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11.02 04:26최종 업데이트 18.01.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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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의료진을 위해 개발한다

[인터뷰] 메디사피엔스 강상구 대표

심혈관질환 의사결정을 돕는 솔루션 개발

사진: (왼쪽부터) 메디사피엔스 이건의 CSO, 강상구 대표(CEO)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헬스케어 산업에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내걸고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철저하게 의료진 중심의 제품 개발’을 선언하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해 10월 창업해 이제 막 1주년을 맞은 ‘메디사피엔스(MedySapiens)’다.
 
본격적인 사업준비는 올해 3월부터 시작해 아직 조직을 보강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벌써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와 협력해 심혈관 협착 부위를 찾아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동물병원을 대상으로도 수의사의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메디사피엔스의 강상구 대표는 서울대 제어계측과를 전공하고, 9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듀크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전자·통신 산업 분야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은 베테랑 마케터다. 기술적인 이해도가 높으면서도 소비자 중심의 소통을 하고,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이 그의 강점이다.
 
그는 앞선 기술을 내세우며 출현하는 스타트업들을 지켜보면서 실제 제품을 사용할 수요자에게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의사’ 중심의 솔루션 개발로, 무엇이든 의사가 원하는 것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
 
강 대표는 사실 의사가 되고 싶어했다. 학력고사 시절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그는 의대를 진학하려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지방에서 병원장을 역임한 아버지가 오히려 반대하는 탓에 진로를 전향했다.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겠냐는 조언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의료사업부문을 갖고 있던 도시바와 3M등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일했지만 노트북과 스크린 보호기 부문을 맡아 그때까지는 의료 분야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유전자분석 서비스 기업인 ‘디엔에이링크(DNA Link)’에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바이오 산업 전문가로 변신했다.
 
강 대표는 미국에서 근무하며 IBM 왓슨 관계자들을 비롯해 구글, 텐서플로우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디엔에이링크의 해외비즈니스 개발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해 5월 국내에서 개최한 에비슨 바이오메디칼 심포지엄에 IBM 왓슨 부사장 줄리 바우저(Julie Bowser)의 기조강연을 연계하며 국내 헬스케어 분야에 인공지능 분위기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바이오 분야 네트워크가 풍부했던 그는 자연스럽게 바이오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하게 됐고, 임상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관련 시장이 IBM 왓슨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시장은 결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메디사피엔스의 강상구 대표는 임상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의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협력할 병원을 모색했다. 그의 경력답게 파트러닝에 강한 강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와 손잡고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환자의 영상을 자동 분석해 관상동맥 협착을 감지하고, 의사가 심혈관 질환과 같은 응급상황에 즉각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메디사피엔스가 서울아산병원과 3년의 기간을 잡고 올해 3월부터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관상동맥 협착 부위와 협착의 정도를 알려주며, 스텐트 시술로 갈지 바이패스로 갈지를 판단하는 표지자인 ‘신텍스스코어(syntax score)’를 제공한다. 프로토타입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후 기간은 학습과 응용 등을 통해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데 할애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이 솔루션은 혈관 내 초음파 등을 이용해 확인하던 방법에 비해 비침습적이면서도, 그 동안 의사들이 직접 영상작업을 해야 하던 번거로움을 덜어준다는 점에 있어서 의료진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s)가 있던 분야”라고 설명했다.
 
주로 단면 영상으로 판독하는 유방, 폐 부위 영상과는 달리 심혈관 부위의 협착을 영상으로 판별하기 위해서는 3D 영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MRI이나 CT를 이용한 고용량의 데이터 보다는 엑스레이 영상(angiogram)을 이용해 처리속도를 높이고 필요한 기능만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뒀다.
 
메디사피엔스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프로젝트는 ‘동물병원을 위한 왓슨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의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이다.
 
강 대표는 DNA 링크에 근무하던 지난해 외국에 의존하던 동물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한국에 도입하면서 동물병원 분야 네트워크를 자연스럽게 형성했다. 여기서 착안해 혈통검사를 위한 목적으로 주로 사용하던 유전자 검사를 동물에게도 건강검진 목적으로 도입했다.
 
강 대표는 “동물은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숫자로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의 종류는 늘고 있는데 동물별로 특성에 맞는 검사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없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니즈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은 국민소득수준(GNP) 대비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이 현재 매우 낮은 상황이며, 특히 동물병원 진료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한국에서도 잠재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물병원 시장의 장점으로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우려가 없고, 빅데이터를 빨리 모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으며, 동물용 CDSS 프로젝트가 심혈관질환 분야 AI 개발 프로젝트보다 오히려 더 빠르게 시장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사피엔스는 동물병원용 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 ‘피엔브이(PNV)’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장은 PNV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에 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을 결합해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해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동물병원 CDSS 프로젝트에 대해 “현재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기 전에 전문가 집단을 섭외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히며 “이 역시 3년의 기간을 갖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사피엔스의 강상구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의사결정보조시스템(CDSS) 연구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향후에 시장의 요구(unmet needs)가 있는 부분을 찾아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메디사피엔스는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IBM 왓슨 개발 경험을 가진 CTO 예정자를 포함해 4명의 인력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으로 초기 투자금 유치부터 준비하고 있다.
 
강 대표가 1년여의 노력 끝에 사업개발 책임자로 영입한 이건의 CSO(Chief Scientific Officer)는 분자생물학 박사로 유전학 분야의 전문가이며, 디엔에이링크의 미국지사에서 디렉터로 일했다.
 
이건의 박사는 “유전체 분석 회사에서 일하며 의료 분야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서비스 측면의 업무 보다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합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끝으로, 강상구 대표는 “의료 분야인 만큼 인류를 위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의사가 잘 진료해서 한 달 입원할 환자가 일주일만 입원하게 되면 그 혜택이 의사에게 돌아가는 의료 시스템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로 젊은 층을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며 뛰어들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에서 풍부한 마케팅 경력을 바탕으로 고객중심의 가치를 주창하며 헬스케어 인공지능에 발을 들여놓은 강 대표가 앞으로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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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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