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11 06:03최종 업데이트 20.12.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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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CRO 의존·바이오 국부유출·전문인력 공급 부족 문제 심각"

해당 문제 해결·K-바이오 발전 위한 인력양성 전문기관 K-NIBRT 도입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의 전문인력이 부족해 관련 기술의 해외 유출 문제가 심각하고,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어 임상·판매 지연 등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공정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형 바이오공정(K-NIBRT)을 도입한다.
 
 사진 = K-NIBRT Kick Off Conference 2020 생중계 갈무리.

K-NIBRT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의약품 인력 양성 기관인 아일랜드 NIBRT의 교육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해 아태 지역 최고의 제약바이오 생산공정 전문인력 양성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K-NIBRT의 대학 총괄책임자인 연세대 국제캠퍼스 하연섭 부총장은 "K-NIBRT의 비전은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세계적 수준의 GMP 기반 바이오 공정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오는 2023년까지 NIBRT 시스템 도입과 프로그램 구성, 시범교육 등을 시행하고, 2024년~2025년 산학연 협력을 통한 교육과정을 정립하며, 2026년부터 시스템 자립과 인력 양성을 통한 국내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글로벌 도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NIBRT센터는 바이오 중심도시인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안이다. 송도에는 60여개의 바이오산업체가 있으며, 인천시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와 송도세브란스병원(2026년) 등이 자리할 예정이다.

센터는 GMP 공정실습, QC실습, 원료보관 등의 구역으로 이뤄진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와 공정개발실, 산학현력실 등이 있는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로 구성된다.

하 부총장은 "시범교육은 3차년 동안 진행되며, 내년부터 2022년까지 1차년도에는 4개 과정, 120명을 대상으로, 2차년도(22~23)는 7개, 210명, 3차년도(23~24)는 12개, 45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면서 "비학위, 학위 과정을 모두 운영하고, 취업과 창업까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공정에 대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과 연계·협력을 통해 바이오 미래 유망기술 분야로 교육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제약산업계는 해당 제도를 통한 전문인력 육성에 대해 적극 환영하면서, 제약바이오 생태계 선순화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K-NIBRT Kick Off Conference 2020 생중계 갈무리.

한미약품 김수진 전무는 "현재 바이오플랜트에서 바이오의약품 초기 개발부터 임상물질 생산, 상업화 생산까지 진행하고 있다. 한미 랩스커버리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공동개발,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전세계에서 당뇨병신약 등을 임상하고 있어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바이오공정에서 무균관리, 청정관리 등 균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GMP문서기록과 건체관리 등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한 과정이다. 전문인력이 없어 학사졸업 인력들에 대해 자체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시켜 현장에 투입해왔다"며 "그렇다보니 많은 실수가 발생하고 제품 리스크가 커져 임상 물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지연 사태도 비일비재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사람은 의약품 관련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목적으로, 신입교육은 물론 안전교육, GMP 교육, 직무교육, 법정교육, 환기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QC직무교육은 시험실 관리, 품질관리 및 기록, 시험법 SOP 작성, GMP 문서 기록 및 관리, LIMS 사용 방법, 유효숫자 및 반올림 규정, 일탈관리, 시험실 검체관리, 시약 관리, 시험기기 및 냉장챔버 관리, 분석법 밸리데이션, 안정성 시험, 폐기물 관리 등이 포함돼 있으며, 생산직무교육에는 제품별 공정과 잘비별 P&ID 도면 이해, 원리 숙지, 공정 및 설비 파라미터, 공정별 리스크, 데이터 트렌드 관리, FDA 인스펙션 준비, 휴먼에러사례 전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 전무는 "전문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어려운 데 더 문제는 교육을 마친 이후 잦은 이동이 발생해 공정의 전문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이제라도 K-NIBRT 제도를 시행하게 돼 다행이다. 학위까지 병행하면 바이오분야에 양질의 인력 공급이 가능해지고 궁극적으로 해외 CRO 등 없이도 국내에 인력풀이 형성돼 국내 바이오업계 발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멥신 유진산 대표도 "업체들이 외부 CRO에 의뢰하면 국부 유출의 우려가 발생하며, 개발비용도 증가하게 된다"면서 "국가 예산으로 배출되는 바이오공정 전문인력들이 국내 기업들에 배치되면 이 같은 문제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의 전문인력 대부분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데, K-NIBRT까지 수도권에 설립되면서 인력 편중 현상이 더욱 심해질까 우려된다"며 "K-NIBRT를 통해 배출된 인력들이 효율적으로 분산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GC녹십자 최성철 상무는 "바이오 분야 전문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K-NIBRT에서 생화학, 유전학, 미생물학 등 기초생명과학, 세포생물학, 면역학, 분자생물학 등 응용단계의 생명과학은 물론 기초 이론에 따른 실무 관련 역량도 함양시켜야 한다"면서 "바이오공정을 포함한 법규, 제도 등도 교육하며, 현장실습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최 상무는 "다양한 실습 교육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오픈랩스에서 충전작업 중 표면 미생물 검출시 일탈조사, 처리 방안' 등과 같은 케이스 스터디는 물론, 기업맞춤형 프로그램과 양과 질적 수준을 고려한 레벨 구분 등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접근성을 고려해 온라인, 비대면 교육도 시행하는 한편, 실무 경험이 있는 다양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지역기반 협력기관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정착해야 한다. 이는 곧 K-바이오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허경화 부회장도 "K-NIBRT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신규일자리를 창출해 선순환의 생태계 조성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 기반의 전담 강사 육성과 산학 협업, 공정 연구 개발과 기업별 맞춤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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