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14 08:27최종 업데이트 21.09.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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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방치하면 2년내 사망률 50%…빠른 진단이 환자 예후에 결정적"

[질환 인식 캠페인]④고혈압·당뇨·신부전 등 만성질환자는 최소 5년 주기 심초음파검사 도움될 것

사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개원가 질환 인식 캠페인

현재 지구상에는 약 6000~8000개의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로운 희귀질환이 의학계에 계속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전체 질환의 약 6% 남짓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치료제가 있음에도 질환이 잘 알려지지 않아 유병률에 따른 예측 환자 수보다 치료받는 환자 수가 현저히 적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는 질환도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치료를 받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선 진료현장에서 마주치기 드물고 환자가 내원했을 때 반드시 의심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가 치료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호전이 없는 등 처음과는 다른 질환이 의심될 때 떠올릴 수 있는 질환을 알 수 있도록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① 폐동맥 고혈압: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
② 유전성 혈관부종: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장윤석 교수
③ 단장증후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
④ 대동맥판막 협착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나이가 들면 산소를 머금은 피를 온 몸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도 노화로 점차 섬유화되고 칼슘이 침착되면서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퇴행성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발생하게 된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방치하면 2년 이내 사망률이 50%에 달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 또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가 치료를 받으면 10년 생존율이 62%로 개선되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많은 환자들, 그리고 환자를 1차로 진료하게 되는 개원의들이 이러한 증상을 심혈관 질환이나 폐질환의 증상으로 오인하거나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방치하기도 한다.

최근 급격한 노령화로 인해 그 국내외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빠른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에 비해 모호한 증상과 낮은 인지도로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보다 많은 개원의와 잠재 환자들에게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고,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짚어보기 위해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와 인터뷰 했다.

고 교수는 "9월부터 심초음파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시행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신부전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최소 5년에 한 번 심초음파 검사를 해 합병증으로 판막의 변화가 없는지 보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Q.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란?
심장에는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밸브 역할을 하는 총 4개의 판막이 있다. 그 중 대동맥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해 좌심실에서 심장 근육이 펌프질을 하면 피가 대동맥으로 잘 나갈 수 있게 열렸다가 닫히기를 반복하면서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한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이러한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제대로 닫히지 않아 역류되는 질환이다.
 
판막은 매우 얇고 부드러운 세 개의 막(엽)으로 돼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두꺼워지고, 석회화되고, 굳어지면서 협착이 발생하고 열렸을 때 면적이 커져야 하는데 점점 좁아지게 되는 퇴행성 변화가 온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나이가 많은 사람, 특히 70대 후반, 80대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심장의 선천적 기형으로 판막이 두 개인 이엽성 판막 환자는 일반인보다 판막이 더 빨리 닳기 때문에 조금 더 빨리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양상을 보여 60대 중반에 발병하기도 한다. 그래서 60~70대 조기에 판막 치환술을 받는 환자 중에는 이엽성 판막 환자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Q.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주요 증상은?
환자가 가슴통증, 호흡곤란, 어지러움, 숨 참, 피로감, 두근거림, 발등이나 발목이 붓는 증상 등을 호소하면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의심 해야 하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흡연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 동반했을 때 대동맥판막 협착증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대동맥판막 협착증 주요 증상.

Q.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국내 유병률은?
전세계 80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로 보고되고 있어 비교적 흔한 편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수는 2010년 4600명에서 2020년 1만 6537명으로 10년새 약 4배 증가했다.
 
사진: 국내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수 추이.

대동맥판막 협착증, 흉통·호흡곤란 호소하는 노인에서 의심해야할 질환 중 하나
 
Q. 환자 대부분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장 먼저 개원가를 찾게 된다. 잠재적인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개원의 입장에서 어떤 임상적 증상이나 위험요인에 유의해야 하나?

가장 대표적인 증상 세 가지 중 첫번째는 흉통으로, 협심증 증상과 유사하다 보니 협심증이 아닐까 해서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는 호흡곤란, 숨이 차는 증상인데, 가만히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이전보다 숨이 차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앞의 두 가지 증상은 별로 심하지 않은데 가끔 어지럽거나 실신하시는 경우가 있다.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잘 안 되고 혈류량이 적어지면서 어지러움이 나타나고, 심장 근육이 불필요하게 힘을 많이 써야 되기 때문에 흉통이나 숨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노인에서 흉통이나 호흡곤란을 호소하면 주로 심장이나 폐 질환을 먼저 의심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의 질환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겠다.

