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PM "일차치료 PPI에서 P-CAB으로 변화 가능성...대웅제약 신약도 세대 교체 파트너"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산신약 30호 K-CAB(케이캡 정 50mg, 성분명 테고프라잔·Tegoprazan)이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단일 품목으로 원외처방액 3위라는 쾌거를 얻었다.
지난 2019년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은 최단 기간에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임상시험 통한 근거 확보와 쌍방향 디지털마케팅 추진 등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승승장구 중이다.
최근 HK이노엔 케이캡 담당 판매관리자인 고종백·김동욱·김태진 PM(Product Manager)은 제약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 현황과 케이캡의 입지, 앞으로의 계획과 전략을 소개하면서, "일차치료가 PPI에서 P-CAB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리딩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가슴 쓰림(heartburn), 산 역류(acid regurgitation)와 같은 불편한 증상을 일으키거나 심해지면 합병증을 유발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염 유무에 따라 미란성,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나뉜다.
케이캡을 제외하고 현재 처방되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대부분은 PPI(Proton Pump Inhibitor, 프로톤 펌프 저해제)계열이다. 이는 위산 분비의 최종 단계에 관여하는 위 내 프로톤를 비가역적으로 저해해 위산 분비를 차단하는 것으로, 위산에 의해 활성화된 후 프로톤 펌프와 결합해 위산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식사 전에 투약해야 하고 약효가 늦게(3~5일) 나타난다.
케이캡은 국산신약이자 국내 유일한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는 위산에 의해 활성화될 필요 없이 직접 프로톤펌프의 칼륨 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 즉 칼륨 이온과 프로톤펌프의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는 원리기 때문에 식사와 무관하게 투약할 수 있다. 약효 역시 오래 지속돼 야간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케이캡은 현재 미란성(ERD)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NERD)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GU), 헬리코박터 제균 등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헬리코박터 제균을 제외한 모든 치료에서 급여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출시 3년만에 단일 품목으로 매출 1000억원, 연간 200만명 이상의 환자가 처방을 받으면서 국내외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종백 PM은 "출시 이전부터 국산신약 케이캡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해왔다. 프리마케팅 기간 동안 기존 위역류성식도염 질환 치료제의 언멧니즈(미충족수요)를 확인했고, 케이캡 런칭 직후 이를 충족하면서 빠르게 시장 안착이 가능했다"면서 "특히 영업사원들이 자체 개발 신약이라는 자부심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효과·안전성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출시 첫 달인 2019년 3월 CSD 콜이 2만5000회를 넘어 당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태진 PM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이 매우 위축됐는데,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웹 심포지엄과 온라인 토크쇼 등 비대면 디지털마케팅을 병행해 의료진들에게 꾸준하게 케이캡을 노출시켰다"며 "기존의 웨비나와 다르게 양방향 소통 채널이 가능한 방식으로, 실시간 토론과 진료현장 실시간 질의·답변을 구성해 매회 400~500명이 시청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출시 3년만에 블록버스터 기록 이유는? 탄탄한 근거 중심으로 진행한 영업마케팅"
이 같은 적극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은 다양한 임상시험에 기인한다. 탄탄한 근거를 중심으로 약물 처방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학회, 의료진 등을 설득하는 데 주력한 셈이다.
실제 케이캡과 관련해 현재까지 진행했거나 진행중인 임상시험(SIT, IIT, 관찰연구, PMS 포함)은 63건이다, 논문은 30편을 등재했다. 임상 1상에서 3상까지 현재까지 개발된 5개 적응증에 참여한 투약 환자는 약 1400명이며 그 외 연구에 참여한 지원자는 약 1500명 정도로 임상증례는 약 2900례 정도로 추정된다.
김동욱 PM은 "제품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알리기 위해 적응증 뿐만 아니라 기존 약물과의 대비되는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며 "예를 들어 순환기내과나 내분비내과에서 처방 빈도가 높고 CYP3A4에 의해 대사되는 스타틴 계열의 대표 약물인 아토바스타틴(atorvastatin)과의 약물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임상시험을 비롯해 기존의 PPI나 P-CAB과의 약력학(pharmacodynamics) 비교 시험을 통해 pH 4 이상 도달하는 시간을 비교하는 연구, 빠른 약효 발현과 증상 소실 평가 연구, 약물의 특성을 고려한 온디맨드(on-demand) 연구, ESD 치료 후 위장관출혈(GI bleeding) 예방을 위한 임상연구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임상시험은 근거기반의 마케팅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적응증 확장과 급여 확대 등을 위해서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25mg 등 저용량 케이캡정의 유지요법에 대한 임상3상시험을 완료했으며, 올해 안으로 허가를 받아 내년 1분기에 25mg을 출시할 예정이다.
