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24 06:59최종 업데이트 22.10.2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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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실험실 데이터, 아직도 종이·엑셀에 담긴다

다쏘시스템 이호상 바이오비아 BM “국내 제약·바이오 R&D 디지털 전환 유독 더뎌...디지털 전환 이점 챙겨야”

다쏘시스템 이호상 바이오비아 브랜드매니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R&D) 파트는 유독 디지털 전환이 더딘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메신저로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도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되는 시대지만, 실험실에서 나온 데이터들은 여전히 연구원들이 종이에 작성하거나 엑셀 파일에 입력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나마 기록조차 되지않는 데이터도 적지 않다. 담당자만 찾을 수 있거나 담당자도 존재를 잊어버리는 소위 다크 데이터(Dark Data)도 전체 데이터의 약 80%에 달한다. 기업 입장에선 막대한 돈과 시간을 들여 생성된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활용하고 있지 못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기업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s)은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R&D 분야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겠다고 나섰다. 전자연구노트(ELN)와 실험실 정보관리 시스템(LIMS)을 동시에 제공하는 바이오비아 원랩(ONE Lab)을 통해서다. 바이오비아 원랩은 ELN과 LIMS를 연계해 샘플, 재고 관리 등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다쏘시스템 이호상 바이오비아 브랜드매니저(BM)는 21일 서울 강남구 메디데이터 오피스에서 의료기기산업 출입 전문기자단과 만나 제약·바이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와 이를 통해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소개했다.
 
이 매니저는 먼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여러 가지 이유로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그 특성 상 임상 단계 물질들을 분자·세포 단위로 파악해야 하며 장기 및 신체기관과의 연결관계 스케일이 방대하다. 게다가 생산 및 공정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해 디지털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내로라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유독 이런 흐름에 뒤처져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미흡한 디지털 전환 수준은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의 다른 산업계와 비교해봐도 두드러진다.
 
이 매니저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여타 산업에 비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경험 부재가 디지털 전환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도, 현업 담당자도, IT 담당자와 개발자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우선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ESG 경영 트렌드가 디지털 전환을 부추기는 시대적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기에 국내에선 규제라는 현실적 요소도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나설 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그는 “실질적으로 제약사들을 조여오는 것은 GMP시설부터 불어오는 디지털 전환의 압박”이라며 “재작년 바이넥스와 비보존 사태에서 GMP에서 허가받은 생산절차를 위반 및 조작해 제조한 사실이 드러난 영향”이라고 했다.
 
이어 “이후 식약처가 의약품 제조업체 데이터 완전성 평가지침을 공표하고, 데이터 조작 적발, 식약처 제시 평가 기준을 이행하지 않을 시 무관용 원칙을 행정처벌 및 고발조치를 하겠단 내용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니저는 이런 시대적 흐름이나 규제를 떠나 기업의 업무혁신과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내 제약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연구개발 분야에서 가장 미흡하다며 그로 인한 손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매니저는 “디지털 전환의 이점은 잦은 인력변동에도 데이터 경험손실이 적다는 점”이라며 “가령 어떤 연구원이 이직하더라도 그 연구원이 수행한 실험 데이터를 잃을 위험이 없다”고 했다.
 
또 “제약바이오 연구소들은 각 부서마다 업무 협력이나 교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사일로 현상(Silos effect)이 심한데, 디지털 전환을 통해 거시적 시각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대형 제약사에서 연구원 1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바이오비아의 솔루션이 연구원을 각종 잡무로부터도 해방시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단 점도 강조했다. 해당 설문에서는 ELN을 도입한 후, 연구원의 생산성이 평균 2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 사태에서 보듯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에 따르는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매니저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선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부터 이중화와 보안에 대한 고려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를 모을 때는 어떻게 이중화를 할지, 방화벽은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대책을 같이 세워야 한다”며 “우리도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는 서울에, 다른 하나는 오송에 두는 식으로 이중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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