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에서 상반된 안젤리나 졸리 효과
[해외] 유방절제술, 한국 늘고 미국 그대로
안젤리나 졸리의 과감한 예방적 유방절제술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과 한국 모두 BRCA 유전자 검사가 늘었지만, 수술에 있어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졸리는 지난 2013년 자신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이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예방적 유방절제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은 안젤리나 졸리 효과 글쎄
그런데 최근 미국 하버드의학대학원(HMS) 보건정책과가 발표한 연구 '2013년 5월 졸리의 뉴욕타임즈 사설 게재 후 BRCA 검사 및 유방절제술 시행률 변화 관찰 연구'를 보면 미국에서는 수술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보험에 가입된 18~64세 성인 여성 약 950만 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BRCA 유전자 검사는 분명히 증가했다. 졸리의 수술 결정 사설이 게재되기 15일 전과 15일 후를 비교했을 때, 검사건수가 65% 증가했다(여성 10만 명당 0.45건 증가, P<0.001).
2012 | 2013 | |
사설 15일 전 | 0.58 | 0.71 |
사설 15일 후 | 0.55 | 1.13 |
총 건수로는 4500건이 증가한 것으로, 검사비로 따지면 1350만 달러(약 160억)에 달한다. 이런 경향은 그 해에 걸쳐 지속됐다.
반면, 유방절제술 시행률은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BRCA 검사를 한 여성 중 60일 이내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비율은 사설 전 10%에서 사설 후 7%로 떨어졌다.
이는 사설을 보고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여성들이 사설 전 검사를 받은 여성보다 BRCA 돌연변이 보유확률(pre-test probability)이 낮다는 것을 암시한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언급은 보건서비스 이용에 즉각적이고 큰 영향을 미쳐 이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순 있지만, 가장 위험에 노출된 관련 하위집단을 효과적으로 타깃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이 연구는 시행된 유방절제술이 예방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전체 유방절제술 시행률은 변화가 없었더라도 BRCA 양성 여성 사이에서 예방적 수술이 증가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4일 영국의 의학저널사이트 The BMJ에 게재됐다(BMJ 2016; 355 doi: http://dx.doi.org/10.1136/bmj.i6357).
한국은 안젤리나 졸리 효과 뚜렷
국내에서는 안젤리나 졸리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연간 BRCA1 검사건수는 약 3배,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약 5배 증가했다.
지난 10월 한국유방암학회가 심평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간 BRCA1 검사건수는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837건으로 늘었다. 졸리가 예방적 수술을 받은 2013년 이후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국내 예방적 유방절제술 증가 여부는 전국 28개 대학병원이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 돌연변이 보인자 7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알 수 있다.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최근 3년간 5배 급증했다. 양측 난소절제술 건수 역시 4.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인 이유는 한국 사회가 유명 연예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미 HMS 관찰연구논문 원문보기:
http://www.bmj.com/content/355/bmj.i6357
안젤리나 졸리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My Medical Choice’ 보기:
http://www.nytimes.com/2013/05/14/opinion/my-medical-choic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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