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의 제약사들을 사들이고 있는 화이자 본사의 행보에 따라, 한국지사도 향후 3~4년간 다이나믹한 조직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내년 하반기까지 호스피라코리아와의 조직통합을, 2017년 하반기까지는 한국엘러간과의 조직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화이자 본사는 신약 후보물질부터 꽤 덩치가 큰 제약사까지, 유망하다 싶은 성장동력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지난 달 '보톡스' 제조사 엘러간을 1600억달러(약 186조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하며, 자산 규모 3220억달러(380조원)의 세계 최대 규모 제약사 탄생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미국 제네릭 제약사 호스피라를 170억달러(20조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한국 지사도 지난 9월부터 호스피라코리아의 흡수통합을 시작했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이 결정되면 본사의 조직통합에 통상 1년, 각국 지사들의 조직통합에 1년이 걸리는데 이 절차가 순차적 혹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보통 1~2년이 걸린다.
조직통합은 법적 통합뿐 아니라 회사 소재지 및 인력 통합, 의약품 허가자 변경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호스피라의 경우 한국지사 규모가 작은 편이다.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호스피라코리아의 직원은 30명 안팎이며, 이들은 내년 하반기까지 한국화이자 명동 사옥으로 옮길 예정이다.
호스피라는 주로 항암 주사제, 항생제 등을 취급하고 있다.
반면, 엘러간은 조직규모가 크다.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지사도 직원이 200명 가까이 된다.
'보톡스', '쥬비덤' 등 피부미용 제품이 가장 유명하고 안과, 신경과, 소화기, 산부인과, 비뇨기과, 심혈관, 감염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엘러간에 대한 흡수합병은 본사가 2016년 하반기까지, 각국 지사가 2017년 하반기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실질적으로는 화이자가 엘러간을 인수하는 것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엘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방식을 취한다.
절세 목적 때문이다. 아일랜드에 본사가 있는 엘러간이 미국에 본사가 있는 화이자를 인수하면 아일랜드의 저렴한 법인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합병 회사는 아일랜드의 법적 소재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명은 화이자로 바뀔 예정이다.
조직통합 완료 이후에도 변화는 계속 된다. 당초 화이자는 법인을 두 개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엘러간 합병으로 2018년 이후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즉 엘러간 합병이 끝나더라도 또 다시 법인 분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논의 자체를 2018년 이후로 미룬 거라 그 때가 돼야 계획이 나올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앨러간 합병 등과 관련된 본사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나와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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