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의정합의 정면 위반, 의료계 소통 패싱 ...의대정원 문제로 의협이 낼 수 있는 초강수 카드 던질 것"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의료계 합의 없이 의대정원 확대를 진행한다면 41대 의협 집행부 전원이 사퇴하고 2020년 파업 때보다 강경한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발언했다.
이 회장은 17일 오후7시 의협 지하1층 회의실에서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회의'를 소집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대표자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12일부터 일방적으로 정부가 의대정원을 확대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의료계는 분노하고 있고 진료실에서 바라보기만 할 수 없어 오늘 이렇게 모였다"며 "지금은 일촉즉발의 위기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무너지고 있고 근본적 대책이 절실하지만,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만이 해결책인냥 근본적 대책을 무시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직 의대정원 확대 여부나 일정, 규모도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의 확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의료계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2020년 9.4의정합의를 위배하고 의료계와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2020년 보다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의협은 복지부에 의료인력 확충방안의 여러 문제점을 제시했다. 특히 필수의료 의사부족 문제는 의사수 아닌 분포의 문제로 인력확대가 다는 아니다"라며 "근시안적 대안이 아닌 의료인력이 자발적으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위해 나설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의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만약 의료계와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정부 정책이 발표된다면 파업과 더불어 '집행부 전원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 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한다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라며 "(이렇게 되면) 지난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대정원 문제는 미래 의료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객관적 증거나 원칙없이 편향적인 학자의 사견이나 정치적 효용성을 위해 정책이 받아들여질 순 없다"며 "만약 일방적 강행이 이뤄진다면 41대 집행부는 전원 사퇴할 각오로 강경하게 대처하겠다. 온몸을 던져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의협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도 "의대정원 확대 보도에 깊은 유감을 밝힌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회원들의 뜻에 따라 강경한 총력대응에 나서겠다"라며 "정부는 의료계와 합의된 수순에 따라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문]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 인사말
존경하는 의료계 대표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이필수입니다.
오늘 평일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대표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 목요일부터 저희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다는 다수의 언론 보도 등을 접하였습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의료계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참담한 상황을 더 이상 진료실에서 바라만 볼 수 없어 14만 회원과 2만 의과대학생들이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금 의료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일부 편향된 학자들은 의대증원만이 해결책인 양 제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의료계와의 아무런 논의 없이 2025년
대학입시 적용을 목표로,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한다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아직 의대정원 확대의 구체적 일정과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의지는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의료계도 필요하다면 의사인력에 대해 유연성을 가지고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만약 정부가 2020년 9.4 의정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강행한다면, 14만의사들과 2만 의과대학생들은 3년전보다 더욱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는 전적으로 의정간의 신뢰를 깬 정부에게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그간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의료인력 확충방안 논의 요구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특히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인력 부족의 문제는 현재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분포의 문제이므로, 분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의대정원의 양적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아울러,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근시안적인 대책이 아니라, 우수한 의료 인력들이 기피분야에 자발적으로 진출하고 정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특히 각종 국회 토론회와 기자회견의 자리에서,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필수의료 인력의 법적 분쟁 부담을 해소해 주고,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등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현실적 해결 방안 또한 목놓아 외쳐왔습니다.
이러한 의료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300명, 500명, 1,000명 심지어는 3,000명이라는 근거가 불분명한 일부 보도들은 국민건강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14만 회원들과 2만 의과대학생들을 분노하고 절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3년동안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여온 의료인에 대해 격려나 보상대신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발표가 합당합니까? 여러분?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나 명확한 원칙 없이, 일부 편향적인 학자들의 사견과 여론이나 정치적 효용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한다는 것을 당사자인 의료계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만약 의료계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예정대로 의대정원 확대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한다면, 이는 명백한 9.4 의정합의 위반이며, 의료계 백년대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 현안을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이에 14만의사와 2만 의과대학생들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수 있음을 천명하며,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41대 집행부 들어 지난 2년 반 동안 의료계와 정부는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에 의대정원 증원 문제 또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풀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의료계 대표자 여러분 그리고 14만 회원 여러분,
저희 41대 집행부를 항상 믿어 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대정원 문제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결정할 만큼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저와 집행부를 믿어 주시고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만약 정부가 의대정원 문제라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 의료계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경우 저를 포함한 41대 집행부는 전원 사퇴할 각오로 최선을 다해 강경히 대처하겠습니다.
14만 회원의 권익보호를 책임지는 회장으로서 무겁고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온몸을 던지겠습니다. 의료계 지도자 여러분들과 회원 여러분들도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끝으로 오늘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국민과 의료계를 위한 충분한 논의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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