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09 07:22최종 업데이트 26.07.0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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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무면허 진료 고발해도 '혐의없음' 반복…정부' 모호한 유권해석'에 현장 혼선

불입건·불송치 반복에 한의계는 '사실상 허용' 인식 확산…의협, 구조적 대응 위한 별도 위원회 구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놓지 않으면서, 의료 현장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경찰 고발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혐의없음'에 따른 불입건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서울시 동대문구 A한의원이 혈액검사 진단기기와 RF니들, 고강도 접속 초음파, 레이저, 저주파 의료기기 등을 진료에 사용하고 있다는 민원에 동대문보건소는 '한의사의 레이저 등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기 어렵다'는 취지 답변을 내놨다. 

보건소는 '의료법 제2조 및 관련 규정에서 특정 의료행위가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헌법재판소 결정례 등에 따라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인용했다. 

2025년에도 청주 B한의원이 침습적 의료행위(실 리프팅, CO2 레이저, 토닝 등)를 한 행위로 청주경찰서에 고발당했지만 경찰은 최종적으로 불입건(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같은 해 서울시 관악구 C한의원이 레이저 제모, 리프팅 시술 등을 했다고 서울관악경찰서에 고발이 접수됐지만, 해당 사건 역시 불입건으로 마무리됐다. 

또한 최근 서울시 동대문구 D한의원에서 한의사가 환자를 대상으로 리도카인 성분이 함유된 국소마취제를 도포하고 레이저, 초음파, 고주파 의료기기를 활용해 미용시술을 진행한 혐의로 서울동대문경찰서가 수사에 나섰지만 불송치 결정이 나왔다. 

사실상 정부가 불법 유무를 정확히 판단하지 않고 있다 보니, 일선 보건소나 수사기관들도 추가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것이다.
 
최근 한국의사학회지에 발표된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행정적 판단 동향 고찰' 연구.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한의계에선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홍순상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한국의사학회지에 발표한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행정적 판단 동향 고찰' 연구를 통해 "최근 법적・행정적 판단들을 종합하면,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제도적 해석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를 면허 범위 내의 정당한 행위로 인정하는 일관된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런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일관된 법적・행정적 해석은 한의계 내 학회 및 협회의 체계적인 학술・교육・제도적 노력과 함께 형성돼 왔다"고 설명했다. 

반복된 고소·고발에도 시정이 이뤄지지 않자 의료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의 애매한 행정해석이 반복되면서 수사기관 역시 적극적인 기소를 하기 어려워졌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복지부에 의견 조회를 요청하면 복지부는 '가능하다'거나 '면허범위를 벗어난다'는 답을 하지 않는다. 대신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거나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 답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표면적으로는 신중한 행정해석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장에서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며 "애매한 행정해석으로 수사기관은 적극적인 기소를 주저하게 된다. 사건은 불송치되거나 혐의없음으로 종결된다. 결국 법원이 판단할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렇게 되니 현장에선 '처벌받지 않았으니 사용 가능한 것 아니냐, 복지부도 문제 없다고 한 것 아니냐'는 식의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사용 사례는 더욱 늘어나고, 새로운 시술이 추가된다"며 "국민들도 어느 순간 한의사가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원래 가능한 줄 알았다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의협은 협회 내 별도 소위원회를 구성해 특정 사건별 대응이 아닌 종합적인 검토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기존의 고발과 고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문제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구조적 문제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고민 끝에 한의사의 현대 피부·미용 침범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의협 내 별도 소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앞으로 특정 사건 대응 뿐 아니라 의료법 체계, 면허제도, 교육 과정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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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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