고종백 PM은 "국내 33개 의료기관에서 내시경을 통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유가 확인된 351명을 대상으로 유지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수행한 결과, 증상이 호전되고 재발되지 않는 관해유지율이 90%로 시판 중인 PPI 계열 대조군(란소프라졸 15mg)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다소 심각한 환자들에서는 유의미하게 효과가 높았다"면서 "CYP2C19 유전형에 상관없이 유사한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 역시 대조군 대비 약물이상반응 발현율이 유의적으로 낮았고 철분, 비타민D 등의 영양분 결핍증상도 없어 장기처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적응증으로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했으며, 치료 후 유지요법의 경우 올 하반기 경 기존 50mg에 이어 25mg도 적응증을 추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24년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 투여와 관련된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의 예방'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제균치료에 대한 급여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PPI계열과 동등한 수준의 제균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고PM은 "PPI계열 약물의 환자 치료율이 의료진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안에 제균치료에 대한 급여협상을 완료해 급여로 인정받아 의료진의 처방 선택 기반의 확장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HK이노엔은 노년층, 연하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젊은 연령의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제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올해 5월 구강붕해정을 출시했다.
업무 중, 출장 중, 이동 중, 취침 중, 휴식 중 등 어떤 상황과 장소에서도 가장 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물로, 출시 첫 달 유비스트 기준으로 5억50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김동욱PM은 "새로운 복약 문화를 만들기 위한 목표로, 케이캡을 복용했거나 복용을 하게 될 환자들이 본인에게 맞는 제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강붕해정을 출시했다"면서 "중국에서는 국내와 달리 주사제 수요가 높아 중국 파트너사인 뤄신사가 해당 제형을 개발(formulation development)하고 있으며, 중국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은 가교시험(bridging study)을 통해 허가절차를 밟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안전성 데이터 확보 부재 문제 해결하고자 전담부서 마련…P-CAB 세대교체 이끄는 리더될 것"
불과 3년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P-CAB계열 약물에 대한 장기 추적조사, 시판 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PPI 처방을 고수하려는 경향도 뚜렷한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이노엔 측은 유지요법 임상시험에서 6개월간의 처방·복용시 PPI 대비 우월하게 안전하다는 결과를 강조하면서, 현재 약물감시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종백 PM은 "출시 후 심사평가원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처방 받은 환자 연 200만명 중 우려할만한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지난해 관련 학회에서 'PPI계열 약물을 장기 처방했을 때 부작용 우려가 있으나 실익을 고려할 때 처방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면서 "P-CAB은 아직 데이터가 없지만, 지금까지 처방 결과나 임상시험 등을 토대로 볼 때 우려 보다는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안심하고 케이캡을 처방·복용할 수 있도록 이상방안 보고·감시와 관련한 전담 부서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장기 안전성을 입증할 데이터 확보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 세 PM은 "앞으로도 근거 중심의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을 추진해 더 많은 환자들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케이캡을 경험하게 하는 게 목표"라며 "세대교체에 앞장서 역류성식도염 시장이 PPI에서 P-CAB으로 전환돼 케이캡이 국가대표 신약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웅제약 P-CAB 후발주자로 입지 경쟁? 오히려 세대교체 함께 할 파트너사로 인식"
한편 케이캡이 P-CAB계열을 국내 독점해왔지만, 지난해말 대웅제약 펙수클루정 40mg(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이 국산신약 34호로 허가를 받고 출시를 앞두고 있어 입지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노엔은 대웅제약이 경쟁자가 아닌 P-CAB으로의 세대교체를 위한 파트너라는 입장이다.
고 PM은 "이미 3년 넘게 4개 적응증을 확보해 P-CAB계열의 입지를 다져왔고, 올해 구강붕해정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이 확대될 전망이다. 후발 주자의 경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케이캡이 더 다양한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대웅이 같은 계열 약물을 출시하면서 경쟁구도보다는, 오히려 PPI에서 P캡으로의 세대교체가 더 가속화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즉 P-CAB 인식 확장을 위한 파트너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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