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16 08:25최종 업데이트 26.01.1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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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위는 돈 문제 논의대상 아니다?...의사수 이대로 늘리면 2040년 의료비 250조, 2060년 700조

의사 수 추계, ‘의료 접근성 문제’ 아닌 ‘국가 경제가 지속적으로 지불 가능한 인력 규모' 설정 필요

[칼럼]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의료계는 정부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의 발표를 보고 다시 한번 극심한 논쟁에 휘말리게 됐다. 의사 추계의 본래 목적은 단순히 머릿수 계산(Head count)에 의한 숫자 제시가 아니고, 숫자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이견을 관리하는 과정과 합리적인 설명이 뒷받침돼야 한다. 추계위가 도출한 결과를 놓고 내부 이견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조정’이 아닌 ‘투표’로 결정했다는 방식이 놀랍다. 아마도 추계위 구성원의 특성과 추계 기간을 살펴보면 다른 대안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발표대로 추계위가 독립성을 갖고 운영됐다면, 그리고 전문성이 확보됐다면 현재의 추계 결과로는 도저히 보정심에 올려 정책 전환 작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양심선언’은 있어야 했다.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포장된 추계위의 초보적 ‘추계 연습자료’와 같은 결과로 의대 정원을 논의하는 것을 보며 우리 국가의 역량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추계는 ‘정책 결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형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분석 도구로 간주된다는 것은, 국제적 표준이다. 특히 추계가 곧 정책을 정당화하는 절대적 결론이 아니다. 추계의 본래 기능은 정책 설계에 대한 감정과 평가를 위한 증거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본래 목적의 본질이다.

정부가 흔히 인용하는 OECD 자료만 봐도 정부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의 발표를 보고 다시 한번 극심한 논쟁에 휘말리게 됐다. 의사 추계의 본래 목적은 단순히 머릿수 계산(Head count)에 의한 숫자 제시가 아니고, 숫자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이견을 관리하는 과정과 합리적인 설명이 뒷받침돼야 한다. 추계위가 도출한 결과를 놓고 내부 이견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조정’이 아닌 ‘투표’로 결정했다는 방식이 놀랍다. 아마도 추계위 구성원의 특성과 추계 기간을 살펴보면 다른 대안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발표대로 추계위가 독립성을 갖고 운영됐다면, 그리고 전문성이 확보됐다면 현재의 추계 결과로는 도저히 보정심에 올려 정책 전환 작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양심선언’은 있어야 했다.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포장된 추계위의 초보적 ‘추계 연습자료’와 같은 결과로 의대 정원을 논의하는 것을 보며 우리 국가의 역량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추계는 ‘정책 결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형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분석 도구로 간주된다는 것은, 국제적 표준이다. 특히 추계가 곧 정책을 정당화하는 절대적 결론이 아니다. 추계의 본래 기능은 정책 설계에 대한 감정과 평가를 위한 증거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본래 목적의 본질이다.

정부가 흔히 인용하는 OECD 자료만 봐도 공급과 수요 추계 그 자체로 정책을 결론짓는 것이 아니라, 정책 패키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각주를 달아 설명한다. 그 이유는 추계만으로는 의료제도의 구조와 근무 환경, 행태 변화 등을 세세하게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추계가 정책 결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추계의 철학적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추계 자체가 100% 과학과 일치하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이를 바탕으로 내리는 정책 결정은 가장 합리적이고 위험부담이 적은 사회적 정치적 선택이라는 그야말로 힘겨운 작업이다. 

2060년 의료비 700조 원 규모 폭증 변수는 반영 안해 ‘초보 연습’ 같은 인력 추계  

OECD 표준의 국제적 추계 절차는 우선 문제 정의와 정책적 맥락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추계가 무엇을 결정하지 않는지 명시)하고, 그리고 현황 분석(현재 인력 규모, 분포, 이용 실태 등), 공급 모형(양성, 유입과 유출, 참여율, 근무시간 등), 수요 또는 필요 모형(인구, 역학, 의료 이용 등), 생산성 및 직종 혼합 보정(FTE, 업무 분담), 시나리오 설정(정책적 중립과 정책의 민감성 반영한 시나리오), 불확실성과 민감도 분석(단일 값이 아닌 범위 제시)을 거쳐 추계의 결과를 놓고 해석과 정책 대화로 이어지는데, 이 단계에서 추계 근거와 정책 선택은 명확히 분리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비록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여러 분야에서 정부 기능은 아직 현대적이고 선진화된 면모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학생과 젊은 의사의 희생으로 의사 추계위를 구성했고 회의록도 공개했다. 그러나 추계위 설립 논의 초기부터 의료계와 젊은 세대 의사들은 현재와 같은 추계위 구성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예상된 추계위 활동의 한계를 보며 결국 의료계의 우려가 현실로 잘 나타나고 있다. 