Q.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는가?

확진은 심장 초음파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심장 초음파를 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가 내원하면 먼저 청진을 하게 되는데 청진시 좁은 심장 판막을 통해 혈액이 나가면서 나는 특징적 잡음이 들린다. 대부분의 의사 선생님들이 이미 알고 계신 매우 특징적인 잡음이기 때문에 청진을 해보면 쉽게 확인을 할 수 있다. 그 외 심전도 상 파이가 굉장히 큰 경우나 엑스레이 상 심장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심장 초음파다. 가슴 부위를 외부에서 문질러서 보는 경흉부 초음파는 폐의 공기 때문에 잘 안 보이는 경우가 있고 특히 폐질환 있는 분들에서는 잘 안 보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식도를 통해 내시경으로 확인하는 경식도 초음파를 한다. 그리고 심장 초음파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한 후 석회화의 진행 정도나 심장의 구조적 특징을 정확히 보기 위해 수술이나 시술 준비 단계에서 CT나 MRI를 추가로 보는 경우도 있다.
 
Q. 내원 환자가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어떤 프로세스가 필요한가?

요즘에는 개원의 분들 중에서도 심장 초음파를 하시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특히, 9월부터 심장 초음파도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으로 더 많은 개원가에서 시행이 가능하고 환자분들 부담도 적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 초음파를 통해 1차적으로 판막 이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증도가 얼마나 되느냐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식도 초음파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때 이후 지속적인 치료와 수술/시술 가능성을 고려해 경험이 많고 전문가가 있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쪽으로 의뢰를 해 주시는 것이 다시 전원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지방 곳곳에도 종합병원, 대학병원 급 병원들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을 고려해 심장 초음파 전문가가 있는 병원으로 의뢰하면 소견에 따라 적절한 수술/시술 전문가에게 의뢰할 것이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수술 vs. 시술 각각 장단점 가져…최신 미국 가이드라인에선 65세 이상은 모두 TAVI 권고
 
Q.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판막의 협착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판막이 열리는 면적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중증, 중등도, 경증으로 중등도를 구분하는데, 경도나 중등도까지는 약물치료와 본인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판막을 넓혀주는 약물은 따로 없고, 악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콜레스테롤, 당뇨 등의 만성 질환 관리도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나는 중증 환자의 경우는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urgical Aortic Valve Replacement; SAVR)은 가슴을 열어 기존 판막을 도려내고 인공 심장 판막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e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은 2010년 도입됐으며, 가슴을 열지 않고 대퇴부 동맥 등을 통해 판막이 장착된 도관을 심장 위치까지 전달시켜 기존 판막 안에 인공 판막을 위치시키는 방식이다. 풍선을 부풀려 판막을 위치시키는 방법이 있고, 저절로 펴지는 판막을 이용할 수도 있다.
 
수술과 시술은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수술은 기존의 문제가 되는 판막을 도려내고 인공 판막을 심어 꿰매기 때문에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시술은 기존 판막 위치에 붙여 넣다 보니, 미세한 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요즘은 기술이 많이 진화하면서 많이 보완이 됐다. 석회화가 많이 진행된 환자에게는 인공 판막을 붙이기가 힘들 수 있다.
 
이처럼 수술은 좀더 확실한 반면에 가슴을 열어서 수술해야 하고 전신 마취를 해야 하기 때문에 70대 후반, 80대 고령의 노인 환자들에게는 부담이 있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개원가 선생님들도 환자가 수술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돼 병원에 보내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환자 스스로가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도 있어, 결국 대략 3명 중에 1명만 수술을 받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한 수술의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TAVI 시술로, 가슴을 열지 않아도 되고 전신 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 마취로도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고 환자 입장에서 편리한 부분이다.
 
