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연세의료원이 창립 133주년을 맞아 의료저혜택국가(Medically Underserved Country)의 의료인적자원을 육성해 양질의 의료인을 배출함으로써 의료 수준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을 11일 밝혔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지난 10일 제중원 개원 133주년 기념사를 통해 의료저혜택국가 의료인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 에비슨 10x10(이하 프로젝트 에비슨)'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에비슨은 케냐와 탄자니아, 이디오피아, 네팔, 캄보디아, 몽골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수준과 부족한 인프라로 의료분야 육성책이 필요한 나라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 국가 의대생을 한국으로 데려와 양질의 교육을 통해 의대교수 요원으로 육성시킴으로써 본국의 의료기반 발전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연세의료원은 "한 두 번의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닌, 1년에 10명씩, 총 10년 동안 100명의 우수 의료 인력을 육성한다는 긴 호흡의 프로젝트 전략을 세웠다"며 "프로젝트 에비슨에는 총 2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세의료원은 프로젝트 에비슨의 탄생 중심에는 캐나나 출신 의료선교사로 우리나라 근대의학과 대학교육 발전에 이바지 한 올리버 R. 에비슨 박사의 정신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토론토의과대학 교수이자 의사였던 에비슨 박사는 자신이 누릴 수 있었던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1893년 조선에 들어와 제중원을 세브란스병원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한글 의학교과서를 편찬하고, 국내 최초의 면허의사를 배출하면서 근대의학과 고등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연세의료원은 "개인적 영달을 버리고 병마에 고통 받는 환자를 돕기 위해 먼 타국에서 자신의 열정을 다했던 에비슨 박사의 박애정신을 드높이고, 세브란스병원의학교 1회 졸업생 배출 110년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기념하기 위해 프로젝트 에비슨을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1993년부터 지금까지 몽골과 케냐 등 20개국 의료저혜택국가 의료인 약 200명을 대상으로 연수 교육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해외 의료진 연수교육은 일회성 교육의 성향이 짙어 양질의 의료인력 육성에는 한계를 보였다.
연세의료원은 프로젝트 에비슨 선발 방식부터 운영까지 모든 교육 과정을 개선할 전망이다. 먼저 인원을 선발할 대상 국가는 지정하지만, 나라별 배정 인원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임상실습 경험이 6개월 이상인 의과대학 고학년 재학 지원자의 품성과 학업 성취도, 영어능력, 추천서를 종합 평가해 신중히 선발한다. 또한 향후 의대생 뿐 아니라, 치과대와 간호대 학생까지 선발대상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은 "선발된 의대생은 교수 수준의 의학적 성취도를 보유할 때까지 모두 3차에 걸친 초청연수를 받는다"며 "의대 재학 중 1개월, 레지던트로 전공과목에 대해 3~6개월, 교수 요원으로 전공과목에 대한 1년간의 초청연수가 단계별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연세의료원은 해당 국가 파견 의료선교사나 현지 교수들과의 의료선교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각 회차별로 연수가 끝난 연수생이 자국으로 돌아갔을 때, 지속적 관리와 지도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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