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포인트로 보상한다
직토, 스마트밴드 통합 플랫폼 출시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성장세를 보이던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 등의 웨어러블 기기가 올해 들어서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전해졌다.
건강관리 기능을 갖춘 스마트 밴드(혹은 스마트 워치)는 시간이 감에 따라 사용률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저가 웨어러블 기기가 시장에 퍼지면서 기존 스마트밴드 제공 회사들이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스마트밴드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연동되는 앱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로 그 돌파구를 찾고 있는 듯 하다.
스마트밴드의 선두주자인 핏빗(Fitbit)은 건강관리를 넘어 수면 분석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강조하며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 갤럭시 기어는 연동된 삼성헬스 앱을 통해 운동시간과 칼로리 소모에 대한 도전을 자극함과 동시에 이를 채팅을 통해 소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사용자들의 활동 변화를 일으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걸음걸이를 교정하는 스마트밴드 '직토워크'로 지난 2014년 5월 창업한 직토는 지난 3년 반 동안 직토워크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마트밴드 통합 플래폼 '더챌린지' 앱을 선보인다.
직토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나아가려는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서한석 대표(CFO)를 만났다.
서 대표는 "더챌린지 앱은 이달 중 정식 런칭할 계획으로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라며 "직토워크는 물론 삼성 갤럭시 기어, 애플워치, 핏빗(Fitbit), 가민(Gamin) 등 스마트밴드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에 이와 같이 웨어러블 기기를 모두 통합하는 앱은 없었던 터라 성공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서 대표에 따르면, 더 챌린지앱은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지 두 달 정도 만에 순수한 바이럴 마케팅 만으로 약 1만 5천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에 대해 "범용성이 넓어진 부분과 함께 재화(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결합되고,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상품을 스폰서십을 통해 보상으로 내걸고 있는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직토는 KB국민카드와 함께 활동량 데이터와 카드 포인트를 연계한 상품 출시도 앞두고 있는데, 게임 참여 및 보상을 위한 수단을 사용자가 보유한 잠자고 있는 포인트를 활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직토는 해당 카드사의 포인트외에도 OK캐시백도 연동돼 있는데 양사의 고객이 보유한 포인트만 3천 5백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기존에 직토워크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더밸런스 멤버십'은 걸음에 대한 보상(포인트 지급)을 자체 자산으로 충당한 반면, 현재 베타 버전을 출시한 '더챌린지' 앱은 참가비를 납부하고 도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컨텐츠와 자연스럽게 연계된 광고 플랫폼도 구축해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한층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참가비를 납부하는 방식으로의 변경은 미국의 한 대학이 6천 보 걷기를 달성하는데 어떤 자극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연구해 발표한 논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목표 걸음 수 달성에 대해 보상을 지급하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돈을 잃게 하는 경우에 참여자의 달성률이 더 높았다.
더챌린지 앱 참여자들은 목표를 달성한 경우, 도전 성격에 따라 보상을 납부한 참가비의 두 배 이상의 포인트를 받거나 후원업체의 경품을 지급받기도 한다. 달성하지 못한 경우 납부한 참가비를 돌려받지 못하게 돼 다음에는 달성하도록 노력하게끔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참가자들이 납부한 참가비는 직토의 매출로 연결되며, OK캐쉬백 포인트나 카드사 포인트는 알려진 바와 같이 특정 금액 이상이 되면 현금화 할 수 있다.
더 챌린지 앱은 참여자들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각 스포츠용품 회사들이 후원하는 달리기(걸음 목표 수) 도전에 참여하는 그룹 간의 경쟁도 유발해 재미와 함께 광고 효과까지 더하고 있다.
한편, 서 대표는 "포인트 및 상품의 보상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거짓활동(abusing)과 같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3년 반 동안 사람의 걸음걸이에 대해 연구한 회사인 만큼 딥러닝을 통해 감별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의 현물 지급이 어려운 현 규제 상황과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 문제 해결을 제안하며,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사와 연계해 개인건강기록(PHR: Personal Health Record)을 활용한 금융상품을 기획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의 활동량 데이터를 보험상품과 연계하는 것은 웨어러블 산업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인데, 최근 AIA생명이 'AIA 바이탈리티' 앱 서비스를 통해 보험 가입자가 매일 걷기 운동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면서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9월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혀 관련 업계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서 대표는 "무엇보다 현대인들에게 걷는것은 새로운 즐거움이자 문화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게 회사의 비전"이라며 "앞으로도 이어달리기나 이어걷기, 지역별 달리기 동호회 간 대결, 혹은 후원사별 동호회 간 대결 등을 기획해 이용자들로 하여금 좀 더 재밌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활동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을 통해 걷기 혹은 운동을 자극하는 사물인터넷(IoT) 프로그램의 최근 트렌드는 게임적인 요소에 앱 사용자들 간에 소셜활동을 가미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과 보상이라는 본능을 자극해 참여자들의 인기를 끌며 실제 활동을 변화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이들의 건강이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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