그러나 아직 개발 및 도입된 지 10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그 내구성에 대해서는 좀더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판막에는 금속으로 만든 기계적 판막이 있고 소나 돼지의 심장 조직으로 만든 조직 판막이 있는데, 조직 판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판막과 마찬가지로 퇴행성 변화가 온다. 통상 수술에 사용되는 조직 판막은 수명을 10~15년 정도로 예상하는데, TAVI 시술에 사용되는 조직 판막도 그 정도의 내구성이 확보가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10년 이상 TAVI 시술 경험으로 보아 수술에 사용되는 조직 판막과 TAVI용 조직 판막 간 내구성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이렇듯 수술과 시술간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최근에는 아무래도 고령의 환자에서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의 부담이 적은 TAVI 시술을 선호하는 편이다.
 
Q. 최신 치료 지침이나 트렌드는 어떠한가?

우선 수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수술과 시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TAVI 시술이 수술 대비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이는 것을 입증했다. 또 점차 수술 위험도가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구가 시행됐는데, 여기서도 SAVR 대비 TAVI 시술의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다. 위험도가 낮은 환자에서 시술하면 결과는 더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진: PARTNER3 임상시험 결과. 수술 저위험군(Low-risk)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SAVR 대비 TAVI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 TAVI 시스템 사피엔이 SAVR 대비 1년째 주요 심장 사건 발생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뇌졸중 발생률, 재입원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면서 SAVR 대비 우월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자료=N Engl J Med 2019; 380:1695-1705).
 
이러한 임상 결과들을 바탕으로 최근 업데이트 된 미국의 가이드라인은 매우 진보적으로 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 위험도를 기준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 수술 고위험군 환자의 대체 치료로만 TAVI를 권고했었는데, 수술 위험도와는 관계없이 TAVI가 좋은 임상 결과를 보여주면서 현재 미국에서는 65세 이상은 모두 TAVI를 권고하고 있다. 
 
사진: 2020 ACC·AHA 가이드라인 중 판막 치환술을 처방받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의 SAVR와 TAVI 선택 기준. 연령에 따라 ▲80세 초과는 대퇴부 TAVI 우선 권고 ▲65~80세는 대퇴부 TAVI와 SAVR 대등 권고 ▲65세 미만은 SAVR 권고(자료=Circulation. 2021;143:e72–e227).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하다 보니 그 정도 수준으로 권고되고 있지는 않다. 시술 비용이 워낙 고가이고 수술 고위험군인 환자에 한해서만 20% 부분 보험 적용이 된다. 

심장 내과, 흉부 외과, 심장 초음파 전문가, 마취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팀 운영이 권고되고 있는데, 각 기관의 다학제 팀에서 환자별 상황을 검토해 치료 방안을 권고하게 된다. 다학제 팀에서 수술 고위험, TAVI 적합군으로 판정을 내리면 TAVI를 시행하게 된다. 


치료받지 않았을 때 사망률·급사 위험 매우 높아 빠른 치료가 중요

Q. TAVI 시술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초반에는 주로 전신 마취를 했었고, 지금도 까다로운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는 전신 마취를 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국소 마취로 시행한다. 

우선 사타구니 동맥으로 기구를 삽입해 판막이 장착된 관을 기존 판막 위치까지 이동시킨다. 그리고 인공 판막을 기존 판막 자리에 위치시킨 후 인공 판막을 펼친다. 판막이 잘 자리를 잡았는지 초음파로 확인한 후, 판막이 충분히 펼쳐지지 않았다면 풍선으로 조금 더 넓힐 수도 있다. 이후 기구들을 빼고 지혈 기구로 혈관을 꿰매 지혈을 하면 마무리된다. 보통 시술 후 하루, 길면 2~3일 정도 중환자실에서 모니터링하는데, 시술 후 합병증이 없으면 통상 하루 정도 시술 경과를 본 후 입원실로 옮겨 하루, 이틀 정도 후 퇴원하게 된다. 
 
초기 TAVI 기구에 비해 기술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5~6미리 정도의 관이 혈관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이 있거나 혈관이 좁으면 혈관 출혈이나 파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시술 중 떨어져 나간 혈전이나 석회화된 판막의 부스러기가 뇌혈관에서 막히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빈도는 3% 내외로 높지는 않다. 최근에는 그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기구들이 개발돼 우리나라에도 도입됐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동맥판막을 넓히면서 그 옆에 있는 심장의 전기 회로에 손상을 주게 되면 맥이 느려지는 서맥이 발생해 인공 심장 박동기를 삽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체 시술의 5~10% 정도에서 발생한다. 심장 판막이 터져 버리거나, 심장 내 파열이 발생하는 등의 응급 수술을 요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지만 100명 중 1~2명 정도로 흔하지 않다.

