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의료계에서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이 ‘62%’라는 주장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의사들은 이런 원가보전율을 근거로 문재인 케어를 강행하는 것보다 수가 현실화가 더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6일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와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비상연석회의'가 주최한 전국의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를 향해 비급여의 급여화보다 원가 이하의 수가를 우선 현실화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우리 의사들이 생각하는 원가보존율은 62%인데 보건의료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는 원가가 얼마인지도 모르다"고 질타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한 의료계 인사 상당수가 62%를 언급했다.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이 62%라는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연세대 모 연구팀이 2016년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원가 자료를 근거로 제출한 연구보고서에 나와 있다.
연구팀은 "공단 일산병원은 보험자 직영병원으로, 표준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원 초부터 활동 기준 원가계산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신뢰도 높은 의료원가 계산 자료를 구축하고 있어 원가계산 자료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진료영역별 적용 원가보전율을 산출하기 위해 일산병원의 2013년 활동 기준 행위별 원가계산 결과로부터 얻어진 각 행위별 원가, 수익정보와 2552개 의료행위를 ▲진찰료 ▲입원료 ▲검사료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주사료 ▲마취료 ▲이학요법료 ▲정신요법료 ▲처치 및 수술료 등 ▲치과 등 10개 영역으로 나눠 원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원가보전율은 진찰료 50.5%, 입원료 46.4%, 주사료 69.9%, 마취료 72.7%, 처치 및 수술료 77.6%, 치과 56% 등이었고,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이학요법료, 정신요법료만 각각 141.6%, 109%, 104.7% 등으로 100%를 넘었다.
당시 연대 연구팀이 발표한 또 하나의 원가가 추정원가보전율이다.
추정원가보전율은 2014년 심평원의 전체 환자 데이터셋을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의 총수익, 총진료연인원, 외래연인원, 입원연인원, 연인원외래분율, 연인원당 수익 등을 산출하고, 이를 산출 대상의 총 추정 원가로 나눠 산출한 방식이다.
그 결과 의원의 추정 원가보전율은 62.2%였다.
또 병원이 66.6%, 종합병원이 75.2%, 상급종합병원이 84.2%로 집계됐다.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추정 원가보전율은 69.6%였다.
연구팀은 "진찰료 비중이 높은 의원은 원가보전율이 낮게 추정되고, 상급종합병원은 의원과 정반대의 행위 구성으로 인해 원가보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추정됐다"고 밝혔다.
동네의원은 진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9%인데 공단 일산병원의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원가보전율이 50.5%%에 지나지 않아 추정원가보전율이 62.2%로 낮게 나왔다는 의미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이용민 소장도 최근 메디게이트뉴스 칼럼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용민 소장은 "건강보험이 운영하는 일산병원 자료를 기초로 한 외부 기관의 연구결과 의료기관 추정원가보전율이 70% 정도"라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시장경제에서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스템이 아닌 당국의 통제 아래 최소한의 생존만을 위한 비용을 보상받는 현 의료제도에서는 사고예방을 위한 충분한 투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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