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술이전, 파트너링 등을 위해 바이오 USA에 대거 출격한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중국 최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불참하는 만큼 국내 기업의 파트너링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한국관은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돼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가 2024가 이달 3~6일 4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다. 이는 전 세계 88개국, 9000개 이상 기업, 2만여명의 참관객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종합 바이오 컨벤션으로, 전시, 컨퍼런스, 파트너링부터 각종 부대행사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번 행사는 '비즈니스와 혁신의 융합이 시작되는 곳'(Where Business+Breakthroughs Converge)을 주제 진행되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대거 참가한다.
미국 생물보안법안 통과로 인한 중국 CDMO 기업 불참…국내 기업에 호재로 이어질까?
올해 행사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 최대 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의 불참 소식이다. 이는 미국이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발의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물보안법안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으로, 미국 환자 데이터와 납세자의 돈이 중국 바이오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내용과 바이오의약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생물보안법안안이 제정될 경우 중국 CDMO 기업인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 유전체분석 장비를 개발하고 유전체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기업 BGI 등은 미국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러한 미-중 갈등이 국내 CDMO 기업에 파트너링과 수주 확대 등 반사이익을 줄지 주목된다.
실제로 하나증권 박재경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바이오 기업과 미국 연방정부의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이 올해 1우러 최초 발의됐다. 연내 최종 입법이 기대된다"며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초기단계 프로젝트 비중이 53%로 높아 CDO 부분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발혔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의약품 생산처는 인허가 필요 등으로 단기에 변경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바이오 USA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에스티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씨드모젠, 이엔셀 등이 CDMO 분야에서 생산 능력을 알리기 위해 바이오 USA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는 부스 벽면에 콘텐츠 윌을 설치해 2025년 준공되는 5공장을 포함한 세계 최대 78만4000리터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고객 맞춤형 위탁개발(CDO) 플랫폼 서비스, 항체·약물 접합체(ADC) 포트폴리오 확장 등 CDMO 경쟁력을 강조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로운 CDO 슬로건인 '신속하게, 유연하게, 고객을 중심으로 (Agile, Flexible, Focused on You)'를 공개해 글로벌 고객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이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스폰서십 활동도 진행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의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증설 중인 ADC 생산 시설과 3월에 착공한 12만리터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될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회사는 상호 보완적인 두 캠퍼스의 제조 전략을 통해 대규모 항체 의약품부터 ADC 생산까지 잠재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기반으로 미국과 아시아 내 CDMO 거점을 확보하고, 최근 개설한 보스턴 세일즈 오피스를 통해 영업과 네트워크도 강화할 예정이다.
차바이오그룹은 차바이오텍 미국 자회사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 부스와 차바이오그룹 부스, 총 2개의 전시부스를 운영한다.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행사 기간 동안 고객사 및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러한 경쟁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최근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국 현지에 CGT CDMO 시설 갖추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적극 수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씨셀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역량 등에 대한 기술 경쟁력 강화와 세포유전자치료제 APAC 수주 기회 확보에 중점에 둘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JPMHC24)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많은 관심과 미충족 수요를 확인하게 된 국내 첫 항암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 기술수출(License Out, L/O)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학회 발표를 통해 주목받은 다양한 실사용(Real World) 처방에서의 병용 케이스 ▲최근 IND 제출이 완료된 GCC2005(CD5 CAR-NK) ▲임상 시작이 임박한 GCC2003(HER2 CAR-NK) 파이프라인 소개 등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의 항체의약품 전문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CDMO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혁신신약연구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IDC' 등은 합동부스를 마련해 신규 고객사 유치에 적극 나선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장 공략에 방점을 뒀다. 중국기업 단가와 미국기업의 품질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회사의 장점을 내세워 올해 두 번째 대규모 트랙레코드를 달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로부터 실사와 수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반사이익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핵산 치료제 CDMO 사업과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기술력을 알릴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유럽 EMA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EU GMP)과 미국 FDA의 cGMP 실사·인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회사가 얻는 생물보안법에 의한 반사이익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관 최대 규모 운영…임상데이터 공유하고 기술이전 논의하는 기업은?
올해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공동·운영하는 한국관은 예년보다 약 2배 이상 확대돼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된다. 한국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 해외 방문 국가 중 가장 많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코트라는 신약개발(의약)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고 바이오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28개 기업·기관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뉴로핏, 티움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샤페론, 나이벡, 멥스젠, 압타바이오 등 다양한 기업이 행사에 참여한다.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임상에 활용 가능한 이미징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징 CRO 서비스는 미국 FDA로부터 시판 전 허가(510k Clearance)를 획득한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와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을 활용해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등 임상 시험 중에 수집된 의료 영상을 분석하고, 바이오마커를 식별한다.
티움바이오는 자궁내막증 신약 '메리골릭스(TU2670)'와 혈우병 신약 'TU7710', 면역항암 신약 'TU2218' 등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파트너십 모색에 집중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가 적용된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를 공유한다.
이뿐 아니라 혈액뇌관문(Blood Brain Barrier,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 관련 협력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BBB 셔틀을 부착한 트론티네맙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BBB 셔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트론티네맙은 로슈가 과거 임상 3상에 실패하며 개발을 중단한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일항체 간테네루맙에 BBB 셔틀을 접목한 것으로, 현재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샤페론은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기술이전, 신약공동개발, 투자 등에 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누겔'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누세린' ▲지난달 AACR에서 기술적 우수성을 발표한 나노바디 항체 '파필리시맙' 등의 기술이전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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