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고 신해철 집도의인 S병원 K원장이 권 모씨를 상대로 지방흡입술을 하는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있었다며 56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K원장과 관련한 3건의 손해배상소송 중 하나이며, 고 신해철 씨를 집도하기 이전에 발생했다.
권씨는 2013년 10월 S병원 K원장으로부터 복부 성형술, 복부 및 가슴 옆쪽 지방흡입술, 유방확대술, 유륜 축소술을 받았다.
권씨는 수술후 자신의 유륜이 상하 대칭이 맞지 않자 2차 유륜 축소술을 받으면서 상완 지방흡입술도 함께 했고, 이틀 후 한차례 더 상완 지방흡입술을 받았다.
권씨는 시술 이후 복부가 울퉁불퉁하고, 움푹 팬 곳이 있으며, 하복부에 전장 42cm의 반흔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배꼽이 오른쪽으로 편위되어 있다.
또 유방에서 다발성 종괴가 만져지고, 유륜 주위에 타원형의 불규칙한 형태의 반흔이 있으며, 상완 내측 피부가 울퉁불퉁하고 늘여져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10월 K원장의 과실을 인정해 5688만원 손해배상 판결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인 서울고법 역시 최근 K원장에게 의료과실이 있었다며 권씨에게 5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법원은 "권씨의 복부 및 배꼽 주위에 남아있는 반흔은 복부성형술 후 불가피하게 남게 되는 정도의 것이 아닌 추상 반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복부에 울퉁불퉁하고 움푹 팬 곳이 생긴 것은 시술 과정에서 천층부의 지방을 흡입하는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규범적 의료행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진료행위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은 "자가지방이식을 통한 유방확대술은 지방괴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지방세포 파괴를 줄이는 무균 및 비외상성 조작이 필요한데 현재 권씨의 유방에 있는 다발성 종괴들은 지방이식 과정에서 이런 조치를 게을리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원은 "K원장은 권씨의 상완에서 지방을 과다하게 흡입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해 상완이 자연적으로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변형됐다"고 판단했다.
K원장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번 손해배상사건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K원장이 고 신해철 씨를 수술하기 이전에 발생했으며, 이후 K원장으로부터 수술을 받은 신해철, 호주인 K씨는 사망했다.
이 때문에 K원장은 1건의 업무상과실치상죄, 2건의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3건의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려 있다.
한편 검찰은 최근 신해철 사망사건과 관련, K원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며, 서울동부지법은 내달 25일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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