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22 20:58최종 업데이트 26.08.2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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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허원은 또 다른 의사 규제기구 아냐…자율규제로 의사 권익 보호"

전 회원 면허등록부터 단계적 기능 확대…2029년 이후 의협서 독립기구 목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이얼 팀장, 단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미정 교수, 대한의사면허원설립준비위원회 안덕선 위원장,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 대한의사면허원설립준비위원회 신기택 간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사면허원 설립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또 다른 의사 규제기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의사면허원설립준비위원회이 "의사를 추가로 통제하기 위한 기구가 아니라 전문가가 스스로 책임지는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설립준비위는 우선 전 회원 면허등록부터 시작해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대한의사협회와 법적·기능적으로 분리된 독립기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대한의사면허원설립준비위원회와 서울특별시의사회는 22일 대한의사협회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의료를 위한 전문가 중심 의사면허관리체계'을 주제로한 공동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해외 의사면허 관리체계와 전문가 자율규제의 필요성, 대한의사면허원 설립 추진 과정과 향후 운영 방향 등이 논의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이얼 팀장

"자율규제, 의사 통제 아닌 전문직 권익 보호위한 장치"

우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이얼 팀장은 면허관리기구를 통한 자율규제는 국민과 환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의사의 전문적 자율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면허기구가 국민과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의사를 규제하는 기관으로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역사적·제도적 관점에서 보면 의사라는 전문직 집단의 권익과 특권을 유지해주는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면허관리기구가 등록과 면허 발급·취소 등을 통해 무자격자의 의료시장 진입을 막고, 동료평가를 통해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가 발생한 의사를 곧바로 징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 문제나 역량 부족 등에 따라 교육과 지원을 제공해 다시 진료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면허관리체계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언급했다.

이 팀장은 "의사 징계만이 답이 아니다. 진료적합성과 진료기준 위반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소수의 비윤리적이거나 실력이 부족한 의사의 부적절한 행위가 발생하면 집단 전체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외부 규제 개입이 작용하게 된다. 면허기구가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대중의 신뢰를 높이고 외부 통제의 명분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분쟁에서도 전문가 집단이 합의한 진료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의료분쟁이나 소송이 발생했을 때 의료행위를 평가하는 기준이 판사의 법적 지식인지, 대중의 감정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 집단이 합의한 정당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진료했다는 전문적 기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미정 교수

해외는 면허 등록·갱신부터 조사·징계 등 체계적…"한국은 기능 분산, 등록체계 확보해야"

단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미정 교수는 영국과 캐나다, 미국, 호주 등의 면허관리제도를 비교하며 국내에도 체계적인 의사 등록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해외 의사면허 관리기구의 주요 역할은 크게 ▲면허 등록·갱신 ▲전문직 표준 제정·유지 ▲교육 및 전문성 유지 ▲민원·신고 조사와 징계 등으로 나뉜다.

호주와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정기적인 면허 갱신 과정에서 전문성 개발과 임상활동, 의료배상책임 보장 여부 등을 확인한다. 영국 GMC(General Medical Council)는 5년마다 재인증을 시행하고 지속적 전문성 개발(CPD), 환자안전 관련 자료, 질 향상 활동, 동료·환자의 피드백 등을 평가에 활용한다.

영국은 전문직 표준인 'Good Medical Practice'를 통해 의사가 갖춰야 할 지식과 기술, 환자와의 소통, 동료와 조직문화, 전문직업성 등에 대한 기준도 제시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면허 발급은 보건복지부, 면허신고는 대한의사협회,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국가시험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등으로 관련 기능이 분산돼 있다.

이 교수는 "명확한 등록체계를 갖추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앞으로 인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 판단하려면 지금 어떤 상황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정보와 진료 자격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외국에서는 홈페이지에서 의사 이름을 검색하면 어디에서 진료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과 동료평가를 등록·갱신과 연계하고 독립적인 민원 조사와 전문직 심판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전문가들만 참여하는 폐쇄적인 자율규제가 아닌 일반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일반 시민이 함께 참석해 객관적인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정 면허관리기구 설립 이전에도 의사단체가 자발적 등록체계와 전문직 표준, 동료평가 역량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면허원설립준비위원회 신기택 간사 발표 자료 중 일부.

10월 등록 전산시스템 시범운영…지역의사회 행정부담도 경감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는 면허관리체계 구축이 지역의사회와 개별 회원에게 실질적인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정책이사는 "면허관리원이 또 다른 규제가 아니냐는 질문도 있다. 그러나 지금 강남구에 의사가 몇 명이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우리가 모른다. 의협이 회원의 근무지역과 활동 상태 등의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면허신고나 각종 증명서 발급에도 상당한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다. 지역에서부터, 등록부터 하나씩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면허등록 시스템을 디지털화해 회원이 직접 자신의 정보를 등록·수정하고, 면허변경과 제증명서 발급, 연수교육 이수현황 확인 등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뿐 아니라 전국 의사의 지역별 분포와 활동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의사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각종 제증명서가 필요할 때 지역의사회 직원에게 전화해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들어가 확인하고 클릭하면 바로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역의사회에서도 회원 등록과 연수교육, 학술대회 운영 등에 활용할 수 있어 행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허원과 기존 의협 내 자율규제 조직의 역할도 구분한다. 전문가평가단은 지역사회의 비윤리적 의료행위 등을 접수하고 현장조사와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중앙윤리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와 징계를 맡고, 면허원은 면허 등록과 교육, 행정 집행 등을 담당한다.

대한의사면허원설립준비위원회 신기택 간사는 "현재 3개 기구 간 고유 업무 분장에 대한 합의를 완료했다"며 "면허원은 등록과 교육, 행정 집행의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올해 하반기 정관과 운영규정을 정비하고 등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10월 등록 전산시스템 1차 구축을 기점으로 시범사업을 가동하고 전 회원을 대상으로 면허등록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신 간사는 면허원의 발전 과정을 ▲인프라 구축(2026년) ▲거버넌스 통합(2027~2028년) ▲기능 완성(2029년~) 3단계로 제시했다.

1단계 의협 주도의 인프라 구축은 정보시스템을 완성하고 전 회원 면허등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등록과 전문성 관리, 연수교육 등을 담당할 내부 위원회도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면허신고 수수료 등을 활용한 재정 독립체계를 마련한다. 의사와 환자 간 소통 프로그램 등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3단계에서는 면허원을 법적·기능적으로 의협에서 분리하고 독립적인 법인 지위를 확보한다. 이를 토대로 조사권을 비롯한 실질적인 권한을 갖추고 의사 면허의 전 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신 간사는 "3단계로 기능이 완전히 완성됐을 때는 법적으로, 기능적으로 면허원이 완전히 분리되고 이익단체로부터 독립되는 법인적 지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이런 사례가 쌓여야 이후 완전한 기능을 갖추는 단계로 갈 수 있다"며 "재원 역시 스스로 마련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면허설립준비위원회 # 서울시의사회 # 대한의사협회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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