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교수·사직 전공의·학생들 피켓 시위…"이주호·조규홍, 의료대란 공범 아닌 것 입증할 마지막 기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사직 전공의, 울산의대 학생들이 18일 “지금 당장 의대증원 절차를 멈추고 합리적 해결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존 계획대로 의대모집이 이뤄질 경우 내년 의대교육이 불가능하고, 휴학 중인 의대생과 사직한 전공의들이 돌아올 명분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과 사직 전공의들, 울산의대 학생들은 이날 서울아산병원 정문 인근에서 의대증원 중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최창민 교수(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는 “대규모 휴학으로 인해 늘어날 내년도 예과1 학년생 상황을 고려하면 3058명에서 선발 인원을 대폭 줄이거나 선발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대로 2025년 입시가 마무리되면 2026년 의대정원은 0명이 돼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료는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의대입시 선발 절차를 일시 멈춘 후 긴급히 대학 총장, 의대 학장, 교수들과 논의해 대학별 교육 여건과 상황을 고려한 감원 선발 대책을 마련해 당장 시행하길 바란다”며 “특히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 교육부 이주호 장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이 일으킨 의료대란의 공범이 아니란 걸 증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는 “내년 신규 의사도 없고 신규 인턴, 신규 전공의, 신규 전임의도 전멸했다. 역사상 유례없는 의료의 위기 상황”이라며 “의대증원 2000명은 이번 계엄 사태와 똑같다. 회의와 타협, 설득하는 과정 없이 갑자기 터뜨리고 밀어붙이면서 국가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은 3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의료계엄은 지난 2월부터 10개월간 유지 중이다. 이대로는 중증환자들을 살릴 수 없고, 필수·지방의료 붕괴를 피할 수 없다”며 국민들을 향해 “비상계엄을 막아냈듯이 의료계엄도 물리쳐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덕희 교수는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국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목도했다. 의료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다”며 “사회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많은데, 우리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의료 분야다. 조속한 의료 정상화를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고범석 교수는 “내년을 생각하면 너무나 답답하지만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우리는 지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의료 정상화를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의대모집 중단 문제와 관련해 대학 총장들이 의대 교수들과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창민 교수는 “총장들은 올 2월에 대통령실 압력에 의해 증원을 발표했고, 이후에도 정부는문제가 있을 때마다 총장들을 내세웠다”며 “우리는 총장협의회에 지속적으로 면담을 요청했지만 총장들이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총장협의회를 만든 홍원화 전 경북대 총장의 경우 최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으로 갔다. 그런 식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은 좋은 자리에 가 있고 나머지 총장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다. 결국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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