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프렐 3상 JACC 게재, 국내 임상 근거 국제적 인정 의미…경증·중등도 고혈압 초기요법 새 선택지 기대"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이무용 교수. 사진=제약바이오 기자단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고혈압 치료에서 초저용량 3제 복합제가 초기치료 전략을 단순화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로 다른 기전의 항고혈압제를 처음부터 낮은 용량으로 조합하면 초기부터 다양한 혈압 상승 기전에 동시에 작용하고, 용량 의존적 이상반응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국대일산병원 이무용 교수는 최근 제약바이오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초저용량 3제 항고혈압제에 대해 "단순한 혈압 변화를 넘어서서 고혈압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기존 고혈압 치료가 단일제를 사용한 뒤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추가하고, 용량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며, 환자마다 어떤 약제가 잘 들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미약품의 아모프렐은 암로디핀, 로사르탄, 클로르탈리돈을 조합한 초저용량 3제 항고혈압제다. 이는 본태성 고혈압 초기요법으로 처방되고 있으며, 최근 국내 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JACC(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됐다.
아모프렐 3상 JACC 게재 "초저용량 3제 복합제 임상 근거 확인"
이번 JACC 게재 연구는 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정 초저용량 3제 복합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표준용량 단일요법과 비교한 2건의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 병행군 3상 임상이다. 연구 약제인 아모프렐은 암로디핀 1.67mg, 로사르탄칼륨 16.67mg, 클로르탈리돈 4.17mg으로 구성된다. 비교군은 암로디핀 5mg(이하 암로디핀)과 로사르탄칼륨 50mg(로사르탄칼륨)이다.
HM-APOLLO-301 연구는 아모프렐과 암로디핀을 비교했으며, HM-APOLLO-302 연구는 아모프렐과 로사르탄칼륨을 비교했다.
두 연구 모두 4주간 위약 도입기를 거친 뒤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180mmHg 미만, 이완기혈압 110mmHg 미만인 19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8주차까지의 수축기혈압 변화량이다.
연구 결과, HM-APOLLO-301에서 아모프렐은 암로디핀과 유사한 수준의 수축기혈압 감소 효과를 보였다. 8주 후 수축기혈압 감소량은 아모프렐군 -19.1mmHg, 암로디핀군 -19.9mmHg로 나타났다. 이완기혈압 감소량도 각각 -8.9mmHg, -9.7mmHg로 유사했다. 8주차 혈압 조절률 역시 아모프렐군 57%, 암로디핀군 60%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로사르탄과 비교한 HM-APOLLO-302에서는 아모프렐의 우월성이 확인됐다. 아모프렐은 8주 후 수축기혈압을 로사르탄군 대비 3.5mmHg 더 낮췄으며, 이완기혈압도 2.5mmHg 더 감소시켰다. 8주차 혈압 조절률은 아모프렐군 64%, 로사르탄군 51%였고,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에 도달한 비율도 각각 47%, 31%로 아모프렐군에서 더 높았다. 아모프렐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 환자에서의 혈압 강하 효과도 확인됐다. HM-APOLLO-302에서 여성 참여자는 아모프렐 투여 시 로사르탄 대비 더 큰 혈압 감소를 보였다. 다만 이 교수는 해당 결과를 단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301와 302 연구를 보면 모두 여성 환자에서 훨씬 혈압이 잘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소량의 칼슘채널차단제 성분이 기여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명확한 기전은 향후 더 연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이번 연구가 단순한 혈압 강하 효과 확인을 넘어, 초저용량 3제 복합제를 통한 고혈압 치료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국내에서 진행한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국제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것은 국내 연구진과 환자들이 만들어낸 임상 근거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이무용 교수. 사진=제약바이오 기자단
암로디핀·로사르탄·클로르탈리돈 초저용량 조합, 초기치료 전략 단순화 유도
아모프렐의 핵심은 칼슘채널차단제(CCB, 해당 성분명 암로디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로사르탄), 이뇨제(클로르탈리돈) 등 서로 다른 기전을 낮은 용량으로 조합했다는 점이다.
이는 세 기전 중 일부만 효과를 보여도 혈압 강하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개발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용량을 과도하게 높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초저용량으로 부작용을 줄이면서 기존 항고혈압제와 동등하거나 우월한 혈압 강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러한 접근은 치료 과정의 단순화와 이어진다. 단일제를 시작한 뒤 효과가 부족하면 증량하거나 다른 약제를 추가하는 방식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치료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초기부터 낮은 용량의 다기전 복합제를 사용하면 혈압 조절 가능성을 높이면서 이후 치료 조정도 보다 체계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 교수는 "이 환자가 어떤 거 들을 거냐 고민하는 것보다 아주 쉽게 이 약을 처음부터 써서 혈압 강하 효과가 나온다"며,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후 증량하는 방식의 단순화된 접근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접근은 의사도 고민을 많이 안 해도 되게 한다. 환자도 혈압 조절이 잘 되면서 부작용도 적은 약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단순화 전략이 실제 진료 현장의 치료 표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많지만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고혈압 치료를 충분히 체계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며 "의료진이 환자별로 어떤 약제를 선택하고 어떻게 단계적으로 조정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초저용량 3제 복합제는 초기치료 전략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부터 혈압 조절해야 장기적 부담 줄일 수 있어
고혈압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히 혈압 수치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하고, 환자가 치료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위험 환자나 강력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관심이 쏠리면서, 실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증·중등도 환자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초기 치료 열심히 하자'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효과와 내약성이 확인된 치료가 복약순응도와 치료 지속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 환자나 다질환 환자에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초저용량 전략은 용량 의존적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혈압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경우나 신장 기능, 동반 약물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고령 환자에 대해 "약을 많이 쓰게 되면 부작용을 걱정하게 된다"며, 소량으로 사용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실제 적용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