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0.23 12:59최종 업데이트 23.10.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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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소는 누가 키우나...나라도 의협회장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칼럼] 박인숙 울산의대 명예교수·전 국회의원

박인숙 전 의원(가운데) 기자간담회 

[메디게이트뉴스] "지역구 국회의원을 두 번씩이나 한 사람이 왜 대한의사협회장까지 하려고 하나?" 

내가 차기 의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 후 의사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또는 많은 의사들이  드러내 놓고 물어보지는 못하지만 내심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교수 출신에 국회의원까지 누릴 것 다 누리고 이제 의료계로 ‘내려와서(?)’ 자리 욕심까지 낸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메이저 리그에 있다가 불러주는 사람도 없는데 왜 구태여 이 험난한 마이너 리그로 내려오려고 하나"라는 질문을 하는 기자도 있었다.
 
솔직히 대단히 억울하다. 나의 ‘선의’, 진심이 호도되는 것 같아서 이제라도 나의 솔직한 심정을 밝히려고 한다.

사실 이제껏 의협회장 자리를 발판 삼아서 국회나 정치권으로 가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나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다.

정치권에 몸담았던 지난 8년 동안 의협 등 여러 의사단체의 활동을 보면서, 수많은 의료 관련 민원을 받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면서, 그리고 의료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의사들이 정치권이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의사들은 쉬운 길도 어렵게 돌아가거나, 처음부터 정치권에 호소하는 것조차 아예 포기하는 일을 너무나 여러 번 목격했다. 즉, 정치력이 부족한 의협, 제사보다 잿밥에 더 마음이 있는 의협이었다.
 
간단히 한마디만 해도 해결될 수 있는 일들도 많았다. 한 예를 들어보겠다. 내가 8년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복잡한 당내 상황에 얽혀서 생소하게 느껴졌던 안전행정위원회에 1년 소속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아주 유익하고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그때 ‘대박’ 차원의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며 나름 보람을 느꼈다.

국립경찰병원이 대단히 억울한 악성 내부 고발 때문에 3개월간 문을 닫을 뻔한 상황을 내가 직접 나서서 막아줬던 일이었다. 경찰병원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끝까지 고집하는 일부 무식한 국회의원과의 토론에서 압승하면서 경찰병원의 재앙적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당시 환자와 의사, 그리고 병원이 억울한 피해를 볼 뻔했는데, 의협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여러 일들을 경험하고 목격하면서 의사단체의 ’투쟁‘에 개혁이 절실하다고 깨달았다. 그래서 스스로 어렵게 축적한 노하우를 의협을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껴서 직접 의협회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나의 경험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협회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은 많은 직업 중 하나인 '그저 그런 직업’이 돼서는 안 된다. 의협회장은 소명감, 봉사 정신, 나아가 투철한 희생정신이 필요한 직책이다.

나는 이제껏 아주 다양한 일들 해봤지만, 의협회장직은 내가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직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젊은 의사후배 리더들을 키우고 의협의 위상을 드높이고 의사들의 권익을 높이는 일에 나의 모든 경험과 노하우,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더 이상 바랄 것도, 얻을 것도 없다.

모두 의협회장 자리를 디딤돌 삼아 위만 바라본다면 정작 ‘소는 누가 키우나?’ 나라도 나서야 하는 이유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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