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1.16 16:44최종 업데이트 22.11.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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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간호법 계류에 법사위 때리기 수위 높여…“법사위 패싱, 바로 본회의 보내자”

간호협회 주도 간호법 제정 토론회...여당 강기윤 의원 "민주당 날치기 통과 주장"에 국회의원 9명 정면 반박

대한간호협회가 주축이 된 '간호법 제정 추진 법국민운동본부'는 16일 오후 '간호법 제정을 위한 입법절차' 관련 국회토론회를 주관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의회 상원 역할을 하고 있다. 논의 의지가 없다면 본회의 직접 부의를 통해 간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간호법을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하자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과 간호계로부터 나왔다. 이들은 법사위에 대해 권력을 남용하고 의회의 상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대한간호협회가 주축이 된 '간호법 제정 추진 법국민운동본부'는 16일 오후 '간호법 제정을 위한 입법절차' 관련 국회토론회를 주관했다.
 
60일간 이유 없이 심사 미루면 본회의 부의…국힘도 “미룰 수 없는 시대 요구”
 
이날 토론회에 모인 간호법 발의에 참여했던 여‧야 의원들은 상임위를 통과한 간호법이 법사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이대로 가면 간호법이 법사위에서 논의 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법에 따라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감대를 얻었다. 
 
간호법 발의를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국회법 86조3항은 법사위에서 60일간 이유 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았을 경우 소관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바로 부의할 수 있는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며 "간호법 제정에 대해선 정치권 합의가 만들어진 상태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법안 통과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고영인 의원도 "국회법 제86조에 따라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은 지극히 제한적, 보수적으로 활용돼야 하지만 법사위는 이를 남용해 실질적 의회 상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과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 


같은당 최혜영 의원은 "필요하다면 국회법 제86조에 따른 입법 절차 등을 통해 간호법 통과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며 "간호법은 다수당의 횡포나 날치기가 아니다.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를 유보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간호법 통과 목소리가 나왔다. 법안 발의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도 "간호법이 복지위를 통과하고도 수개월째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고 있다"며 "간호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구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제도와 원칙에 의해 상정되고 심사되고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임위 입법과정 정당…본회의 부의 위해선 넘어야 할 산 많아
 
일부 주장과 달리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간호법 입법과정이 정당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줄곧 간호법이 민주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간호법 의결 당시 최연숙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다.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김원일 활동가는 "국민의힘 간사는 4월 27일 법안소위에서 보건복지부가 직역간 조정을 위해 물리적 시간을 요구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당시 속기록에 의하면 간호법 조정안의 틀 안에서 설득하고 최대한 이해를 구하겠다고 적혀있다"고 설명했다.
 
김 활동가는 "4차례에 걸친 법안심사 등을 통해 충분히 의견이 청취됐고 다수당의 횡포나 갑질, 날치기가 아닌 여야 합의로 조정안이 마련됐기 때문에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를 유보할 이유가 없다"며 "이에 불가피하게 본회의에 바로 부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본회의 직접 부의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영명 기획실장은 "간호법을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요구하기 위해선 복지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이의가 있다면 복지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 기획실장은 "본회의 부의 요구 절차가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국회의장이 각 정당의 원내대표들과 협의해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합의해야 한다. 합의하지 못하면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최종적으로 본회의에서 간호법 통과 절차도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입법과정의 논란과 대한의사협회 등의 반대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일부 찬성 측의 견해다. 
 
나 기획실장은 "간호법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간호법을 둘러싼 논란과 쟁점을 해소하면서 조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간호사의 독립적인 진료행위 허용, 의사의 진료권 침해, 협업체계 붕괴, 간호조무사 일자리 위협 등 직역간 갈등에서 비롯된 갈등 요인이 있기 때문에 향후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별도 해결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해올 신현호 변호사는 "절차적인 논의도 중요하지만 간호법이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인 설득 과정이 더 병행돼야 한다. 특히 간호법이 제정되면 한의사법, 의사법도 독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 발전도 이룰 수 있다고 본다"며 "이 과정에서 희생과 노력, 양보 같은 것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간호법 제정 여부를 떠나 간호법 이슈가 끝난 이후 분열된 의료계와 간호계가 다시 화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봤다. 보건복지부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은 "간호법은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다. 이제는 국회의 권한과 절차에 따른 심의 단계만 남은 상황"이라며 "복지부 공무원으로서 국회에서 정당한 권한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연말까지는 갈등 상황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간호법 제정 논의 그 이후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의료계 내 팀 플레이와 팀 간호 등을 위해 수평적 협업을 어떻게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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