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남인순 의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 기부금 약정 파기" 의혹 제기
기획재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NMC) 현대화 사업·중앙감염병병원 구축 사업에 대한 적정성 재검토를 진행한 결과, 기존 요구안 보다 병상수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송파구병)은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의 기부금 약정을 파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 의원은 "NMC 신축이전 현대화사업은 2003년 원지동 이전 방안이 제시된 후 19년이 경과했으나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지난 2019년 원지동 사업 부지의 소음기준 초과 등 제약사항으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했고, 2020년 4월 코로나19 방역이 정국의 핵심 안건으로 부각됨에 따라 서울시장이 서울시 중구 방산동에 소재한 ‘미 공병단 부지’로 이전 부지 변경을 제안하면서 부지 신축이전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방산동에 신축될 NMC 본원 현대화사업 및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 건립 규모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NMC와 협의해 기재부 등에 요구한 내용을 보면, 병상수의 경우 NMC 현대화사업 80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 의원은 "기재부가 지난 8월 24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통해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한 결과를 보면, NMC 현대화사업은 요구안 800병상에서 1안 496병상, 2안 596병상으로 줄었고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도 요구안 150병상에서 134병상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적정 규모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정부가 2021년 6월 수립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따라, NMC는 신축이전과 함께 민간영역에서 의료공백이 확대되고 있는 응급, 외상, 감염병, 심뇌혈관, 모자의료 등 필수 중증의료 분야의 국가중앙센터로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립대병원 중 필수 중증의료 분야 2~3개 권역센터로 지정된 곳은 1000병상 내외의 규모다. NMC가 필수 중증의료 5개 분야 국가중앙센터 역할을 수행하려면 적어도 800병상 이상 규모는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또한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은 국정과제로 추진해 왔고,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감염병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모병원인 NMC은 최소 800병상 이상을 확보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임상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면서 "모든 의료인력은 감염병 재난위기 대응을 위하여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감염병 위기시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병상 축소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의 기부 약정에도 위반된다"며 "예산이 아닌 기부금은 기부금 취지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횡령 등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4월 28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이 150병상 이상의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을 목적으로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에 5000억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인프라 확충과 양 기관의 연구지원 등에 2000억원 등 NMC에 총 7000억원을 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남 의원은 "그간 NMC는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조정을 협의해오면서 중앙감염병병원은 추가 국비 증액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사업계획 적정성재검토를 면제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기재부는 이를 묵살하고 규모를 축소시켰다"면서 "당초 계획한 규모를 대폭 축소시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 회장 유족의 기부금 약정에 어긋나는 만큼, 150병상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부금 뿐만 아니라 예산을 투입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전문병원을 구축하고, 또 모병원인 NMC도 감염병 뿐만 아니라 응급, 외상, 심뇌혈관, 모자의료 등 필수 중증의료 분야의 국가중앙센터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의 병상수를 확보하도록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NMC 신축은 단순한 현대화가 아니라 국가가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필수의료의 국가 중앙센터로서 ‘국가 감염병대응체계·공공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설계단계 건설사업관리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현재 방산동 공병단 부지에 대한 문화재 조사, 토양환경정화 등 사업부지 제반 절차와 건축기획 수립 등 설계공모 전 사전절차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해말 설계 공모 후 중간설계, 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2024년 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설계용역에 대한 건설사업관리 필수 수행 대상임에도, 2023년 정부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은만큼, 추가 반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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