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25 04:16최종 업데이트 24.09.25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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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옵션 늘어난 크론병, 조기에 '점막 치유' 달성하면 장 손상·동반질환 최소화

십수년간 TNF-α 억제제에 국한됐으나 최근 인터루킨 억제제, 인테그린 억제제, 먹는 JAK 억제제 등으로 확대

크론병, 젊은 나이에 발병해 질병 부담도↑…발병 초기부터 장 점막의 염증 최소화하는 점막 치유 목표로 해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로, 입에서 항문까지 연결된 소화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크론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환경적 요인, 장내 미생물과 면역체계 간의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과거에는 서양에서 주로 많이 발견되는 질환이었으나 식습관 등이 서구화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환자 수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크론병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약 8%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3만323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염증성 장질환 범주에 속하는 궤양성 대장염의 환자군이 전 연령대에서 비교적 고르게 확인되는 것이 비해, 크론병은 30대 이하 환자가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 하기 때문에 특히 젊은층의 주의가 필요하다.
 
크론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며, 항문 주위에 농양이나 치루가 생기고 잘 낫지 않는 것도 크론병의 증상 중 하나다. 초기에는 이런 증상들을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 등으로 오해하고 치료가 늦어질 수 있으나,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고 체중 감소와 발열, 혈변, 항문 통증 등이 동반된다면 크론병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TNF-α, 인터루킨, JAK 억제제 등 표적 치료제 등장하며 다양한 치료 옵션 제시
 
크론병 증상이 경미하면 항염증제(5-ASA, 아미노살리실산)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중등도 이상이면 스테로이드나 아자티오프린, 메토트렉세이트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2000년대 초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억제하는 TNF-α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제제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다른 기전의 생물학적제제가 개발됐다.

2020년대 이후로는 원인 물질의 신호 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JAK 억제제까지 표적 치료제가 다양화됐으며, 기존 치료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 등으로 더 이상 이전의 약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등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표적 치료제는 기존의 광범위한 전신 면역의 억제를 벗어나 질환의 원인을 표적으로 억제하므로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증상의 완화는 물론, 점막 치유 등에 효과를 나타내면서 크론병 환자의 관해 유도와 유지 치료 효과를 크게 높였다.
 
2000년 TNF-α 억제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된 이후, 크론병의 표적 치료제는 TNF-α 억제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질환의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기전을 가진 치료제들이 크론병 표적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기 시작했다. 2018년 인터루킨-12/23 억제제, 2022년 인테그린 억제제, 2023년 JAK 억제제와 인터루킨-23 억제제가 국내 허가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제시됐다.
 
크론병 치료에 유일한 경구제 린버크, 스테로이드 없이 높은 관해 도달율 보여

이러한 약제들은 모두 주사로 투여하는 생물학적제제다. 그러나 최근 JAK 억제제 린버크가 경구제로는 유일하게 허가 및 보험급여, 산정특례가 적용됐다. 린버크는 염증 물질의 신호 전달 경로인 JAK 경로를 억제하는 기전의 소분자제제다. 치료 시작 후 2주 이내의 빠른 임상적 반응과 함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임상적 관해(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 달성률을 나타냈다. 크론병 표적 치료제 간의 효과를 비교 분석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위약 대비 임상적 관해 유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에 기반해 올해 초 발표된 유럽크론병대장염학회(ECCO)의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중등증에서 중증 크론병 치료를 위한 유도요법 및 유지요법 모두에 강력한 권고 수준(strong  recommendation, 전문가 100% 동의)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현석 교수는 "학업과 사회경제생활을 활발하게 해야 할 젊은 환자들이 많은 크론병의 특성상 경구제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더불어, 스테로이드는 빠른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장기 사용 시 광범위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린버크 치료시 스테로이드 중단이 가능하고 점막 치유에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것도 큰 치료적 이점이다"고 말했다. 
 
조기에 '점막 치유' 목표 치료해야, 장의 근본적 손상 예방

크론병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완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경과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크론병 진단 후 2~10년 사이에 환자의 50% 이상이 장에 상당한 손상을 입는다. 염증이 지속되면 증상의 악화 및 중증도가 심화되는 것은 물론 염증이 장 외의 다른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쳐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다른 전신 질환이 동반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발병 초기부터 장 점막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교수는 "크론병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병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고,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큼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질병으로 인한 부담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증상의 완화도 중요하지만, 장 점막의 염증을 완전히 해소하는 점막 치유를 최대한 빨리 달성해야 한다.

또한 점막 치유 상태를 장기간 유지해 점막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장의 협착, 천공과 같은 합병증과 염증이 장은 물론 전신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막아야 한다. 이는 환자의 질병 부담을 덜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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