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김 교수는 "2018년 발표된 내용을 보면 공공의료 대학원 정책의 목표는 도시와 시골의 치료가능 사망률, 모성 사망비 등의 격차를 줄이겟다는 것이다"면서 "이 발표의 배경이 되는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연구(연구책임자 서울대의대 김윤 교수)'를 보면 서울 지역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2.8명, 충북 지역은 3.6명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런데 시골지역과 도시지역 사망률 차이가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크게 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같은 연구에서 치료할 수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환자 수가 경북 영양군이 서울 강남구의 3.64배에 달하고, 필수의료분야 지역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보건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공공보건을 강화하는 것이 과연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인가에 대해 의사들과 정부간의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400명씩 4000명을 어떻게 추산한 것일까. 의료인력정책은 교육정책과 의료정책을 가지고 여러 국가 부처들과 상의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배우는데 정말 이런 논의를 거쳤는가, 그리고 이런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료계와 논의를 했는가 이 부분이 문제다"면서 "의료인력 수요 추계에서도 의료 필요가 정확하게 산정됐는가, 여러 추계 유형 중 어떤 모형에 의해 추계된 모델이고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서남의대 남는 TO를 활용하겠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구체적인 교육 및 훈련내용과 이렇게 양성된 의료인력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근로조건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추계의 내용이 돼야 하는데 그 정도 예산이면 지금 있는 의료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몇년 전부터 의협이 주장해오던 것이다. 갑자기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데 몇년동안 줄곧 의사들의 의견이 무시되고 있어 파업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를 보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곳과 중증도보정 사망비가 높은 곳이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의료 취약지역의 중증도 보정 사망비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학조사관과 공공의료원이 아니라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지역거점병원의 접근성이다"고 했다.
또한 부산시를 예로 들며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지역거점병원과의 접근성 외 다른 문제도 있다고 했다. 서구는 부산대병원(1300병상, 지역거점병원), 고신대병원(957병상), 동아대병원(941병상) 등 3개 대학병원이 있음에도 부산시에서 심장질환 사망률이 가장 높다.
김 교수는 "심장질환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가파르고 골목이 좁아 심장 환자가 발생해도 이 사람들을 이송하기 위한 구급차가 들어갈 수 없는 주거취약지역에 해당한다"면서 "지역 사망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요인이지 지역의사와 공공병원이 아니다. 공공의대 설립의 목표가 진정 사망률 감소라면 취약계층의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협 집행부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보다 나은 대안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원하는 것이 취약지역의 사망률 감소인지, 기피대상 필수 의료과 의료인력 충족인지 파악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의사들이 제시하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이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업에 동참한 전공의들에게는 "전공의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많이 부족하지만, 의사들에게도 이유가 있다는 의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국민들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힘을 내주길 바란다"면서 "많은 교수님들이 기꺼이 자발적으로 여러분들의 일을 대신해주고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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