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계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와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에 반대하는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발족식을 열어 "문재인 케어 저지 등 의료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모든 합법적인 투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케어는 재정 추계를 잘못해 이를 지속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이 정책은 대한민국 의료공급 체계를 붕괴시키고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투쟁위원회 홍보위원회 조직강화위원회 전문위원회 등 4개 분과위원회로 구성했다. 비대위는 각 진료과 의사들과 지역 의사들, 전공의 등을 투쟁 세력으로 모은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필수 비대위원장은 "의료계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의료계가 원하는 것을 관철시킬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급여의 급여화 전에 수가 인상부터 ”
의료계가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이유는 정부가 의료수가를 인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급여를 전면 통제한다는 데 있다.
문재인 케어란 보건복지부가 2022년까지 5년간 30조 6000억원을 투입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현행 63.4%에서 70%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을 말한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대부분의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나머지 3800개 비급여를 예비급여 항목에 넣었다가 급여화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건강보험에 등재된 치료는 급여라 하고 그렇지 않은 치료는 전액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로 비급여라고 한다. 급여는 정부가 의료수가로 가격을 고정시켜 환자 본인부담금을 뺀 나머지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 사실상 미용·성형을 제외한 대부분의 치료는 건강보험에 등재되고 정부가 수가로 가격을 고정시키게 된다.
비대위는 “국내 의료기관은 민간이 93%이지만 정부가 정한 의료수가는 원가의 69%에 그친다"라며 "문재인 케어 예산 30조6000억원에는 원가 이하의 수가 정상화에 대한 예산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는 5년 내 수가 정상화 이행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라며 “문재인 케어는 보장성 강화 목적보다 비급여를 금지하고, 비급여의 범죄화를 노골적으로 밝힌 예비급여 편법 제도”라고 지적했다.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하면 오진 위험"
의료계는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이용해 환자를 진단하면 오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한방이 환자에게 안전성을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리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과 인재근 의원은 한의사에게 의료기기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한의사협회가 국회의원들에게 수억원대의 금품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수사기관에서 확인됐다.
비대위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허용은 지난 50년간 존중돼온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은 흔들고, 의료 원리를 부정할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한의사의 의료기기 입법 로비 사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한방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라며 “복지부 내에 한의학정책과를 집중 공격해 폐지하도록 하고, 한방 건강보험을 국민건강보험에서 분리하는 제도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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