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25 06:54최종 업데이트 23.08.25 07:54

제보

한의협, 한의사 초음파 사용 적법 판단에 급여까지 넘본다

초음파 행위정의 및 상대가치점수 개발 연구용역 진행...법조계 의료계 "보조적 사용으로 제한,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최종 판결인 파기환송심이 오는 9월 14일로 정해진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미 한의사 초음파 행위의 행위정의 및 상대가치점수 개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는 한의계가 대법원의 판단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우려했고 의료계는 정체성에 혼돈이 온 한의계가 의학화를 원하는 것이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의협이 3000만원 예산의 '한의 초음파 진단검사 및 초음파 활용 행위의 행위정의 및 상대가치점수 개발 연구' 과제에 착수, 연구용역 수행기관을 공모 중이다.

한의협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후부터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연구 필요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한의협은 제안요청서를 통해 "한의약육성법에서도 한의약의 정의를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 개발한 한방의료행위로 정하고 있어 한의의료행위가 전통적 행위에 국한하지 않음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에 법적 근거를 마련한 한의 초음파 진단검사 및 초음파를 활용한 한의의료행위의 급여화 추진을 위해 행위정의와 상대가치점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해당 연구의 목적에 대해 ▲한의 초음파 진단검사 및 초음파를 활용한 한의의료행위의 세부행위 목록 선정 및 분류 ▲세부행위별 행위정의 및 상대가치점수 개발 ▲세부행위별 상대가치 산출 근거 구축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한의협은 해당 연구를 통해 한의 초음파 진단검사 및 초음파 활용 행위의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 한의 초음파 진단검사 및 초음파 활용 행위의 급여화 및 사용 확대를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잇따라 한의계에 유리한 판결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의사와 한의사를 구분하는 면허제도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한의협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의료계와 법조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법원은 법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보조적 사용'이라는 범주를 도입했는데 이 ‘보조적 사용’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동진 교수는 대한의료법학회 '의료법학'에 게제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무면허의료행위인가?' 논문을 통해 "대법원은 '한의사인 피고인이 이 사건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무면허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함으로써 자칫 서양의학적 판독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보조수단’에 불과한 경우에는 무면허의료행위가 아닌 것처럼 읽힐 소지를 열어주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무면허의료행위 여부의 판단은 주된 부분인지 보조적 부분인지 묻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해당 사건의 한의사는 초음파를 진단의 '보조적'으로 사용했다고 하지만 진단검사의학이나 영상의학처럼 그것만을 전업으로 하는 의료인과 진료과가 이미 현행법상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보조적이라 하더라도 그 부분이 '면허된 범위'를 벗어난다면 무면허의료행위라는 데 의문이 없다"며 "'초음파 진단기기를 부가적으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무면허행위를) 한의학적 진단행위로 바꾸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한의계가 대법원 판결문을 오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는 "한의협은 한의사가 초음파로 무언가를 진단할 수 있다는 학문적 권위를 부여한 것으로 과장하고 왜곡하고 있다"며 "초음파로 특정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은 학문적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하는데 한의사가 초음파로 해당 사건의 한의사가 주장한 '기체헐어형 자궁질환'을 한의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학문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이사는 "초음파는 그런 질환을 진단하려고 만든 기기가 아니다. 특히 초음파는 서양 현대의학의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의계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듯 하다. 한의계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려는 것은 한방의 과학화, 현대화가 아니라 한방의 의학화다"라고 비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