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의료광고 사전심의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함에 따라 이달 말부터 불법 의료광고 단속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서울지방경찰청, 강남구보건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소비자시민모임은 25일 건전한 의료광고 문화 조성, 확산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부터 이들 단체와 함께 본격적인 의료광고 사후 모니터링에 들어간다.
또 의협, 치협, 한의협 등과 함께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불법의료광고를 자정해 나갈 계획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23일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의료법 조항이 모두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의료광고는 상업광고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헌법상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이 되며, 사전검열도 금지된다"고 밝혔다.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가 사전심의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건복지부가 이들 단체에 위탁하고, 해당 업무에 대한 지휘 감독권을 보유하고 있어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사전심의 없이도 의료광고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거짓ㆍ과장광고를 사전에 거를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사실상 없어졌다.
이로 인해 의료법상 금지된 의료광고가 증가해 국민의 의료 선택권과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단기적으로는 1월말부터 이들 단체와 공동으로 의료광고 사후 모니터링을 집중 실시해 위반의 경중ㆍ고의성 등에 따라 계도(시정조치) 및 의료법ㆍ관계법령에서 정한 제재처분을 할 계획이다.
모니터링은 의료광고가 많이 이뤄지는 인터넷 매체, SNS, 지하철 등 교통수단에 집중하며, 거짓ㆍ과장 광고, 심각한 부작용 미 표기 광고 등 의료법상 금지된 광고를 적발해 나갈 계획이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은 ▲평가를 받지 않은 신의료기술 ▲치료효과를 보장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 ▲다른 의료기관·의료인의 기능 또는 진료 방법과 비교하는 내용 ▲다른 의료법인·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을 비방하는 내용 ▲수술 장면 등 직접적인 시술행위를 노출하는 내용 ▲의료인의 기능, 진료 방법과 관련하여 심각한 부작용 등 중요한 정보 누락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 ▲신문, 방송, 잡지 등을 이용해 기사 또는 전문가의 의견 형태로 표현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국내 광고 ▲ 그 밖에 의료광고의 내용이 국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하거나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1차 위반시 경고, 2차 위반시 의사면허정지 15일, 3차 위반시 의사면허정지 30일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헌재가 의료광고 사전심의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함에 따라 현재 의협 등 의료단체는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신청을 받아 의료광고가 의료법상 금지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해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사전심의를 받음으로서 의료광고의 법 위반 소지를 미리 걸러낼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검증된 의료광고를 보는 효과가 있다"며 의료단체들의 자율심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광고ㆍ법률 전문가, 의료단체,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등과 ‘의료광고 제도개선 전문가 TF’를 구성해 의료광고 제도 개선에 나선다.
보건복지부가 헌재의 위헌 결정 취지를 반영하면서 올바른 의료광고가 제공될 수 있는 법적ㆍ제도적 개선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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