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2.26 15:21최종 업데이트 22.03.0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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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대 이재태 교수가 평생 수집한 ‘삶에 깃든 종’ 전시회에 초대합니다"

[의사들의 부캐] 30여년간 세계 역사·문화·예술 종교가 담긴 종 1만여점 수집...경북대 전시관서 500점 전시

경북의대 핵의학과 이재태 교수가 4월 2일까지 '삶에 깃든 종'을 주제로 종 경북대 박물관에서 세계의 종 전시회를 진행한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경북대 의과대학 핵의학과 이재태 교수가 경북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한달 여간 ‘삶에 깃든 종‘을 주제로 세계 각지의 종 전시회를 진행한다. 

이 교수는 1991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수를 받던 시절 우연한 기회에 한국에서 제작된 종이 미국으로 수출된 것을 보고 남다른 감회를 가졌다. 그리고 나서 종을 하나둘씩 수집하다 보니 어느덧 30여년간 세계의 종 수집에 매진해왔다. 

그가 수집한 세계의 종은 전체 1만여점. 자택과 교수 연구실, 병원도 모자라 집을 한 채 빌려서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 중에서도 예술적 작품성이 있는 종을 재질이나 형태, 주제별로 추리고 추려서 500점을 전시했다.  

전시 첫날 경북대 박물관에서 만난 이재태 교수에 따르면 그는 맨 처음에는 세계 학회를 다닐 때마다 곳곳의 종을 수집했다. 그리고 나서 세계 경매사이트를 돌면서 종을 꾸준히 모았다. 종의 가격은 천차만별로, 무료로 받은 것부터 있고 수십만원,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경매로 구매한 종의 국제배송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파손돼 애태우기도 하고, 사전설명과 달라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시골 자전거상점에 들러 자전거에 부착하는 종을 사갖고 오기도 했다. 종 수집이 일종의 '부캐(부캐릭터)'였지만 '본캐'만큼의 열정을 쏟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문학, 신화, 종교에 등장하는 인물을 조각하거나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 기념물로써의 종, 생활 속의 종 등 우리 삶에 깃든 19~20세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재질과 용도로 진화한 종을 만나볼 수 있다. 

서양에서 종은 주로 신하를 부르거나 호출할 때 쓰여 ‘노예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식사를 한다거나 함께 모이자는 의미로도 많이 쓰였다. 결혼식을 할 때 종을 선물하기도 했다.   

가령 일상을 만드는 소리를 울리는 탁상종은 종소리를 내서 주의를 집중시키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요청할 목적으로 제작됐다. 현재도 호텔, 학교, 가게, 식당, 은행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웨딩종을 주고 받기도 했다. 식탁 위의 다이닝벨은 식사 도중 필요한 것이 있으면 주부나 하인을 부를 수 있도록 여러 식기의 아래쪽에 탁상종을 넣었다. 1차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기념하기 위한 종도 있다. 종은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미사할 때 종을 울리거나 신부·수녀의 모습을 담은 종도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종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한국의 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서양에서는 일상 속에서 여러 용도의 종을 사용했다. 예술가들은 장식적 요소를 부여해 아름다운 종을 만들기 위해 예술작품으로 종을 만들었다”라며 “금속, 유리, 도자기 등 다양한 재질과 형태로 제작됐고 때로는 역사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삶을 반영해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이 교수는 종을 수집할 때 역사, 문화, 종교, 예술 등 다양한 그 시대의 문화를 직접 찾아보고 공부해가면서 종을 수집했다. 이 교수가 모든 종을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어느 종에 더 애착을 갖는다고 말하기 힘든 이유다. 국내에서도 종수집가들은 더러 있지만 세계 속의 종을 수집하는 사례는 드물다. 
사진 가운데 가장 고가인 은제여왕종. 독일 19세기.  사진='삶에 깃든 종' 전시회

이번에 전시된 종 중에서 ‘여신 청동종’은 로댕의 제자이자 여성조각가가 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가장 비싼 종은 ‘은제 여왕종’으로, 600만원에 달한다. 독일 19세기 때 만들어졌고 30cm 대형 크기로 얼굴과 손을 상아로 만들었다.  

이 교수는 수년 전 충북 진천종박물관에서 5차례 종 전시회를 가진데 이어 정년을 1년 앞두고 의미있는 전시회를 열게 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출품하지 않았지만 기원 전 8~6세기 경 페르시아에서 만든 청동종도 소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나 공식적인 기관에서 종과 관련한 작은 박물관을 건립하면 그동안 수집한 종들은 기증하겠다"라며 "사람들에게 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통해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보여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태 교수는 1982년 경북의대를 졸업하고 내과 전문의와 핵의학과 전문의를 함께 취득했다. 미국국립보건원 연구원, 과학기술부 의과학분야 기획위원장, 대한핵의학회 회장, 제2대 대구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20세기 초 유럽의 유리종. 사진='삶에 깃든 종' 전시회
19~20세기 유럽 인물 도자기 종. 사진='삶에 깃든 종' 전시회
동물 모양으로 제작된 탁상종. 사진='삶에 깃든 종' 전시회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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