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유가족들이 대한노인의학회 조종남 부회장을 명예훼손으로 16일 고소했다. 유가족은 "조 부회장의 발언은 우리 부모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 하늘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사실이 아닌 것이 마치 사실처럼 굳어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일 열린 노인의학회 2018년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조 부회장이 이대목동병원 사건에 대해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조 부회장은 해당 기자간담회에서 "유가족 측에서 의료진이 구속된 후 합의금을 2배 이상 부르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 사건 후 떼법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은 언론을 통해 공개됐고, 유가족은 16일 서울 남대문 경찰서를 방문해 조 부회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유가족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발언은 1회성 발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퍼져나가 사실이 아님에도 굳어지게 되는 것"이라면서 "고소하기까지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유가족은 이러한 언론보도가 마치 의사들에게 사실로 비춰져 유가족과 의사 간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이대목동병원을 대상으로 얼마를 요구하거나 협의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의사 커뮤니티 등에서 이러한 내용이 사실인양 돌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으면 의사들도 그렇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응하지 않으면 오해할 거라 생각했다"고 환기시켰다.
이들은 "우리는 경찰수사발표에도 입장을 크게 내지 않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도 언론과 최대한 접촉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먼저 논란을 만들고 있다. 유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유가족 대표 조성철 씨는 "솔직히 아이를 잃은 부모의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드러눕고 싶지만, 우리 부모들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며 "할 줄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우리 부모들이 떳떳하게, 품위 있게 싸우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씨는 "조 부회장의 발언은 마치 가족들이 돈에 눈이 멀어 보상을 바라는 것처럼 만들어 버렸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그런다고 우리 아이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더불어 그는 "조 부회장이 기자간담회라는 자리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계획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우발적으로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인 유가족에게 가해자의 프레임을 씌우려고 했다고밖에 이해할 수 없다. 아이들을 가지고 돈을 요구하는 부모로 만들었다. 우리는 그런 부모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도 유가족과의 합의금 관련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유가족 측과 합의와 관련해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조사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합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 우리 병원은 유족이 원할 때 합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조 부회장의 발언은 우리도 왜 그렇게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다. 병원에 누가되는 것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자 조 부회장은 이번 사건이 금전적인 흥정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며,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고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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