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이진용 교수(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는 의사협회로부터 '국민이 바라보는 의사 그리고 일차의료: 일반 국민과 의사집단간 차이를 중심으로'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한국갤럽에 설문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과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 남, 여 1천명을 대상으로 수행(표준오차 95%±3.1%)했으며, 이진용 교수는 조사 결과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하는 '의료정책포럼 최신호'에 실었다.
설문조사 결과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수준은 다른 직종에 비해 높았고, 이미지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직종 직업인에 대한 신뢰도 절대 평가에서 의사는 90.7%로 가장 높았고, 변호사는 60.4%, 군인은 64.6%, 금융인은 56.6%, 고위 공무원은 28.1%였으며, 정치인은 11.3%로 가장 낮았다.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률 역시 의사는 25.6%로 다른 전문직종보다 높았다.
의사에 대한 연상 이미지는 긍정적 이미지가 58.2%, 중립적 이미지가 27.8%, 부정적 이미지가 14%로 나왔다.
동네의원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는 75.8%가 만족하고 있었으며, 불만족은 2.8%에 불과했다.
불만족 또는 개선 요망 사항으로는 의료시설 및 장비가 부족하다(25.8%), 야간이나 휴일 등 원하는 시간이나 급할 때 이용하기 어렵다(31.3%), 대기 시간이 길다(12.6%), 충분한 진료나 상담이 어렵다(12%),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6.3%), 가까운 곳에 의원이 없다(5.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의료기관별 일차의료 평가에서 동네의원은 최초접촉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포괄성, 조정성, 개인 맞춤형 케어, 가족 및 지역사회 연계에서는 2차 의료기관, 3차 의료기관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진용 교수는 "이론적으로 일차의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면 동네의원이 5개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특히 1차 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2차, 3차 의료기관보다 높게 나와야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일차의료에 대해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약 50~70점 사이라는 게 이 교수의 평가다.
이 교수는 "일반 국민은 최초접촉 영역에서만 1차 의료기관이 상위 의료기관보다 더 역할을 잘 한다고 응답했을 뿐 나머지 속성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종별로 별 차이가 없다고 인지하고 있었고, 몇몇 속성에 대해서는 상위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 낫다는 응답을 보이기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1차 의료기관은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한 처치나 시술을 받기에 좋지만 포괄성, 조정성, 개인 맞춤형 케어, 가족 및 지역사회 연계에서는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이런 인식이 발생한 것은 현 의료체계가 왜곡돼 있고, 이런 환경에서 수십년간 적용하며 살아왔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용 교수는 "동네의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고, 일차의료 속성 중에서도 최초접촉성에 대해서는 다른 상위 의료기관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통합성과 조정성 등 다른 중요한 일차의료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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