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2.20 07:44최종 업데이트 22.12.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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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전원은 공공의대와 달라" vs "섣부른 공공의대 신설은 공멸"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 12월호서 공공의대 찬반 양론 다뤄...서울시립대 임준 교수 vs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의학회가 E-뉴스레터 12월호에 공공의대와 관련된 찬반 양론을 실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 등으로 의대증원 문제를 다룰 의정협의체 가동이 가시화되는 시점이라 이목을 끈다.
 
의학회는 최근 출간한 E-뉴스레터에서 ‘공공의대 찬반양론’이라는 제목으로 찬성 측의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 반대 측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의 글을 각각 실었다.

임준 교수 "국립의전원은 지방 공공의대와 취지 달라..국가 차원 인재양성 위해 필요"
 
임 교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은 지역에서 의대 정원을 증원을 통해 설립하려는 공공의대들과는 취지가 완전히 다름에도 오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의전원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폐교된 서남의대 선발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며, 지역의 필수의료 인력 양성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종의 보건의료 분야의 ‘사관학교’가 목표라는 것이다.
 
임 교수는 “국립의전원은 설립 취지와 목적이 지역 공공의대 설립과 완전히 결을 달리 한다는 점에서 지역의 공공의대 비판으로터 자유롭다”며 “정원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배출된 의사 인력이 취약지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중앙부처의 의무사무관부터 국가중앙병원의 전문인력에 이르기까지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인재 등용의 한 축으로 자립잡게 된다는 점에서 취약지 인력 부족 문제 해결 방안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 방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의 의사 인력 양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수단 확보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 및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 양성 ▲국립병원들의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역할 수행을 위한 우수 의료진 확보 등을 국립의전원 설립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다.
 
임 교수는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사 인력의 부족 문제, 특히 지역의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의료계의 사회적 논의는 지속돼야 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도 “이런 논의가 국립의전원 설립 문제로 확대되는 건 전혀 합당하지도 않고 생산적 논의를 어렵게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국립의전원의 설립 과정에서 원래 취지에 벗어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있다면 실제 설립 과정 전반에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협의 참여를 전제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석균 실장 "공공의대는 공멸...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등 선제적 해결해야"
 
반면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실장은 ‘공공(公共)’이라 쓰고 ‘공멸(共滅)’이라고 읽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단순히 의대를 신설하는 것 만으론 현재 공공의료체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세금 낭비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문 실장은 “과연 공공의대가 없어서 지방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부족해졌고, 코로나19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아산병원의 안타까운 간호사 사망사건이 일어났겠느냐”며 “단순히 의사 숫자가 적어서 일어난 일이라면, 우리나라 의료는 지금 후진국 수준이어야 하고 국민들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물론 공공의료체계를 다시 정립하고 구축하고자 하는 정부나 국회의원들의 고민을 의사들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단순하게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대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의대 증원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실장은 대신 공공의료체계 재건을 위해 대비해야할 부분으로 ▲국립대학병원∙지방의료원의 ‘공공’ 역할 유도 및 감독 ▲지역별 병상 총량제 실시와 거점의료기관 육성 등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의사들의 지방 근무를 유인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 ▲지방 환자에 대한 이송 체계를 개편 등을 꼽았다.
 
문 실장은 끝으로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충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성급하게 결정하고 진행할 경우,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현재의 의료시스템도 무너져서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른 방법들을 먼저 시행해 보고 나서,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 고민을 해도 늦지 않는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쫒지 말고 멀리 내다봐야 다 같이 망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 공공의대 설립과 유지를 위해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가는 정책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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