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20 08:52최종 업데이트 23.05.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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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6월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의료계 시범사업 철회·범위 축소 요구

개원의협의회 이어 정신과의사회, 정형외과의사회 등 성명서 잇따라 발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과 함께 6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의 입장이 하나씩 발표되고 있다.

의료계 일반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대면진료 체계에서도 불완전한 진료를 화상통화 비대면으로 실시한다는 데 대해 환자 건강 악화는 물론 의료 질 저하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 시범사업을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있지만, 코로나19 기간 한시적으로 허용된 만큼 사업 적용 범위를 축소해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온건한 입장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시범사업에 강경한 반대 입장…대개협, 정신과의사회 "시범사업 철회"

19일 복지부는 오는 6월1일부터 3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심야 및 휴일 소아과의 경우, 법정 감염병 1~4급 확진환자, 장애인 및 거동불편 한 65세 이상 고령자, 도서산간 등 의료취약 거주자를 대상으로는 초진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비대면 진료 약 배송은 복지부가 대한약사회와 협의를 통해 허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휴일과 야간 소아환자나 특정 환자군에 대해서는 약 배송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이어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등 개원의사회 단체들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대개협은 강경한 태도로 "이번 시범사업이 진료의 본질을 뒤로하고 편의성을 내세우고, 특정 주체의 이익을 위해 추진된 것"이라며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칠 위험도 있다"고 시범사업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성명서를 발표한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역시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료는 아주 정확해야 하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사실 대면진료의 체계에서도 현재 의료행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화상통화 비대면 진료를 한다면 현재의 의료 불완전성에 비교도 안 되는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시범사업 자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의사회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소아환자를 이 방식으로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몇 명이나 될까? 화면에 병변이 제대로 보이도록 가이드 해야 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 등에서 완벽한 진료는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또 "의사 접근성이 높고 의료기술의 수준이 높은 대한민국 의료현실에도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전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오진의 위험성 및 의료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것도 큰 문제다"라며 "면허처벌 확대법이 나온 마당에 비대면 진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의료사고에 대해 해당 의사의 면허를 어떻게 보호해 줄 것인가? 그 외에도 비대면 플랫폼 간 과당경쟁으로 의료쇼핑, 약물 오남용 등 문제가 불거질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의사회는 "일부 정신질환의 경우 비대면 진료 시 자타해 위협, 자살기도 등이 실행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사고가 나면 플랫폼이 책임을 질 건가 아니면 복지부가 책임을 질 건가? 혹여 의사에게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전가하여 형사범으로 입건시킬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비대면 진료 안전성·유효성 검증 안 돼…정형외과의사회 "범위 축소해 시범사업 시행"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코로나19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못한 만큼, 시범사업의 범위를 축소시켜 이를 검증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비대면 진료가 사회에 안착했다고 오판하는 복지부의 평가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우려되는 바가 많은 시점"이라며 "의료계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이미 20여년전부터 여러 시범사업이 있어왔으며, 의료계의 미온적 입장과 정부의 임시방편적인 태도로 제대로 된 과학적분석이나 이론적 근거를 도출하지 못한 채 매번 상당한 예산낭비를 해왔다"며 "이제는 비대면 진료의 찬반의 프레임을 넘어 의료계 산업계 정부는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에 있어 기본적 필수조건 즉, 진료형태로서 초 재진 여부, 플랫폼이용 및 정부에서의 지원여부, 환자의 위치 및 횟수제한, 허용질환의 범위, 의료 서비스의 형태는 지속적 관찰, 상담 교육, 진단 및 처방까지 할 것인지의 여부, 약 처방과 배송, 수가문제, 법적책임문제, 개인정보 등 논의돼야 할 부분이 상당히 넓다고 설명했다.

의사회는 "앞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지속적이고 폭넓은 참여와 제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비대면 사업을 장기 과제로 시행하겠다면 우선 섬 벽지 등에서 예외 없이 의원에서만 재진만 허용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이후 확대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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