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17 15:33최종 업데이트 23.11.17 15:46

제보

정지태 의학회장 "투쟁 없인 의권 보호 어려워…의대 교수들, 의협과 발 맞춰야"

KAMC 학술대회서 의대 정원 확대 반대 표명…"의대 정원 확대는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가르는 격" 비판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그간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의학계 내부에서 '권위 위에 자는 자'는 구제받을 수 없다며, 투쟁 없인 의권 보호가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고려의대)이 17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KAMC Annual Meeting'가 열린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2층(나루볼룸)에서 현 정부가 필수의료 대책으로 내놓은 '의대 정원 증원'에 비판을 가했다.
 
정 회장은 "필수의료 인력 양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지역 간 진료과목 간 의료인력 불균형이 심각하다. 특히 농어촌 지역과 공공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의료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필수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는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정 회장은 "교육을 통해 필수의료 진로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고 빠른 조치가 필요한 의료 행위는 모두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런 위험 부담을 가지고도 기꺼이 이 일에 종사하겠다는 의사는 교육기관에서 양성되기보다는 사회의 강력한 필요에 의해서 양성된다. 따라서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에 대한 무한한 감사와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옳은 일, 좋은 일을 하고도 늘 불안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면 그런 일을 기꺼이 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현재 MZ로 지칭되는 젊은 의사들이 과연 그럴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의과대학 정원 확대 관련 논의가 이뤄지는 데 대해 정 회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이솝우화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의사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모두가 우리 집에 황금 거위 한 마리는 데리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의과대학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정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기세로 덤벼들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의료를 다 죽이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나아가 정 회장은 "권위 위에 잠자고 있는 자를 위해서 국가가 무엇을 해주겠나. 아무것도 안 해줄 것이다. 대한민국의 평화는 전쟁으로 지켜졌고, 민주화는 투쟁으로 얻었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의사협회가 머리띠 두르고 투쟁하러 나가면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투쟁을 하지 않고서는 의권을 지켜낼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며 "교수들이 의협 회비 납부를 비롯해 의협의 입장을 많이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