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승 교수 "지역 정치인들, 자기 지역 병원·의사 유치 생각 뿐…추계위 정치 포함되면 절대 안돼"
일본 의대증원 당시 지역구 정치인들 너도나도 병원·의사 유치 경쟁…정치 철저히 배제하고 수학적 산술식으로 가야
일본 관서외국어대학교 장부승 교수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한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사인력 추계에 정치적인 것이 포함되면 아무리 대화를 나눠도 절대 해결이 안 된다. 지역구 모든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병원이 부족하다,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
일본 관서외국어대학교 장부승 교수가 1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한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공청회'에 "수급추계위 논의 과정에서 정치를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도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하니 모든 지역구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에 병원과 의사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문제 해결에서 더 멀어졌다.
장부승 교수는 "일본에선 의대정원을 25년 동안 감원하다 2005년 당시 동경 도지사였던 마스조에 요이치가 후생노동상이 되면서 의대증원을 주장하면서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당시 너도, 나도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의사와 병원을 늘려달라고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이 때문에 의사인력 추계 문제는 정치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아무리 대화를 나눠도 해결이 어렵다. 모두 다 자신의 지역이 부족하다고 얘기한다"며 "어떤 국회의원은 면적은 작지만 인구가 많아서, 어떤 이는 지역구 먼적은 적지만 고령자가 많아서, 어떤 이는 출생자가 많아서 등 병원과 의사가 늘어야 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일본은 의사수급분과위에서 정치적인 논의를 모두 배제하고 아주 드라이한 산술식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산술식은 수학적으로 변수 간 상관관계, 가중치등이 다양한 의료 환경을 고려할 수 있도록 여러 의사들이 논의에 참여했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당연하고 결국 6년 동안 논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장부승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논의 과정에서 정치적인 갈등 요인을 배제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위원회를 보면 22명 위원 모두 어떤 법인 대표가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병원 소속이 7명인데 실제 병원 경영에 관여하는 이는 2명이고 나머지 5명은 그냥 병원 소속 의사이며 이는 의사협회도 마찬가지"라며 "회의록을 보면 누구도 자신의 직역 단체나 병원을 대변하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의 자체가 모두 산술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적인 논의가 배제될 수 있었다. 이것이 일본 의사수급추계가 성공한 이유"라며 "결국 이런 논의 과정을 거쳐 2019년 의대 정원을 동결하기로 하고 앞으로 더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명문화됐다"고 했다.
장 교수는 "일본에서 위원회가 논의한 결과를 보면 의사를 늘려도 의사 쏠림 현상은 해결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역의사제'를 도입했는데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의사를 늘리거나 돈만 더 준다고 지역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역에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신기술을 배우지 못해 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공포였다. 우리나라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지역에 남아 있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의료인력추계 문제에 정치를 배제하자는 주장에 여야는 의견이 갈렸다.
국민의힘 김미애 간사는 "실제로 지역 정치인들이 전부 자기 지역에 의대를 설치해야 된다는 요구가 많다. 이런 부분까지 추계위에서 정한다고 하면 너무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분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남의대 신설을 줄곧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오해의 소지 있다. 나는 지역구가 아니고 비례대표다. 전남의대 문제는 수십년간 지역구 의원들이 주장하긴 했지만 이 정부 들어와서 윤석열 대통령이 하겠다고 약속했던 내용이다. 하겠다는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짚어온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