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19 19:24최종 업데이트 26.07.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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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료, 피부·미용 넘어 세계 '예방의료' 허브되나…외신들 주목

가디언지, '미국 흑인 여성들 사이 한국 건강검진 찾아 한국행 늘어난다' 보도

사진=영국 가디언지 홈페이지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차별과 진료 지연을 겪는 흑인 여성들이 예방 중심, 환자 중심 의료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미용 성형이 아닌 심혈관·부인과·갑상선 등 종합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서울의 의료기관을 찾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The Guardian)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의료의 한계에 직면한 흑인 여성들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Faced with inadequate US healthcare, Black women fly to South Korea: ‘It could save your life’)는 보도를 냈다. 

보도에 따르면,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더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찾아 국경을 넘어왔다. 멕시코의 치과 치료, 캐나다의 처방약, 터키의 모발 이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관광의 새로운 목적지로 한국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흑인 여성들 사이에서 서울행 항공권을 예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포용적인 진료 경험’ 때문이다.

가디언지는 "한국은 세계적인 미용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방문객들은 미국보다 접근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적은 종합적인 예방의학과 정밀 진단 시스템을 경험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흑인 여성들의 종합 건강검진 수요가 두드러진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흑인 여성은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고, 고혈압 유병률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유방암 등 부인과 질환에서도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사례가 많으며, 이는 구조적 불평등과 암묵적 편견, 검사 접근성의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런 배경에서 심혈관 영상, 갑상선 초음파, 부인과 검사, 혈액검사, 전문의 상담 등을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예방 중심 검진은 편의성과 함께 충분한 진단 기회를 제공한다.

워싱턴DC에 거주하는 아드주아 아그야폰(Adzua Agyapon)은 지난 4월 서울에 위치한 의료센터에서 종합검진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10cm 크기의 자궁근종을 발견했다. 검사 비용은 600달러 이하였다. 

그는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에서 매년 검진을 받고 의료진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음에도 전혀 알지 못했다. 과정이 복잡하거나 답답하지 않고 매우 간단하게 느껴졌다. 의료진은 매우 친절하고 배려심이 있었으며, 이런 경험은 미국에서는 느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가디언지는 "한국 의료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환자 중심’ 접근을 꼽았다.   

한국에선 예방검진이 의료문화에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기업과 정부가 이를 지원하고, 병원은 검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한국이 미용뿐 아니라 종합 의료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그 매력은 단순히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미국 의료에서 부족했던 요소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Himedi


한편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의 의료관광이 미용 성형 중심에서 예방·진단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혈관·내과·피부과·건강검진 등 분야에서 한국은 비교적 낮은 비용, 짧은 대기시간, 패키지화된 검진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환자 유입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온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국 환자들의 한국 방문은 2019년 5만3827건에서 2025년 17만3363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중국(61만8000명), 일본(60만), 대만(18만5000명)에 이어 국가별 환자 방문객 수로 4위에 달하는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따져도 2019년 49만명에 불과했던 한국 방문 해외 환자들은 2025년 201만명으로 불어났다. 

다만 정작 한국 의료계에선 정책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한국 의료 관광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의료의 발전에 따른 희소식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의료 수가가 매우 낮아 비용적 메리트가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비행기와 진료 비급여 비용을 합쳐도 외국인들이 본국에서 진료하는 것 보다 싸다면 이는 우리 의료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외신이 감탄한 한국 의료의 압도적인 가성비와 속도는 단순한 '의사 머릿수'가 아니라, 치열한 민간 경쟁이 키워낸 고효율 진단 인프라 덕분"이라며 "정부가 비급여를 옥죄어 병원의 생존 축을 무너뜨리고 소송 리스크마저 방치하면서 인위적인 의대 증원만 외치는 것은 현장을 망가뜨리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로 전문의들이 필수의료를 포기하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간단한 처치조차 수개월을 대기하며 막대한 위험 비용을 치르는 ‘고비용·저효율’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의료 # 한국의료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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