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임상 진행한 마이클 찹 교수, "바이오시밀러 개발 품질 증명·펩타이드 조성 등 중요" 강조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돼지뇌펩티드 성분 제제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돼지뇌펩티드 성분 제네릭이 15개 신규 허가됐다. 그간 국내 세레브로리진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140억원 규모로, 사실상 삼오제약이 십여년간 독점 체계를 구축해왔다.
해당 성분의 적응증은 ▲알츠하이머형 노인성치매 ▲뇌졸중 후 뇌기능장애 ▲두개골의 외상(뇌진탕, 뇌좌상, 수술 후 외상) 등 3가지며, 적응증 중 알츠하이머형 노인성치매에 처방됐을 때 급여가 인정된다. 치매 이외의 적응증은 환자가 약값 전액을 부담(환자본인부담 100%)해야 한다. 전액 본인부담임에도 현재 인지 개선, 뇌기능 장애 개선 등을 목적으로 적극 처방되고 있다.
해당 제제의 제네릭은 다른 약제와 달리 '의약품 등'에 속하는 '한약(생약)제제'에 속해 생물학적 동등성시험과 같은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등록대상 원료의약품(DMF) 등록 절차만 거치면 바로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 디트로이트 헨리포드 의과대학 과학 분야의 책임자인 마이클 찹(Michael Chopp) 교수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찹 교수는 세레브로리진 연구를 10여년간 이어왔으며, 최근 세레브로리진과 생리식염수, 다른 제품들의 원료와 비교 임상을 진행온 전문가다.
코로나19여파로 화상전화를 통해 미국에 있는 마이클 찹(Michael Chopp) 교수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찹 교수가 지난 10년간, 그리고 최근 진행해온 연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리 연구팀은 뇌졸중, 신경 손상 및 퇴행성 신경질환의 치료법을 연구해왔으며, 특히 신경 혈관 회복 치료 분야를 개척했다. 이는 신경 손상 후 신경학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세포기반, 엑소좀과 약리학적 치료방법을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다.
추구하고 개발하는 치료는 신경학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으로, 신경보호 뿐 아니라 신경복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리모델링이 필수적이다.
특히 세레브로리진과 같이 신경회복을 촉진하는 제제들을 사용해 뇌졸중 등 외상성 뇌손상 후 신경회복을 촉진하는 분자 및 세포 메커니즘을 연구해왔으며, 중추신경계의 리모델링(remodeling)과 리와이어링(rewiring)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를 개발·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신경 손상 후 신경보호와 복구를 촉진하는 세레브로리진의 메커니즘을 심층 연구했으며, 신경학적 회복에 영향을 주는 뇌혈관 조직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 중이다.
Q. 세레브로리진 제제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했다고 하는데, 그 연구 절차와 결과를 설명해달라.
여타 다른 연구기관과 달리 전임상시험임에도 이중 눈가림 (Double blinded), 전향적(Prospective), 무작위화(Randomised) 그리고 위약 대조(Placebo controlled)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
10여년간 연구한 세레브로리진도 마찬가지의 절차를 거쳤다. 그간 연구를 통해 색전성 뇌졸중과 외상성 뇌 손상 등 많은 모델에서 치료효능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이상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메커니즘 연구에 근거해 세레브로리진은 뇌졸중, 외상성 뇌 손상 뿐 아니라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세레브로리진이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신경보호와 신경혈관 재형성 과정의 다원적 캐스케이드 유도하여 결과적으로 뇌졸중, 신경 손상 및 퇴행성 질환에서 신경학적, 행동 및 기능적 결과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Q. 세레브로리진 제네릭 제품과의 비교 연구도 진행했는가?
최근 세레브로리진과 생리식염수, 세네브로리진 제네릭 원료(중국)들을 비교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해당 연구 역시 그간 진행해온 것처럼 이중 눈가림, 무작위배정, 전향적 연구로 이뤄졌다.
뇌졸중 모델에 대한 비교 연구 결과, 제네릭에 사용되는 원료, 식염수 등은 세레브로리진이 조직이나 세포에 영향을 주는 것과 다르게 작용했다. 일부 제품들은 뇌졸중 결과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즉 세레브로리진을 표방하는 다른 제네릭 제품들이 같은 이름 혹은 비슷한 이름, 비슷한 분자량, 비슷한 펩타이드 합성물일지라도, 같은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반드시 정부기관이나 규제기관(식약처를 의미)에서 해당 제네릭 제품들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전임상, 임상연구 등을 수행해야 한다.
Q. 현재 한국에는 15개의 제네릭 제품이 식약처 등록 절차를 마치고, 일부 병원에 랜딩을 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위에서 언급했듯 비교군 제제들의 구성 성분도 세레브로리진과 달랐으며, 기계적 기반 세포 생물학 연구에서도 긍정적이고 유익한 세포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성분과 치료효과에 관한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제네릭들이 허가를 위해 독립적으로 전임상, 1상에서 3상까지의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해나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Q. 구체적으로 세레브로리진의 차이점을 설명해달라.
세레브로리진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의 임상적 효능은 주로 펩타이드의 정확한 조성과 농도에 기초한다. 펩타이드 조성 분석에서 비교군들이 세레브로리진과 다른 펩타이드를 포함하고 있었고 펩타이드 조성에 꽤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펩타이드 조성이 다른 것은 같은 제제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다. 펩타이드 분석자료는 물론, 전임상 결과 등을 토대로 볼 때 유의하게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구성성분은 비슷해도 분자구조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석탄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분자량만으로 화학물질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Q. 그렇다면 펩타이드 성분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펩타이드 조성을 평가하는 방법은 표준 크로마토그래피 등 다양하다. 미국이나 유럽의 정부기관은 해당 제제가 환자에게 사용되는 치료제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펩타이드 조성 분석자료를 제품 기준에 포함되도록 하며, 제품 구성에 대해 상세한 분석과 공개를 요구한다. 또한 전임상, 임상연구를 통해 그들 제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삼오제약 측은 식약처와 제네릭의 원료를 수입하는 휴온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적절한 절차 없이 제네릭을 허가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그러나 생약성분에 대한 적법한 절차대로 허가를 했다"면서 "만약 삼오제약 측이 제도적 허점이 있다고 판단하면 관련 근거를 가져와 이의신청을 하면 된다. 그러나 아직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식약처 관계자는 "마이클 찹 교수의 논문을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허가 받은 제네릭 제품들과 직접 비교를 한 게 아니라, 북유럽에만 허가된 제품, 소뇌펩티드 등과 비교를 했다"면서 "이들은 세레브로리진 제네릭과 성분 조성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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