이렇듯 모든 시술에는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지만, 중증의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받지 않았을 때 2년 이내 사망률이 50%에 이를뿐 아니라, 급사의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시행된 총 576건의 국내 TAVI 시술을 분석한 K-TAVI registry 연구 결과. 주요 이상 반응 발생률 주요 출혈 3.3%, 인공심장박동기 이식 5.6%, 뇌졸중 1.2% 등으로 나타났다(자료=Korean Circ J. 2018 May; 48(5): 382–394. 2018 Apr 17).
 
Q. 고령이고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많은데, 시술에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시술 전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세밀하게 검토한 후 시술을 어떻게 진행할지 철저히 계획한다. 시술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계획에 따라 잘 대처해야 하는데, 시술자 혼자 모두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팀웍이 매우 중요하다. 흉부외과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다학제 팀 논의가 보편화 돼,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시술을 어떤식으로 접근할지, 어떤 판막을 쓸지 등을 면밀하게 계획한다. 특히 동반질환이 있으면 시술이 더 까다롭기는 하지만 이러한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시술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Q. TAVI 치료를 받은 후 환자들의 예후는 어떠한가? 

주로 고령 환자가 시술을 받다 보니, 정확한 생존율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다만, 다시 심장이 나빠져 사망하는 경우 보다 암, 감염, 뇌졸중 등 다른 원인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무래도 주로 시술 환자분들이 70대 후반이나 80대이시기 때문에 기대 수명이 길지는 않다.

일례로 8~9년 전 70대 중반에 TAVI 시술을 받은 한 환자의 경우, 시술 후 8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계속 골프도 치고, 운동도 하며 잘 활동하고 있다. TAVI 시술을 하고 나서는 집에만 있던 분들이 집에 붙어 있지를 않는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숨이 차서 집에서만 있다가 시술 수에는 자유롭게 외부 활동을 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그런 부분에서 좋아지시는 것을 많이 체감한다. 

Q. TAVI 시술 후 인공 판막의 사용 기간이 어느 정도 되나? 재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나? 

아직까지 우리 병원에서 TAVI 시술 이후 재시술 받은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퇴행성 변화를 빠르게 보이는 환자군, 특히 신장 투석 환자는 판막이 좀더 빠르게 퇴행성 변화를 보이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10년 이상은 지속된다. 간혹 감염으로 인해 판막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조직판막으로 수술 후, TAVI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20~30년 정도는 인공 판막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증상 못느끼는 고령 환자들 많아 개원가에서 심장 초음파도 잘 활용해주길"

Q. 잠재적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나 환자들을 1차로 진료하게 되는 개원의들에게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 9월부터 심초음파 검사에 대한 급여가 시행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 신부전 등의 동반 질환이 있는 분들은 최소 5년에 한 번은 심초음파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고혈압, 당뇨, 신부전 등의 만성 질환 환자들 중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도 많은데,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늦은 경우도 있다. 물론 심초음파 검사가 만능은 아니지만 요즘은 개원가에서도 초음파를 많이 하고, 이제 보험도 적용이 되니 최소한 5년에 한 번 정도는 심초음파 검사를 해 고혈압, 당뇨, 신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판막의 변화가 없는지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판막 질환이 의심되면 좀더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어느 정도 단계 이상으로 진행됐다면 전문 기관에 환자를 의뢰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 요즘 개원가에서도 심혈관 질환에 대해 관심이 많고 관리를 잘 해주고 있는데,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증상을 못 느끼는 고령 환자들이 많아, 청진과 함께 심장 초음파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초음파가 보험 적용이 안 될 경우는 환자에게 정기 검진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해 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순히 수명 연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삶을 살더라도 삶의 질이 중요한 만큼, 좀 더 빠르게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수술을 준비하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꽤 많은 만큼, 환자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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