림프종 전문가들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술적 지원을 해 나갈 예정이다"고 했다.

김 약사는 "현재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내 피부T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애드세트리스가 또 하나의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호지킨 림프종(HL) 및 CD30 양성 말초T세포 림프종(PTCL) 환자에서도 접근성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약사는 "다케다 항암제사업부에서는 종양 및 혈액암 관련 다수의 치료제 후보(Pipeline)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의 많은 교수들께 최신의 정보를 전달 드리며, 환자들에도 보다 건강한 삶과 밝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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