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코리아가 사전피임약 '머시론'을 인수하자마자 3개월 안에 되팔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바이엘코리아는 6월 1일자로 한국MSD의 일반의약품 4개 인수를 완료했다.
바이엘 본사가 지난 해 10월 MSD의 전세계 일반의약품 사업을 인수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진행된 것이다.
인수 제품은 '머시론'을 포함, '클라리틴(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 '드릭신 정량 스프레이(비염 치료제)', '쎄레스톤-지(스테로이드성 피부약)' 등이다.
하지만 바이엘코리아는 머시론을 제외한 3개 품목만 온전하게 품에 안을 수 있다. 머시론은 다른 제약사에 되팔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3월 바이엘의 머시론 인수가 국내 피임약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MSD로부터 양수하는 피임약의 자산·권리 등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유는 바이엘이 머시론까지 인수하면 국내 경구용 피임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82%가 되기 때문에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바이엘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더라도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경쟁 사업자가 없다는 설명.
시정명령 이후 바이엘이 자사의 피임약 4개 품목(마이보라, 멜리안, 미니보라, 트리퀼라)의 판권을 동아제약에 매각했음에도 공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판권을 동아에 매각하더라도 제품 제조는 바이엘 본사에서 하기 때문에 바이엘이 머시론과 마이보라 모두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바이엘은 시정명령(2015년 3월) 후 6개월 이내 다른 제약사에게 머시론을 되팔아야 한다. 단 양수 기간을 6개월 연장할 수 있어,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이제 관심은 어떤 제약사가 연매출 100억원대 머시론을 양수할지에 쏠린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제약사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머시론의 전주인인 한국MSD와의 코프로모션 계약 때문에 현재 머시론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계약기간 만료일(올해 말)까지 머시론을 팔면서 바이엘로부터 양수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바이엘은 자사의 피임약 4개 품목 판권을 판매 대행사인 동아제약에게 매각한 바 있다.
이 밖에 피임제를 판매하고 있는 일동제약, 광동제약, 크라운제약 등이 물망에 오른다.
다만, 일동제약은 화이자의 피임약 '미뉴렛', '에이리스' 등을 코프로모션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 제품인 머시론을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바이엘로부터 피임약 4개를 인수한 동아제약은 시장경쟁 제한 우려에 따라 머시론 인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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