추계위 12차 회의자료에 의하면, 제시된 추계모형을 기반으로 진료비를 환산할 경우, 2040년 약 250조 원에서 2060년 최대 700조 원 규모의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을 보고했다. 그러나 추계위 회의에서 돈 문제를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위원의 주장으로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았다. 추계위라면 반드시 이 문제를 짚어 논의했어야 하고, 추계에서 중요한 변수로 포함해야 함에도 이를 고의로 무시한 것이다.

현재의 추계 결과를 아마도 선진국의 추계 방식의 시각에서 보면 ‘추계 초보 연습 결과물’도 안돼 보일 것이다. 추계라는 작업 자체의 피할 수 없는 한계도 존재하여 매우 어려운 것인데, 추계팀 구성과 운영 자체도 너무나 제한이 많아 보인다. 달리 표현하면, 추계위를 구성하는 실행팀의 역량이 너무 취약한 구조다.

한 위원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의 추계는 향후 현재 대비 2~3배를 상회하는 지출 구조를 가져와 결국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은 결국 보건의료 재정 파탄이 예상되는 결과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해석은 생략하고 다만 결과만 단순한 수치로만 발표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추계가 지닌 비과학적인 속성 때문에 그나마 합리성을 보완하려면 다양한 가정에 대한 설명과 변수의 민감성에 대한 설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 거시경제 규모나 전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추계에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추계를 단순한 머릿수 계산으로 착각하는 위원들이 있다는 의미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추계위의 전문성과 구조가 너무 정치화된 것이다.   

경제적 지속 가능성 고려치 않은 추계, 민주적 방식만 포장한 재정 파탄형 정치 놀음

추계에 대한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된 호주는 보건부의 문건으로 호주의 경제성장과 인력 추계에 대한 명확한 제한을 정부 문서로 명시한다. 보고서에는 의료 인력 증가율을 장기적 국내총생산 규모인 GDP 성장률과 동일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향후 15년간 생산성 향상률을 2% 수준으로 가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추후 조정에 필요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인력 모델링 결과를 매년 업데이트할 것도 주문한다. 이 모든 것은 모든 호주 국민에게 고품질의 접근 가능하고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는 보건 시스템의 목표를 뒷받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호주 보건부의 이 보고서는 모델링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의대 입학 정원 확대(의사 증가)를 추진하지 말라고 명시했다. 보고서의 영문 그대로 옮기면, “No change should be made to the total (domestic and international) medical student intake in 2015.”이다. 

호주의 보건부 의사 추계에 관한 보고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호주의 중·장기 의사 인력 수급을 전망하기 위해 의료 수요와 공급을 단순 인구 증가나 과거 추세에 의존하지 않고, 거시경제 여건을 핵심 제약 조건으로 반영한 추계 모델을 사용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의사 인력의 장기 성장률은 호주의 장기 GDP 성장률 전망과 연동된 제약(constraint) 조건 하에서 설정한 것이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수요와 의료 인력 규모가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가 감당이 가능한 재정과 지불 능력 범위 내에서만 지속 가능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이는 의사 인력 증가율이 장기 GDP 성장률 전망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한 조치다. 보고서는 이러한 접근을 통해 ‘경제성장 ↔ 의료 수요 ↔ 의사 인력 규모’ 사이의 구조적 연계를 명시적으로 모델에 포함했다고 설명한다. 즉, 단기적인 지역 인력 부족이나 특정 진료과의 수요 증가만을 근거로 의대 입학 정원이나 전체 의사 수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반드시 장기적인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GDP 기반 제약 모델은 이후 제시되는 정책 권고, 즉 의대 입학 정원의 동결 또는 신중한 조정을 거쳐 의사 인력 증원 논의는 경제 전망이 뒷받침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결론의 핵심 근거로 작동하게 한다. GDP 성장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둔화하는 국면에서는 의사 증원을 자동적이고 상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호주는 의사 수 추계를 ‘의료 접근성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가 지속적으로 지불 가능한 인력 규모’의 문제로 설정한 것이다. 보정심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목표가 잘해야 GDP 2% 달성이고 의료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참고 자료>
https://www.health.gov.au/resources/publications/doctors-australias-future-health-workforce-report?language=en&utm_source=chatgpt.com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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