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5.01 06:29최종 업데이트 18.05.0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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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진료인 ‘심층진료’가 의료전달체계의 중요한 핵심

현 의료전달체계는 진입규제에 실패, 회송제도로 풀어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15분 진료인 심층진료가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데 필수 기능 중 하나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30일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심층진찰을 통해 환자들을 동네의원으로 회송시키는 것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데 중요한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권 단장은 "의료전달체계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동네 의원들은 경증환자를 진료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목적인데, 사실상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함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의원이 경증환자를 보고, 상급종병이 중증환자를 보기 위해서는 누군가 그 경계를 가려줘야 하는데, 사실상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권 단장은 "현재 상급종병으로 오는 환자들을 막기는 어렵다. 따라서 의료전달체계를 잘 정리하려면, 상급종병에서 경증환자로 판명된 사람들을 동네 의료기관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논의를 30년 동안 하고 있는데 해결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진입규제보다는 의사가 경증으로 판단한 환자들을 동네의원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심층진료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 단장은 30일 2017년 10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서울대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으로 내원한 대상환자 373명 중 274명의 성별과 나이를 매칭해 동일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들을 내과계, 외과계, 소아과계로 구분했다.
 
권 단장은 "이번 연구결과에서 의미 있는 것 중 하나는 회송률인데, 심층진료군의 회송률은 44.4%로 대조군 39.1%보다 5.3%높았다"며 "진료의뢰회송서와 소견서를 발급하는 적극적 회송 시에는 심층군과 대조군 차이가 15.3%까지 났다"고 말했다. 특히 내과와 외과, 소아과 모두 심층군이 대조군보다 적극적 회송이 높아 심층진료를 통해 회송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추후 증상이 생기면 재내원을 권유하거나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소극적 회송은 내과와 소아과에서 심층군보다 대조군이 높았다. 권 단장은 "서울대병원은 신환 환자의 질병 자체의 중증도가 높아 장기적으로 치료계획이 필요한 외부적 요인과 의사의 진료 시간 부족으로 인한 소극적·방어적 태도가 반영된 내부적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회송률

권 단장은 "소아과계 회송률이 낮은 이유도 서울대병원을 찾는 희귀질환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확인됐다"며 "적극적 회송률은 소아과에서도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병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환자에게 회송을 권할 시, 대부분 이를 따랐으며, 따를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은 30일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연구결과와 함께 대국민 인식조사도 공개했다. 전국의 19~69세 사이의 일반인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5일 간 의료이용문화와 의뢰·회송 정책, 심층진료제도에 대한 의견수렴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상급종병 담당의사가 진료를 종료한 후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해도 된다고 할 경우, 87.8%가 동네의원으로 가겠다고 답변했다. 대학병원에서 계속 진료 받겠다고 답한 비율은 10.3%였다.
 
이 외에도 본인이나 직계가족의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이용한 국민들은 76.6%였으며,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까지 경험한 국민은 47.0%로 나타났다.
 
76.6% 국민들 중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대학병원을 간 비율은 48.8%로, 의사의 임상적 판단과 무관하게 상급종병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환자들은 상급종병에 대한 막연한 선호도와 최신 검사와 치료 장비 등으로 상급종병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단장은 "국민들이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이유가 1,2차 병의원에서는 정밀검사가 불가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24.2%였지만, 대학병원은 신뢰하지만 1·2차 병의원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26.9%로 더 높았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이용 경험 (방문이유)

다만 그는 "그러나 국민들이 동네의원을 못미더워하는 것은 아니다. 동네의원에 대한 신뢰도 또한 84.7%에 달해 신뢰하지 않은 12.2%보다 72.5% 높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권 단장은 국민들은 동네의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급종병을 찾는 국민들은 동네의원보다 상급종병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상급종병으로 가는 게이트키핑(gate keeping)시스템이 부재한 만큼 심층진료를 통해 이들을 동네의원으로 회송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권 단장은 "의사의 회송 권유에도 대학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받겠다고 답한 국민들에게 진료비 전액 부담 시 전환 의향을 묻자 65.3%가 회송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재진환자의 경우 적정 시스템과 규제로 회송했을 때 95%가 동네의원으로 회송하는 것을 동의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의료이용 문화와 정책 수용도를 조사한 결과 현 의료전달체계는 진입규제가 아닌 회송제도로 홍보를 실시해야 하며, 이러한 내용을 반영해 심층진료제도와 의뢰·회송 시범사업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이번 1차년도 연구를 진료시간만을 가지고 진행한 만큼 2차년도 연구는 수가수준과 지불방식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2차년도 연구는 수의계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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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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