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를 전문가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의 기회로 만든 대구시의사회 "코로나 대응과 행정경험 갖춘 적임자"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지명했다. 외과 전문의인 정호영 장관 내정자는 현장 진료와 의료행정의 경험을 두루 갖춘 보건의료 전문가이며, 대구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생활치료센터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아 장관 적임자로 꼽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기자회견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외과 전문의로 37년간 암 수술과 의료행정에 몸 담았다"라며 "2020년 초 대구 코로나 창궐시 코로나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며, 중증 환자와 일반 중증환자의 진료가 공백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운영체계의 틀을 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광역시의사회는 대구 코로나 위기를 이번 보건의료 전문가 출신의 장관 임명의 기회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는 역할을 했다. 그동안 정호영 장관 내정자와 경북의대 동기·후배이면서 코로나 대응 상황에서 유기적으로 호흡을 맞춰온 대구시의사회 주요 인사들로부터 이번 장관 인사에 대한 인물평과 기대를 담아봤다.
한편, 정호영 장관 내정자는 1960년생으로 1979년 경북의대에 입학해 경북대병원에서 외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부터 경북대병원 외과학 및 의료정보학교실 교수로 재직해왔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경북대병원장을 맡았고 대한위암학회 회장,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호영 장관 내정자, 윤석열 당선인과 새벽에도 메신저 주고받는 사이
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은 “장관 내정자는 선후배 관계가 매우 좋다. 의사지만 대인관계가 좋고 인품이 좋다”라며 “단순히 병원장이자 의사로 발탁된 것이 아니라 그만큼 행정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도 사회봉사단체, 장애인단체에서 두루 봉사에 참여하면서 언론과도 소통을 잘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 2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생활치료센터가 시작되고 사실상 백지 상태였을 때 정 장관 내정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당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오전에 환자 치료를 의뢰하면 저녁 6시 전에 해결될 정도로 정 장관 내정자가 빠른 대응에 힘을 보탰다”라고 했다.
정 회장은 “정 장관 내정자는 윤 당선인과도 친분이 있어서 선거 이후에 언젠가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라며 "윤석열 당선인이 선거 유세기간은 물론 당선 이후에도 보건의료 분야에서 모르는 것이 있다면 새벽이라도 정 장관 내정자에게 실시간 메신저로 물어보기도 했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대구 코로나 상황 당시 의료봉사를 했던 안철수 인수위원장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정 회장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후보 단일화 이후 대구시의사회에 특별히 방문했고, 이번 정호영 장관 내정자와 함께 만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 장관 내정자에게 "의사 출신 장관이라고 의사들에게 무조건 잘 봐달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의사라고 불이익을 주거나 무조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공정하고 원칙이 통하는 정책이 실현됐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성구 전 대구시의사회장은 정호영 장관 내정자와 경북의대 79학번 동기로, 대구시의사회장 시절 정 장관 내정자가 병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전 회장은 "정 장관 내정자는 예과 1학년 때 학생회장을 했는데 학생 발표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정견 발표를 했다. 공부도 워낙 잘하고 훌륭한 의사는 물론 뛰어난 통솔력과 리더십을 인정 받았다”라며 “의사로서는 드물게 사회 제반 현실에 대한 이해도 뛰어났다”고 평했다.
이 전 회장은 “특히 대구 코로나 위기 당시 정 장관 내정자가 전국 처음으로 만든 생활치료센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냈고, 의료기관 격리가 아닌 시설 격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이를 추진했다"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일해 달라”고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정호영 장관 내정자, 생활치료센터 반대 의견에도 타협하지 않고 가장 앞장
대구시의사회 민복기 부회장(대한의사협회 대선기획단장)은 정 장관 내정자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고 밀어붙이고자 하는 일에 타협하지 않고 가장 앞장서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민 부회장은 “2020년 2월 18일 첫번째 대구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코로나대응본부장을 맡으면서 밤을 새가면서 대응책을 마련했다"라며 "병원장들과 단톡방에서 10~20분 단위로 상황을 설명하고 논의했다. 당시 이틀동안 한숨도 안자고 일한 사람이 바로 당시 경북대병원장이었던 정호영 장관 내정자"라고 말했다.
민 부회장은 “그해 2월 26일 생활치료센터를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당시 공무원들의 반대가 많았다. 의료법상 환자가 의료기관에 입원해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라며 "하지만 대구 지역 병원들의 병상 부족으로 의료계가 생활치료센터를 밀어붙일 때 정 장관 내정자가 가장 앞장섰다"고 피력했다.
그는 정 장관 내정자의 과제에 대해 코로나 대응과 직역간 조율을 가장 주안점으로 내다봤다. 민 부회장은 “첫 번째로 코로나19가 올해 말까지 엔데믹으로 정착될 때까지 코로나에 대한 지휘경험이 있는 장관이 분명히 필요하다”라며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방역 정책 방향성을 제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부회장은 "두 번째는 의협의 입장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직역간 이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나아가 의협의 자율징계권이 강화돼야 한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단체, 그리고 의사들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이 보건부 독립을 분명한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장 보건부를 분리하지 못하더라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전문성을 가지는 동시에 실무경험이 있는 인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의사회 이상호 부회장(국민의힘 보건위생분과위원장)은 “정 장관 내정자는 오래 전부터 훌륭한 인사로 검증돼왔다"라며 "예전 DOS 시절부터 컴퓨터를 잘 다뤄서 경북대병원 전산화 당시 기획조정실장을 했다. 외과의사로 위암수술을 많이 하고 다방면으로 훌륭한 인사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그는 5개 대학병원 병원장 차원으로 코로나 대응을 해왔고 메디시티 대구를 총괄해온 실무 경험이 있다"라며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복지나 예방 분야만 우선시되고, 보건의료 역량은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정 장관 내정자가 전문성을 가진 적임자”고 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정 장관 내정자가 코로나 대응 외에 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전문가를 등용하면서 전문가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제대로 된 제도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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