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08 14:09최종 업데이트 26.02.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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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약물은 동일 성분이라도 효능 달라"…안과 의사들, '안과 고위험 약물' 대체조제 제한 요구

대한안과의사회 8일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개최…대체조제가 치료 실패·책임소재 문제 야기

8일 진행된 대한안과의사회 기자간담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안과의사회가 8일 대체조제 사후통보 전산시스템 시행과 관련해 "안과 고위험 약물 영역은 대체조제 제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과 고위험 약물의 특성상 동일성분이라도 효능이 달라질 수 있어 치료 효과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취지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월 2일부터 '동일성분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전산 시스템'을 공식 가동했다. 

안과의사회 정혜욱 회장은 이날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스템은 행정 편의만을 앞세워 의료계의 우려를 묵살하고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소통 장치마저 무력화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 회장은 "대체조제 사후통보 전산시스템은 의사의 눈과 귀를 가리는 처사다. 새 시스템은 약국이 통보 내용을 입력하면 의사가 직접 심평원 서버에 접속해 이를 찾아봐야 하는 수동적 구조"라며 "진료에 매진하는 의사가 별도의 알림 없이 수시로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법령상 사후통보의 취지인 '의사의 인지 및 치료 계획 점검'을 방치한 반쪽짜리 시스템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피해는 오롯이 환자가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과 약물의 특성상 대체조제가 치료의 실패, 책임 소재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오청훈 부회장은 "현재 대체조제가 이뤄지면 약국이 전산에 올려놓은 것을 우리가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 그 전엔 어떤 약 받았는지 알 수 없다. 특히 민감한 것은 우리가 쓰는 약이 안약이다. 농도나 보존제 등에 따라 효능이 상이하다. 회사별로 같은 성분이라도 효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정혜욱 회장은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만성 안질환은 약물의 미세한 차이가 결정적이다. 주성분이 같아도 제조사에 따라 보존제, pH, 점도 등
이 다르다"며 "이는 안압 조절 효율과 알레르기 반응에 큰 차이를 만든다. 의사가 약제 변경을 통보받지 못한 상태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오진이나 잘못된 처치를 할 위험이 크며 이는 명백한 진료권 및 건강권 침해"라고 질타했다. 

이어 "책임 소재의 불문명함도 명확하다. 대체조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 시 의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특히 고령 환자가 많은 안과 특성상 약의 모양이 바뀌면 오남용 위험이 커지며, 환자가 피해를 입어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의료계의 일관된 우려를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이번 조치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흔들고 성분명 처방의 우회적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약국 업무 간소화’가 ‘환자의 안전’이라는 본질적 가치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과의사회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한 차이가 치료 결과에 직결되는 안과 전문 의약품 등 고위험 약물 영역에 대해서는 대체조제를 제한하거나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현행 시스템을 전면 중단하고,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전면 재설계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안과의사회는 안경사의 업무 범위에 ‘안경‧콘택트렌즈의 관리 업무와 굴절검사 업무’를 규정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입장을 전했다. 

정 회장은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과 과정에서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굴절검사의 시행'으로 변겅된 점은 일정 부분 의미가 있으나 근본적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며 "복지위 전체회의 과정에서 의료계는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검사로 한정한다'는 단서 조항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과에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이번 개정안을 근거로 비의료인이 굴절검사 기기 사용 범위 확대 요구, 안경 처방료, 조제료 신설 주장, 국내에 존재하지 않은 '검안사'라는 새로운 직역 신설 시도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의료체계 전반과 국민의 안건강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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